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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우디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60세로 규정하는 것을 검토 중!

둘뱅 2013. 3. 6. 17:17



사우디아라비아는 왕국 내에서 근무 중인 외국인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60세로 규제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사우디 현지의 아랍어 신문인 "알 메디나"의 보도에 따르면 이 제안은 사우디 노동부에 의해 작성되어 제출된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 제안에서는 대다수의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정년을 적용하지만, 특정 분야에서 사우디 발전에 특별하게 기여했다고 정부가 인정할 수 있는 일부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 예외규정을 두었다고 합니다. 꼭 필요한 소수의 인력은 나이에 상관없이 붙잡겠다는 의도죠.


걸프지역에서 가장 많은 인구 (약 2,900만명/ 사우디인 약 1,800만명+외국인 약 1,100만명- 불법체류자 포함 추정치)가 살고 있고, 세계 최고의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외국인 국적자들에 대한 정년을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며, 현재 사우디인들의 정년은 만60세입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의료보험 의무화 도입 당시 만65세 이상에 한해서는 가입이 안되도록 시스템화되어 있던 점으로 볼 때, 명문화되지 않은 심리적 정년은 만65세 정도였던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시스템이 변경되기 전까지 몇 달 동안은 의료보험 가입이 안되어 이까마 연장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거든요.


알 메디나지의 보도에는 외국인 정년 규정에 대한 새로운 법안이 도입될 시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으며, 이 법안이 도입될 경우 민간분야에서 일하는 약 50만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법적용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사우디에서 오래 체류하고 있거나 나이들어 사우디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도 포함될 것으로 보이며, 사우디 정부로부터 예외대상의 혜택을 받으실 분이 얼마나 있을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 이까마 연장에 필수조건인 의료보험 가입 및 연장에 연령제한을 두고 막기만 해도 충분하기 때문에 사우디 정부 입장에선 적용하기가 수월합니다. 그런 방식을 도입될 경우 적용 대상자의  은퇴, 혹은 출국 시점은 현재 보유중인 이까마의 유효기간까지가 되겠죠. 예외 대상자들에 대해선 영주권을 발급하거나, 이까마 연장조건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체류를 유지시킬 것 같네요. 문제는 특히 사우디에 장기체류해서 모국보다 생활 근거지를 사우디에 두고 있는 일반적인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부터 장기 체류자들에 대한 메리트를 주어야 한다는 제안은 종종 있어왔지만, 사우디인들의 고용문제와 맞물려 힘을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이니까요.


이 기사에 따르면 젯다 상공회의소 인적 의원회 의장인 사마르 핫산 박사는 알 메디나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관련 법에는 또한 은퇴한 외국인 근로자들을 반드시 사우디인으로 대체하는 조항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노동부가 발표한 현재 사우디인들의 실업률은 약 12%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민간기업에서 고용하는 근로자 10명 중 9명은 외국인 근로자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는 1950년대 300만명에 불과했던 사우디 인구가 오일머니로 인한 베이비붐 세대의 등장과 사회기반시설 및 각종 메가 프로젝트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급격하게 유입된 외국인 근로자들로 인해 60여년만에 거의 10배인 3천만명에 가까운 폭발적인 인구증가를 보인데다 발전 과정에서 자국민보다 먼저 경제활동의 중심이 된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자국민으로의 노동인력 교체가 원할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연령대로 보면 청소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기형적인 구조속에 청소년층의 경제력이 제일 빈곤한 상황에서 노동인력의 질적 저하문제로 인해 민간기업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력이 제한되어 있는 악순환으로 인해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이 초고령화된 사우디 왕가와 함께 사우디 미래에 가장 잠재적인 불안요소이기도 합니다. 소수의 자국민과 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로 구성되어 있는 인근 걸프국가와 달리 사우디는 자국민의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고용시장의 대부분을 절반 밖에 안되는 외국인들에게 맡기고 있는 셈이니까요.


이 문제는 정부 재원에 의한 복지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아님을 절실히 깨닫고 있는 사우디 정부는 유명무실했던 자국민 고용 쿼터제인 사우디제이션을 니따까로 한층 강화시키고 자국민 쿼터 추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연2,400리얄씩을 추가로 부담시키는 법을 도입하는 등 민간기업에 자국민 고용을 압박하고 있는 한편으로 노동인력의 질적향상을 위해 자국민들에 대한 교육 및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 도입 및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노동에 대한 사우디인들의 전반적인 의식이 확 바뀌지 않는 이상 장기적으로 사우디 정부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