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젯다 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사람들....)
사우디 내 약 25만개의 중소 기업들이 이번 수요일에 발표할 노동부의 니따까 시스템 내에 사우디인 고용목표 달성에 실패한 부적격 등급인 레드 등급에 최종 분류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최소한 2백만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단기간에 실직하거나 출국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 2백만명은 사우디 내 전체 외국인 인구의 10~15%를 차지합니다.
현지 일간지 알-야움이 노동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어 사우디 내 약 25만개의 무역, 산업, 서비스 업체들이 최소 한 명의 사우디인도 고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업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워크퍼밋 (노동 허가)가 더 이상 갱신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중소기업들에게 자신들의 사우디인 고용상황을 정정할 수 있는 마감시간은 다가오는 수요일입니다. 노동부는 그들의 상황을 변경시키고 노동부의 각종 서비스 혜택을 받기 위해 최소한 한 명의 사우디인을 고용할 것을 요구한 상황입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노동부는 레드 등급으로 분류된 업체직원들의 워크퍼밋을 갱신해주지 않을 것이며, 노동부가 방침대로 워크퍼밋 연장을 해주지 않으면 이까마 (체류허가) 발급 및 연장에 필수서류인 워크퍼밋의 미비로 인해 해당 기업 직원들의 이까마는 만기되는 시점에서 더 이상의 연장이 불가능해집니다. 사우디 국무회의를 통과한 새로운 법에 따르면 기간 만기 등 이까마에 문제가 있는 외국인들은 체포되어 내무부에 의해 강제출국 당하게 됩니다. 사우디 여권과는 강제출국 등 블랙 리스트에 올라간 외국인들이 리스트 등재 후 5년 내 재입국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소식통에 따르면 노동부는 마감시간이 지난 후 사우디인 고용 할당에 실패한 중소 기업들에게 제재를 가하기 위해 지역 주 당국에 해당 중소 기업들의 명단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노동부는 약 한 달 전 단 한명의 사우디인도 고용하지 않은 34만개의 중소 기업들에게 현상황을 변경할 수 있는 마감시간을 3월 27일로 통보한 바 있고, 지난 3주간 이들 중 9만개의 업체가 사우디인을 고용하는데 성공하며 부적격 대상에서 벗어난 반면, 25만개 업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권과 담당자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 4개월간 20만명 이상의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강제출국시킨 바 있습니다. 대상자들은 사우디 내 밀입국자, 불법체류했거나 이까마 연장을 허락받지 못한 외국인 근로자들이었습니다. 사우디 민간항공당국은 강제출국 대상자들을 출국과정에서 일반인들로부터 철저히 격리시키기 위해 현재 확장 중인 젯다의 킹 압둘아지즈 국제공항 내에 강제출국자 전용 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는 중입니다.
레드 카테고리로 분류될 왕국 내 25만개 업체의 대부분은 불법적인 은닉 사업에 연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새로운 법은 그런 사업들과 그런 활동에 연루된 업체들에 대한 처벌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니따까 시스템의 등급별 분류)
젯다에서 근무하는 인도인 기자 우스만 이룸푸지는 현재 사우디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불법체류 외국인들과 사업체들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고, 사우디인 고용할당률을 충족시킨 우량 업체들은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여전히 허락받고 있는 일종의 정화활동이라 이야기합니다.
그는 새로운 법으로 인해 사우디 내 많은 인도인들이 재입국이 안되는 출국전용 비자를 사용해 출국했다고 합니다. 일부 소식통들에 의하면 출국전용 비자로 매일 최소 100명 이상의 인도인들이 사우디를 출국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의 여파로 노동자 부족현상이 일어날 것이며, 각종 재화와 서비스 비용의 상승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현행 니따까를 위시한 사우디제이션의 최대 단점은 업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사우디인 고용 할당률에 있습니다. 할당률의 충족여부에 따라 업체에 대한 보상과 처벌만 존재할 뿐, 사우디인을 어떻게 민간 기업에 취업이 가능한 상태로 준비시키느냐에 대한 가장 중요한 고민이 빠져있거든요.
상당수 업체가 폐업하는 것도 감수하겠노라며 사우디 노동부가 강경하게 시작한 니따까 시행 후 약 1년반이 지난 지금도 19개의 대기업을 포함한 사우디 내 절반에 가까운 48%의 민간 기업들이 레드 등급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합니다. 사우디 노동부는 해당 25만개 업체들이 은닉 사업에 상당수 연루되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이 폐업당할 상황이 와도 준비되지 않은 사우디인들은 고용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절박함이 보인다고나 할까요.
최근 몇년 내 최저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자랑하며 일자리 수에만 목매는 사우디 정부의 조치는 결국 또다른 악순환을 낳게 됩니다.
첫째, 오히려 실질적인 사우디인 고용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사우디 정부가 사우디인의 고용상황을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사회보장성 보험인 GOSI 가입여부입니다. GOSI 납부 대상자에 사우디인들의 이름이 늘어나는 것만으로 사우디 정부는 사우디인의 일자리가 늘어났다고 좋아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아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우디인들의 명의만 빌려 소정의 돈만 지불하고 GOSI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편법도 널리 쓰일 수 있거든요. 업체 규모상 많은 사우디인들을 고용해야만 하는 업체들이 쓸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한 명을 고용하는 것만으로 4명의 고용효과로 인정받는 장애인들의 명의를 빌리는 것으로 명의를 빌릴 사우디인들의 수와 지불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으니까요. 일자리수에만 집중하는 정부의 허점을 노리는 것이죠.
둘째, 결과적으로는 불법 체류 외국인들과의 싸움이 더욱 길어질 수도 있다.
현재 사우디 내 불법체류 외국인들은 2백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몸을 숨길 곳이 많은 사우디에서 사우디 공권력이 이들을 다 잡아들이기는 불가능합니다. 회사에서 도망간 외국인 근로자들을 도망자라고 신고해봐야 그것으로 끝일 뿐, 실제로 그들을 체포했다고 들어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우디 정부는 계속해서 불법 체류자들을 솎아내겠지만, 니따까 처벌 시행으로 늘어난 출국 대상자들의 상당수는 충분히 도망가 불법 체류자의 길을 택하게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정부가 몰아내고 싶은 주요 대상 외국인들의 상당수는 비싼 에이전트 비용을 물어가며 절박한 심정으로 사우디에 온 사람들이니까요.
언젠가 알왈리드 왕자는 사우디 여성들의 운전을 허용해주기만 해도 가정 운전사로 고용된 70만명의 외국인을 무리없이 보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자국민 청년실업문제 해결이 절실한 사우디로서는 몇명이 더 취업했느냐가 아닌, 민간기업들이 환영할 수 있도록 자국민 노동인력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만 합니다. 노동부의 강경한 방침에도 불구하고 과반수에 가까운 업체들이 사우디인 고용을 왜 기피하는지 절실하게 깨달아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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