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서는 지난주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가정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최초의 공익광고가 발표되었습니다. 킹 칼리드 자선재단 (King Khalid Charitable Foundation)이 후원한 이 공익광고의 이미지는 니깝을 쓰고 있지만 그 속으로 한쪽 눈에 멍든 모습이 보이는 여성의 모습을 확대해서 보여주고 있으며, 이미지 중심부에 "가려질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여성학대와 함께 싸워요."라는 두 줄의 광고문구가 들어가 있습니다.
사우디 언론에서 여성학대로 인한 사건소식이 종종 다뤄지고 있으며, 그 가해자들은 대부분 남편이나 다른 남자 구성원에 의한 것입니다.
걸프국가들 중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금욕적인 이슬람법 샤리아가 법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사우디에서 여성의 권리는 세계 미디어의 화젯거리로 빈번하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사우디 여성들은 남성 보호자의 허가없이 취직을 하거나 출국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며, 운전 역시 허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왔던 보수적인 국가 사우디에서 압둘라 국왕이 일련의 개혁 정책을 발표하면서 최근 몇 년간 여성의 권리는 급변하고 있는 중입니다.
2015년 지방선거부터 여성들의 출마와 투표를 허용하겠다는 공식 발표가 지난 2011년에 있었고, 2013년 1월에는 사우디 역사상 최초로 30명의 여성위원들이 슈라 위원회의 위원으로 임명된 바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말 여성들이 전문 변호사가 되는 길을 열어줘서 얼마 전 허가증을 받은 최초의 여성 수습변호사가 탄생하였습니다. ([사회] 사우디 법무부의 최초 여성 수습변호사 등록증 발급으로 본 사법체계와 그 의의 참조) 이 외에도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와 여성 전용 스포츠 클럽, 자전거 탑승 등 그동안 금기시되어왔던 각종 사회적 제약 등이 풀리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죠. 여기에 여성운전 금지만 해제되면 그야말로 결정타를 날리게 되는 셈일텐데요!
다른 사회에서 보면 사우디 여성들의 권리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랬던 사우디에서 이런 공익광고가 나오기 시작할 정도면 과감하지는 않더라도 시대에 맞게 변화해나가는 증거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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