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알 마디 SABIC CEO)
요르단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World Economic Forum)에서 패널로 나선 한 사우디 대기업의 사장이 아랍 젊은이들에게는 병역이 도움이 될 것이고 자신들이 희망하는 직종에 맞게 겸손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SABIC (SAudi Basic Industries Corporation)의 CEO이자 세계경제포럼 중동-북아프리카 분과 공동 의장인 무함마드 알 마디는 아랍 여러 국가에 수많은 일자리가 있지만 젊은이들은 이러한 일자리를 꺼리고 있으며, 반면에 정부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인건비 싸고 돈벌이 외엔 관심없는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오는 일자리를 채우고 있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포럼에서 나온 자료에 따르면 아랍지역의 젊은층들이 인구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한편, 젊은층들의 평균 실업률은 28%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실업률은 전세계 다른 지역들의 실업률보다 평균 두 배 이상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알 마디는 아랍 고용위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다룬 토론에서 이 문제의 실제적인 원인은 사람들이 일자리가 없다면서도 정작있는 일자리를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노동인구의 문화적 인식에 달려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의 주장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젋은이들은 높은 급여와 안전성을 제공할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모두에게 해당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상황에 맞는 특정 직종의 일자리를 받아들여야 할때도 있다."
"아랍 국가들은 젊은이들의 인식을 어떻게 바꾸어서 가능한 일자리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들을 바꿔야 할 것인가? 정부가 젊은이들이 노동시장에 뛰어들기 전에 기본소양을 쌓기 위해 6개월 정도 단기 군복부를 시키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군생활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고, 일 앞에서 어떻게 겸손해져야 하는지를 가르칠 것이며, 어떻게 일을 하고, 어떻게 자신들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의 과정들을 밟아나가는 과정을 가르쳐줄 테니까."
2020년까지 아랍 세계에 850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필요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사우디를 비롯한 수많은 나라들이 사우디제이션, 에미레이티제이션, 카타리제이션, 오마나이제이션 등의 이름으로 많은 외국인들을 고용하고 있는 민간기업들에게 자국민 고용을 의무화하는 자국민고용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국민 고용정책이 제대로 실효를 거두고 있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주기에는 자격이 안되고, 그렇다고 수준에 맞춘 일자리는 근무조건이 나쁘다며 거절하는 등 노동인력과 일자리 사이의 간극이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아랍 청년 실업자들은 대체적으로 근로의욕이 없기에 생산성도 나쁘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런데다 때로는 자신의 수준이 안되면서도 그 이상도 할 수 있는 척 자신감을 표현했다가 수습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죠. 오죽하면, 아랍사람이 아랍 사람에게 취업하기 전에 군대 맛좀 보고 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할까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맡기면 바로 해병대 얘기 나오겠죠...^^)
사우디에서 2만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는 대기업 SABIC의 대표인 그는 정말로 정부와 젊은 노동인구들이 함께 해나가는 것보다 나은 방법은 없다고 덧붙이면서 현재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니따까 시스템이 정치적으로는 "작은 성과 (quick win)"를 거둘 수는 있겠지만, 고용을 목표로 한 젊은 노동인구의 질적향상이라는 근본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한편, 토론 도중 여성의 고용시장 진출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 한 여성이 무함마드 알 마디 사장에게 SABIC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직원은 몇 명 정도 되느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답하더군요. 50명 정도... 2만명 중 50명이냐고 되묻자 그렇다면서 여성 고용을 늘릴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말로 넘어가더군요...)
니따까 시스템을 비롯한 사우디제이션이 제대로 진행되기 힘든 원인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없이 그저 사우디인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민간 기업들이 사우디인들의 고용을 기피한다면 그 원인에 대한 해결책을 같이 제시해줘야하는데 그런 조치가 없이 그저 사우디인 고용만을 강조하니까요.
무함마드 알 마디는 또한 아랍인들에게 다른 아랍 국가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마음의 부담감을 떨쳐내는 것이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면서 많은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지역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도움을 통해 실업자들과 가능한 일자리를 일치시켜 실업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특히 걸프지역 노동시장에서 최대 2/3에 이르는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포럼에서는 또한 시민들을 고용하기 위해 공공부문을 비대화시키고 예산수립에 부담을 주며, 받을 권리만 챙기는 문화를 만들어 내는 정부의 의존도가 높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기에서 오는 한계와 문제점들이 자국민 고용정책을 민간기업에 강요하고 있는 이유가 되고 있지만요.
참조: Arabian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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