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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우디의 불편한 진실을 논하는 파워 트위터리안 "무즈타히드"

둘뱅 2013. 3. 20. 18:02

(무즈타히드의 트위터 계정 캡처 이미지)


아랍어로 "근면한"이란 뜻을 가진 무즈타히드 (مجتهد)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트위터리안 무즈타히드 (@mujtahidd)은 사우디 정권과 사회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확실하게 반대되는 목소리를 높이며 사우디 트위터리안들 사이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파워 트위터리안입니다. 중동지역 전문 사이트 유어미들이스트닷컴 (Your Middle East/이하 본문에선 YME) 윌리엄 바우어는 그와의 독점 인터뷰를 보도했기에 소개해 드립니다. (이하 인터뷰 내용에서 Y는 유어미들이스트닷컴, M은 무즈타히드)


Y: 사우디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M: 당연히 정치적인 것입니다. 문제는 개혁대상에서 빠져있는 사우디 왕실에 있습니다. 사우디 왕실을 폭력적으로 제거하면서 끝나는 극적인 결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 봅니다.


기탄없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극렬한... 이러한 단어들은 그의 트위터 계정을 묘사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단어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관점들은 익명으로 표현함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트위터리안 사이에서 명성을 얻어가고 있으며 그의 팔로워수는 3월 20일 12시 현재 972,024명으로 5대 사우디 파워 트위터리안 중 한 명입니다. 


그는 민감하고, 전통적으로 금기시되는 사우디의 공직자들 생활에 대한 트윗을 주로 날립니다. 그의 트윗에서는 오프라인 상에서는 거론하기 힘든 사우디 왕실의 비즈니스 뒷거래, 공무원들의 부정부패, 무따와라 불리는 종교경찰의 행태와 사우디의 외교정책 등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만약 실명으로 공개 석상에서 이러한 발언들을 했다면 이미 몇 년전에 감옥에 수감될 수 있을 정도로 수위가 높은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YME와의 인터뷰에서 "트위터는 통제할 수 없고, 통제될 수도 없습니다. 정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에는 매우 효율적인 수단입니다. 트위터의 장점은 아무래도 단순함과 융통성에 있습니다. 사람들 또한 페이스북보다는 트윗을 보다 진지하게 생각할 것입니다"라고 말한 무즈타히드는 트위터가 사우디의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한 그의 발언을 세상에 공유할 수 있는 최고의 포럼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소셜 네트워크분야에서 3,000% 이상의 급증세를 보여왔는데, 특히 트위터의 성장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상대적으로 인터넷 속도가 빠르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도 페이스북보다는 상대적으로 손쉽게 문자를 보내듯 자신의 생각을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에게 충분히 어필했기 때문입니다. 사우디에는 약 3백만명의 트위터 유저가 매달 5천만 이상의 트윗을 날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우디인들은 아랍어로 쓰여진, 공공분야에 대한 뉴스, 토론, 정보들에 대한 다양한 소식통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제한된 정보를 접해올 수 밖에 없었던 사우디인들에게 있어서 지금까지 경험해볼 수 없었던 일로 과거처럼 아랍어로 쓰여진 반정부적인 정보가 적다거나, 사우디 정부가 정보를 통제하는 일은 불가능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사우디 정부가 중국과 달리 의외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로의 접속을 공식적으로 차단하지는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몇 년전 블랙베리 제조업체인 림사에게 통신감찰의 어려움을 들어 국내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림사 서버에 직접 연결되는 메시징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블랙베리를 금수품목에 넣겠다고 압박하여 결국 림사로부터 항복을 받아낸 전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유무선, 인터넷 활동에 대해 비밀리에 감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즈타히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한 논쟁의 장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사우디 당국으로부터의 체포를 피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발언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정치적 구속에 대한 부담없이 그의 피드를 통해 많은 사우디 트위터리안들이 그의 주장을 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트위터는 변화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추진하는 데 있어 사람들을 더욱 가깝게 만들어줍니다. 사우디 정권은 민감한 비밀들의 노출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비밀주의에 의존하고 있으니까요."라고 말한 그는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트위터가 사우디의 변화를 이끄는 매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가 격렬하게 트윗을 날리게 만든 사우디 왕국의 "민감한 비밀들"을 공개하는 것이 그의 바램입니다. 최근에 날린 그의 트윗 중 하나는 많은 사우디인들 사이에서 중요한 주제로 회자되고 있는 사우디 왕실의 승계문제입니다. 이는 지난 2월 1일 연로한 압둘라 국왕이 전 사우디 정보국 무캇바라 국장 역임 후 국왕의 자문역을 맡았던 무끄린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왕자를 차기 왕세제 자리가 유력하지만 한동안 공석이었던 제2부총리에 임명하면서 그의 차기 왕세제 임명 가능성에 대해 많은 사우디 젊은이들이 두려워하고 있는데, 이는 무끄린 왕자가 점진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지금의 압둘라 국왕과 달리 권위주의적이고 보수적인 인물이라는 평판으로 유명하기 때문입니다. (제2부총리 자리는 왕위계승으로 이어지는 황금 요직으로 간주되고 있는데, 실례로 고 파하드 국왕과 지금의 압둘라 국왕, 그리고 왕세제에 지명되었으나 국왕의 자리에 오르기 전에 세상을 떠난 고 술탄, 나이프 왕세제 역시 제2부총리를 역임 후에 왕세제가 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서있는 제2부총리 무끄린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자)


무즈타히드는 차기 왕세제 자리에 무끄린 왕자로의 예정된 승계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에 대해 그가 실제로 왕세제에 임명되지 않을 것이라는 트윗을 날린 바 있습니다. 그의 트윗 발언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저는 무끄린 왕자에 대해 언급한 몇 개의 트윗을 날린바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압둘라 국왕은 승계 순위를 뛰어넘어 (사우디를 건국한 압둘아지즈 국왕의 아들 중) 가장 어리고 약한 무끄린 왕자를 차기 후보로 지명한 것입니다. (압둘라 국왕을 포함하여 사우디 왕실 승계권자들의 초고령화 및 종합병동화는 사우디 왕실 제1의 잠재적 불안요소이다. 압둘아지즈 국왕의 아들 세대 중 비교적 어린축에 속한다는 무끄린 왕자의 나이가 67세니...) 여기에는 압둘라 국왕의 다른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보는데, 우선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현재의 살만 왕세제를 물러나게 하고 무끄린 왕자를 왕세제로 지명하면서 그의 아들을 제2 부총리에 임명한 후, 궁극적으로는 무끄린 왕세제를 물러나게 한 후 그의 아들을 왕세제로 임명하려는 의도가 숨겨진 것으로 봅니다."


이러한 정치적 이슈 외에 일반적으로 그가 주로 다루는 트위들은 민간기업에서 뒷거래를 위해 "커미션" "언더테이블 머니" 등의 명목으로 연간 200억달러 이상을 지불하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심각한 사우디 왕실이나 공직자들의 부패행위입니다. (정상적으로는 회계 처리가 되지 않는 목돈이 집행되기에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재정상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이다.)  사우디에서 정부와의 공식 계약을 체결할 때는 종종 이러한 부패행위를 경험하게 되는데, 특히 무기 판매에 있어서는 더욱 악명이 높습니다. 많이 시스템화되면서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우디에서는 특히, 정부 계약과 관련해서는 인맥과 배경이 수주에 많은 도움이 되니까요.  (외국 투자자들이 사우디 정세를 잘 모른다는 약점을 악용하여 자신이 사우디 내에서 영향력 있는 왕자임을 사칭하면서 목돈을 요구하며 계약을 성사시켜 주겠노라고 다가오는 사람들을 종종 접하게 된다. 사우디의 왕자는 수천명으로 알려져 있어 일일이 확인하기도 여의치 않다는 함정을 노린 것.)


무즈타히드는 지난 10년간 공공분야에서는 정치적 각성, 책임감 및 금기 타파 등을 통해 엄청난 변화가 있었지만, 정부쪽에서는 부패와 오만함만이 늘어났다며 이러한 상황에 작은 변화가 있었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사우디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을 "소수 독재정치, 전제 정치, 비밀주의 및 왕권의 면책"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가 의심할 여지없이 기탄없이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자신의 발언에서 자가당착에 빠질 수 있는 호전적이고 독단적인 스타일이며, 그의 예상이 항상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기에 그의 발언들에 대해 어느 정도 감안하고 새겨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그의 단점은 압둘라 국왕의 사실상 사망설에 대한 루머가 돌던 지난 2012년 여름의 사건에서도 보여집니다. 무즈타히드는 이 사망설이 사실이라고 주장했고 사우디는 극도의 경계상태에 있었지만, 루머와 그의 주장은 압둘라 국왕이 건강을 회복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던 예가 있습니다. (압둘라 국왕은 그 후 가을에 리야드에서 수술을 받은 후 TV에 건재를 과시하기 전까지 11일 동안에도 각종 루머들이 돌았던 바 있다. 그럴 루머들이 돌 정도로 압둘라 국왕 역시 고령인데다 건강상태 역시 종합병동이기 때문...)


비밀주의라는 측면에서 놓고 본다면 그가 비판하고 있는 사우디 왕실만큼이나 자신의 정체 역시 비밀로 하고 있어서 그가 트윗을 통해 언급하는 어떠한 잠재적인 사안들을 입증하거나 평가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자신의 신분을 어느정도 공개하는 다른 사우디 트위터 유저들과 달리 무즈타히드는 철저하게 익명성 속에 자신을 숨기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부 사람들은 그가 사우디 왕실 내 고위 구성원들에게도 접근할 수 있지만, 실세에서 소외되어 불만많은 왕실 구성원 중 한 명, 또는 런던으로 망명한 유명 사우디인일 것이라는 주장까지 그의 정체 역시 오리무중입니다.


사우디가 반정부적인 비판에 대해 가혹한 형벌을 내리는 나라이며 그런 정부에 대한 발언수위를 감안하면 자신의 존재를 익명성에 기대려는 그의 자세는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심지어 그의 실제 신분에 대한 힌트라도 달라고 누군가가 요청할 경우 그는 퉁명스럽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내 트윗을 읽는 그 누구라도 정보에 대한 나의 접근성, 나의 재능, 교육 및 의제가 무엇인가에 대해 뚜렷한 인상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런 정보들을 접한 후 나에 대해 추측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트위터는 새롭고 다른 목소리를 한자리로 불러모을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이미 입증해 오고 있지만, "너무나도" 공개가 된, 여전히 위험한 포럼이기도 합니다. 최근 투르키 알 하마드의 체포 (사우디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로 반이슬람적인 주제를 다룬 작품활동으로 인해 종교당국이 그에 대한 4차례의 파트와를 내린 바 있으며, 종교와 일부 주제에 대한 그의 일부 트윗 내용을 문제삼아 사우디 내무장관 무함마드 빈 나이프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왕자의 명령으로  지난해 12월 24일 체포된 바 있다.)는 사우디 정권이 대중들을 공포와 함께 침묵시키기 위해 자신들에 대한 비판세력들을 체포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전례가 되었습니다. 만약 그에게 그의 트윗으로 인해 누군가로부터 보복이나 공격을 받지않을까 두렵지 않냐고 묻는다면,  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정부 공무원들로부터의 구두공격 세례를 받아본 적이 있지만, 그런 것들을 모두 무시합니다. 물론 제 트윗 계정을 해킹하려는 수백번의 시도를 접한 적도 있구요."


무즈타히드의 트윗은 종종 획기적인 뉴스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아랍어로 작성되어 있어 비사우디인들에게 쉽게 읽혀질만한 것도 아닙니다. 열거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그의 트윗은 때때로 통찰력 있으며, 종종 정확하게 분석하기도 하고, 매우 솔직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국가를 어떻게 통치하는가에 대한 매우 기본적인 정보를 취득하기 위한 접근을 거절당하는 나라에서 무즈타히드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공의 재산이 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정보를 유출시키고 있다는 점에 의의를 둬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누군가가 그의 임무에 대해 묻는다면 그는 "제 일은 사람들에게 무슨 행동을 하라고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제 일은 단지 불편한 진실을 공개하고 이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도와주는 일입니다"라고 간단히 대답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만 놓고 본다면 그는 성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