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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우디, 9월 1일부터 3000명 이상 대기업부터 노동부에 급여지불 보고 프로그램 실시!

둘뱅 2013. 6. 4. 10:12

(500리얄 지폐뭉치를 세고 있는 환전소 직원. 500리얄은 사우디에서 가장 큰 화폐로 한화로 약 15만원)


사우디 노동부는 3000명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자들의 급여보호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아랍뉴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노동부 관계자가 지난 토요일부터 프로그램 실행을 위한 첫번째 단계를 시행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이 프로그램에 따르면 해당 업체들은 노동부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의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불했다는 사실을 보고해야만 합니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은 9월 1일부터 의무화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노동부는 민간기업의 사우디 및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급여지불 실태를 점검하게 됩니다. 9월 1일부터 시행하는 이유는 7월 9일, 혹은 10일부터 시작되는 라마단과 이드 알피뜨르 연휴를 마친 후 정상적인 생활에 복귀할 즈음이기 때문입니다.


이 보고 프로그램은 노동부가 현재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불투명한 노동시장을 투명하게 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나온 것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법적상태 일괄 정리, 노동법 및 여권법의 엄격적용에 따라 이를 위반한 근로자들에 대한 강제 출국 등이 바로 대표적인 노동시장 투명화 정책입니다. 


노동부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노동부는 회사들이 자신들이 거느리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노동계약에 따라 정해진 날짜에 맞춰 급여를 지급해주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노동부는 노동자들에 대한 급여 및 기타 수당 지불과 관련해서도 면밀하게 관찰할 것이라고 말한 그는 새로운 시스템이 노동시장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고 부정 행위를 포함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 업체의 임원인 아크바르 바챠씨는 노동부의 이러한 움직임을 환영하면서 노동부가 근로자들에게 급여를 지불하지 않는 업체, 특히 용약업체들에 대해 초점을 맞춰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근로자들과 제대로 된 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았거나, 급여지불을 위한 계좌 개설을 하지 않은 영세한 업체들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정부에게 유예기간 (7월 3일까지)를 연장해 줄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사실 3개월이란 시간이 긴것 같으면서도 짧거든요.


특히 하청을 끼고 운영되는 건설현장과 용역 업체 등에서에서는 그동안 종종 3개월 이상의 장기 급여체불로 인한 노동자들의 시위가 종종 발생해왔었습니다. 사우디 노동법상 노동자들의 집회나 시위, 파업은 엄연히 불법사항이긴 하지만, 돈벌자고 사우디까지 왔는데 급여를 받지 못하니 행동에 옮길 수 밖에요. 하지만, 장기 급여체불로 문제가 되는 건설, 용역업체들에게도 사정은 있습니다. 바로 자신들의 자금상황을 풀어줄 원청이나 발주처, 거래처 등으로부터 기성이나 대금을 제때 지불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온갖 핑계와 이유로 계약서에 명기된 자금집행 시간을 지연시키기 때문에 업체도 돈을 받지 못하고,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 업체들은 근로자들에 대한 급여를 체불하다가 수금이 되면 한꺼번에 몰아주는 등의 악순환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기왕에 이 악순환을 끊어버리려면 아예 빼도박도 못하게 대금지불을 지연하는 원청, 발주처, 거래처 등에 대한 대책이 있으면 좀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은데....그런 얘기는 없네요.


또한 새로운 급여지불 보고 프로그램, 예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급여 자동이체제 등이 정착되어 관련 데이터를 주관 부처들과 공유시키기만 해도 민간업체들의 급여지불 및 급여수준에 대한 완벽한 실태조사가 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급여지불을 위해 은행에 등록된 회사의 계좌정보 및 급여지불 시스템 사용현황만 확인해도 기본적으로 내외국인, 특히 사우디인들의 고용현황 및 이를 통한 니따까 등급 분류, 정확한 급여수준, 급여가 제대로 지불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실태조사가 가능해지고, 무엇보다 업체가 신고한 급여를 기준으로 납부비용을 청구했던 GOSI (사회보험청)로서는 신고 급여가 아닌 실제 급여에 맞춰 청구할 수도 있게 될테니까요...   


제가 첫 사우디 생활을 시작했던 2000년 가을만 해도 스폰서의 여행허가서 없이는 다른 주로 여행을 하지 못했고, 노동부가 사업주의 편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사우디도 많이 바뀌어가고 있네요.



참조: Arab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