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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최악의 동반자: 속고 속이는 중동과 미국의 관계사 ① 1783~1953

둘뱅 2013. 4. 10. 00:18

18세기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동의 관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역사 그래픽노블이 나와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최악의 동반자"는 프랑스의 이슬람 전문 역사가 장피레르 필리유와 프랑스 독립만화의 기틀을 잡아 온 만화가 다비드 베가 합작하여 만든 프랑스 그래픽 노블로 중동, 아랍 국가들의 역사와 종교, 정치적 갈등과  기존의 영국과 프랑스 외에 새롭게 등장하여 지역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미국과의 관계를 설명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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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판 표지는 영어판 표지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장 피에르 필리유, 다비드 베 지음 | 임순정 옮김 | 미메시스 | 2013년 03월 30일 출간

ISBN-10 : 8990641942

ISBN-13 : 9788990641946

130쪽 | A5 | 1판 (양장)

* 원제: LES MEILLEURS ENNIEMIS: une historie des realtions entre les etats unis et le moyen orient




* 책소개

총3부작으로 예정된 작품의 1부이며 서론에 해당하는 <오래된 이야기>인 길가메시 서사시로 시작하여 <해적>, <석유>, <쿠데타>의 4가지 키워드로 오스만 제국과 신생 독립국 미국과의 첫 수교과정에서부터 1953년 미국의 CIA가 주도했던 이란 쿠데타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다음 2~3부에서는 9.11과 이라크 전쟁, 이스라엘과 주변국의 분쟁에 이르기까지의 사건들을 통해 중동지역과 미국의 관계를 조명한다. 현재 집필 중으로 2부가 올해 상반기에 프랑스에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 저자소개

그림: 다비드 베 (David B.)

본명은 피에르 프랑수아 보샤르(Pierre-Francois Beauchard). 1959년 남프랑스 님므 출신의 프랑스 만화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프랑스의 〈새로운 만화nouvelle bande dessin?e〉 경향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 주자이다. 파리의 응용미술 고등학교를 졸업, 1985년부터 만화계에서 활동했다(『천둥 대장에게 삼바는 없다네』). 이후 수많은 만화 잡지에 시나리오와 만화를 기고했고 ― 「Okapi」. 「A suivre(다음 편)」, 「Tintin Reporter」, 「Chic」 ― 선배 만화가인 조르주 피샤르Georges Pichard(1920~2003)와 자크 타르디Jacques Tardi(1946~ )의 영향을 받아 독창적인 흑백 스타일의 화풍을 선보였다.


1990년에는 독립 만화 그룹인 라소시아시옹L’Association 창립에 적극 참여하였고, 이 그룹의 기관지인 「Lapin(토끼)」에 작품을 발표한다. 2000년에는, 1990년대에 발표한 대부분의 작품을 두 권으로 묶어 발표한다(『창백한 말le Cheval bl?me』, 『밤에 벌어진 일들les Incidents de la nuit』). 1992년에는 젊은 만화가들 ― Lewis Trondheim, Christophe Blain, Jean-Christophe Menu, Didier Tronchet, Joann Sfar, Fabrice Tarrin ― 이 모여 파리 3구의 캥캉푸아 가에 나와크 아틀리에Atelier Nawak를 개설한다. 1995년에는 여기에 새로운 만화가들이 합류하여 ― Fr?d?ric Boilet, Emmanuel Guibert, Marjane Satrapi, Marc Boutavant ― 나와크 아틀리에의 후신인 아틀리에 데 보쥬Atelier des Vosges를 개설한다.

1996년~2003년에는 간질을 앓고 있는 형의 이야기를 그린 6권의 자전적인 대작 『간질의 승천』을 발표한다. 이 작품은 현대 프랑스 만화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각 권 출간마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하였다. 마지막 권인 제6권은 2003년 유수의 제네바 만화 페스티벌에서 제네바 시(市)상을 수상했다. 1997년부터 라소시아시옹 외의 다른 출판사에서 작품을 출간했고, 조안 스파르, 크리스토프 블랭, 엠마뉘엘 기베르 등과 공동 작업을 선보였다. 2005년에는 그룹과 결별한다. 작가는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인 죽음은 형의 간질 발작이 매 순간 죽음의 순간으로 깊이 각인된 영향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글: 장피에르 필리유(Jean-Pierre Filiu)
이슬람 역사 전문가이다. 요르단, 시리아, 튀니지, 미국 등에 머물며 프랑스 외무부의 고문으로 활동했다. 레바논 내전 당시 민간인의 비극에 대한 보고서를 UN의 인권위원회에 제출하거나, 아프가니스탄의 지역에서 인도주의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등 전쟁 중 발생하는 인권 문제에 관해 연구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미테랑과 팔레스타인Mitterrand et la Palestine』(2005), 『지하드의 경계Les Frontieres du jihad』(2006)가 있고, 『이슬람의 종말L'Apocalypse dans I'Islam』(2008) 로 프랑스 역사 협의회의 최고 상인 오귀스탱티에리상을 수상하였다. 2009년에는 『9개의 목숨을 가진 알카에다Les Neuf Vies d'Al-Qaida』를, 2011년에는 『아랍 혁명La Revolution arabe』을 출간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대학교와 조지타운 대학교의 객원 교수였으며, 현재 파리 정치 대학교 파리 국제 관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끊임없이 현대의 이슬람 및 이슬람 세계 안팎의 충돌에 대해 다각적인 시각으로 연구하고 있다.

역자: 임순정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 대학원 한불과 졸업. 파리 고등 통번역 대학원(ESIT) 통역학 수학. 현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 대학원 한불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소녀들의 백과사전』, 『폴리나』가 있다.

 (불어판 표지. 국내판/영어판 표지와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 목차

1. 오래된 이야기

2. 해적

3. 석유

4. 쿠데타




* 리뷰

4천년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오래된 이야기>인 길가메시 이야기가 오늘날 국제정세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반영될 수 있는지 고찰해보며 시작하는 이 책은 북아프리카 지역들을 통해 미국과 오스만 제국이 어떻게 엮이게 되었는지를 설명해주는 <해적>, 제1사우디 왕국 (디리야 왕국)으로부터 오늘날의 사우디아라비아왕국이 건국되는 과정에서 미국과 사우디 정부가 끈끈한 관계를 맺게되는 과정을 설명해주는 <석유>, 1953년 미국의 CIA가 주도했던 이란의 쿠데타 과정을 이야기해주는 <쿠데타>를 다루고 있습니다.


오늘날 복잡다단한 중동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해 준 당사자인 영국과 프랑스 중심의 중동사는 쉽게 접해볼 수 있는 반면, 미국이 그들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중동사를 깊숙히 본 사람들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중동-북아프리카지역에 가장 큰 영향력을 남긴 영국과 프랑스, 특히 이 둘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중동 지역에 각종 불행의 씨앗을 던져놓고 떠난 사이에 유대인들과 함께 영향력을 키워나간 것으로 흔히들 알려진 미국이 사실은 그 이전부터 오늘날의 리비아, 알제리, 튀니지에 해당하는 북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오스만 제국과 수교를 맺는 과정에서 어떻게 중동지역과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이 책은 이해하기 쉽게 보여줍니다. 특히, 인디언들을 제외하고는 외부의 그 누구와도 전쟁을 벌이지 않았다는 미국이 건국 이후 처음 분쟁을 겪게 된 지역이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북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었다는 것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과 중동-북아프리카 지역간 오랜 악연의 시발점이 되었으니 말이죠. 


오스만 제국 당시부터 중동지역에 끼친 미국의 영향력 외에도 중동지역 국가들을 자기네들 입맛에 맞게 어떻게 포섭하느냐, 또는 이에 반대하는 정부를 어떻게 전복시킬 것인지 뒤에서 배후조종하는 등 중동지역 통치자들과 반대 세력들간의 균형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세계 역사의 흐름을 자신들의 앞으로 바꾸어 놓은 미국 대외정책의 역사적 배경과 윤곽을 간단하나마 엿볼 수 있는데 도움이 됩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상당히 넓고 복잡한 이야기를 만화로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졌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중동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이를 알아나가려는 초심자분들에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알고 오늘날의 정세를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건 정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정말 큰 차이가 있거든요.


양장 하드커버인데다 제본 상태를 보니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만 상대적으로 책값이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고, 이슬람-이슬람교, 이슬람교도-무슬림 같은 표현들을 같은 책 안에서도 뒤섞여 표기되어 있는 점이 아쉽습니다. (가능한 이슬람, 무슬림 으로 통일하시는 편이 나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앞으로 2~3권까지 계속 나와 완간된다면 뒤섞여 있는 고유명사 표기에 대해 어느 정도 통일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