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사회] 인터뷰를 통해 본 사우디 망나니의 세계

둘뱅 2013. 3. 16. 12:58

(사우디의 최고 망나니 중 한 명인 무함마드 사아드 알 비쉬)



이번 주에는 두 가지 사건이 외신에 보도될 정도로 사우디의 사형제도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첫번째는 현행 참수형을 총살형으로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었고, 두번째는 사우디 남서부의 도시 아브하에서 가족들과 국제인권단체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결국 7명의 사우디 청년들에 대한 사형이 집행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전통적인 사형방식으로 유지되어 오던 참수형을 총살형으로 변경검토 중이라는 소식 탓인지 사우디 현지 신문인 오카즈 (아랍어판)와 자매지 사우디 가제트 (영어판)는 사우디 최고의 망나니로 유명한 무함마드 사아드 알 비쉬와의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저는 라니야주에서 제가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참수형을 집행하고 방금 막 돌아왔습니다." (역자주: 형을 집행할 수 있는 사우디 내 망나니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여 형집행을 위해 망나니가 없는 타지역으로 출장을 다녀오는 과정에서 지각을 하거나 보안유지가 안되는 문제점들이 발견되었다. 망나니가 희소해진 것이 총살형으로 바꾸려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이다.)


메카주에서 칼을 휘둘러 사형수들에게 내려진 형을 집행하는 사우디 최고의 망나니 무함마드 사아드 알 비쉬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도 총을 충분히 잘 다루기 때문에 총살형으로 사형방식을 바꾸어도 자신의 일을 그대로 해나갈 수 있는데다 여전히 참수형은 집행되고 있다며 사형집행 과정에서 칼대신 총을 사용하려는 새로운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무함마드 사아드 알 비쉬는 1998년부터 망나니로 종사해 왔으며 현재 그의 아들 중 한 명을 자신의 대를 잇는 망나니로 키우기 위해 훈련시키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아들이 아주 훌륭한 망나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는 공개 참수형이 집행될 때마다 칼라스 광장 (역자주: 공개 참수형이 처해지는 광장을 일컫는 속어)으로 데려가 어떻게 참수형이 집행되는지를 지켜보게 하면서 형집행에 필요한 기술과 상세한 내용을 익힐 수 있도록 꾸준하게 현장 학습을 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형집행에 사용할 칼날을 항상 날카롭게 세우는데, 아들에게 이를 돕도록 하는 등 칼과 친숙하게 만드는 것도 잊지않고 해오고 있습니다.


그는 알라의 의지를 대신 집행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에 몇 명의 형을 집행하는 것은 개의치 않는다며 하루에 열 명 이상이라도 자신에게 할당된 만큼의 형집행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참수형을 통한 사형을 집행하는 모습. 특정인과 관계 없음.)


무함마드 사아드 알 비쉬는 망나니가 되기 전 타이프에 있는 형무소에서 근무를 시작했으며, 그의 업무는 사형이 집행되기 전 사형수들의 손목을 결박하고 눈을 가리는 사형 집행 보조업무였습니다. 그는 형집행을 보조하면서 망나니가 되고 싶다는 바램을 갖게 되었다고 예전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망나니가 된 후 그는 1998년 젯다에서 처음으로 사형을 집행하였습니다. "사형수는 형이 집행되기 전 묶여 있었고 눈은 가려져 있었습니다. 한 번의 칼질로 그의 목을 베었는데, 잘려나간 목은 수미터를 굴러가더군요. 물론 형장에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형집행을 지켜보고 있었기에 처음 형을 집행했던 저로서는 당연히 긴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망나니 일을 시작했을 당시 공개 참수형이 있을 때마다 많은 시민들 앞에서 긴장하던 무대 공포증은 과거의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라며, 자신이 사형을 집행했던 순간을 회상했습니다.


무함마드 사아드 알 비쉬는 일할 때만큼은 알라의 일을 대행하고 있기 때문에 엄숙하게 일을 처리하지만 "사형장에는 형집행을 목격하면서 기절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제가 형을 집행할 때 목이 몸통에서 잘려나가는 속도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곤 합니다. 저는 참수형을 보고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조차 되어 있지 않는 사람들이 왜 와서 형집행을 지켜보는지 이해하기가 힘듭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형을 집행하기 전 자신이 형을 집행할 사형수를 용서해줄 것을 부탁하기 위해 피해자들의 가족을 방문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그 가족들이 자신의 형집행으로 사망할 사형수를 용서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으며, 죽을 사형수에게 새로운 삶을 줄 것을 알라께 기도드립니다.


무함마드 사아드 알 비쉬는 정부와의 비밀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집행 수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는 알라의 심판을 대행해주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긍심을 갖고 일을 한다며 금전적 보상만이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한편 젯다 보건부의 한 법의학 전문가는 총살형이 참수형보다 빠르게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알리 레다 박사는 충분한 경험을 갖지 못한 일반 망나니들은 성공적으로 참수하기 위해 칼로 3배 이상 오랫동안 사형수들을 목을 쳐야만 한다고 언급합니다. 하지만 레다 박사는 망나니의 나이와 경험이 총격 후 얼마나 사람이 빨리 죽는가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합니다. 다만, 언제 어떻게 총을 쏘느냐가 중요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