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카타르

[정치] 타밈 새 국왕의 취임 담화문과 개각, 새 내각의 관전 포인트와 중요 인물들

둘뱅 2013. 6. 28. 17:21

(이미지로 보는 타밈 새 정권의 첫 실세들)


아버지 하마드 전 국왕으로부터 전격적으로 왕위 (에미르)직을 인계받으며 평화적인 정권교체와 함께 최연소 GCC 통치권자가 된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국왕이 무바야아 (충성맹세)를 마친 그 다음날 저녁 6시 (현지시간) 취임 담화문 발표를 통해 국정운영의 기조 등을 밝혔습니다. 


(타밈 카타르 새 국왕의 TV담화문 발표. 담화문 영문 번역본은 링크)


타밈 새 국왕은 취임 후 가진 TV연설을 통해 부친인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싸니(61) 전 국왕을 '카타르의 진정한 설립자이자 카타르 르네상스의 창시자'로 지칭하며 아버지가 열어 둔 길을 걷겠다고 밝히면서 외교정책에도 "지침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그는 "종파에 따라 아랍 사회가 분열되는 것을 거부한다"며 종파주의에 대한 경계를 표하고, 아울러 정치적 화합을 강조하며 "우리는 모든 정치적 방향을 존중하지만 어느 진영을 다른 진영보다 더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몇시간 뒤 타밈 국왕은 자신의 첫 내각을 발표했습니다. 카타르 정권의 실세를 퇴임시키고 그 외 요직에 있던 일부 각료들을 바꾸었기에 대규모의 개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새로 입각한 요직인사들의 대부분은 내부 승진이고, 하마드 국왕 시절 장관들의 대부분이 유임되었다는 점에서 부분 개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명단은 아래와 같습니다. 


  1. 1. 총리 겸 내무부 장관: 셰이크 압둘라 빈 나세르 빈 칼리파 알 싸니 / 2005년부터 내무담당 국무장관을 역임하다 이번 개각과 함께 총리 겸 내무장관으로 승진

  2. 2. 부총리 겸 내각담당 국무부 장관: 아흐메드 빈 압둘라 빈 자이드 알마흐무드 / 유임. 2011년 9월부터 재직 중

  3. 3. 외무부 장관: 칼리드 빈 무함마드 알아띠야 / 2011년 9월부터 재직 중이던 외교담당 국무장관에서 승진

  4. 4. 국방부 장관 겸 총사령관: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국왕이 겸임

  5. 5. 국방담당 국무부 장관: HE 육군 소장 하마드 빈 알리 알아띠야 / 카타르군 참모총장 겸 알제이쉬 구단주. 참모총장에서 승진

  6. 6. 자치당국 및 도시계획부 장관: 셰이크 압둘라흐만 빈 칼리파 빈 압둘아지즈 알 싸니 / 유임. 2008년 7월부터 재직 중

  7. 7. 산업자원부 장관: Dr. 무함마드 빈 살레흐 알사다 / 유임. 2011년 1월부터 재직 중

  8. 8. 재무부 장관: 알리 셰리프 알 에마디 /QNB Group CEO에서 입각

  9. 9. 문화예술및문화유산부 장관: 하마드 빈 압둘아지즈 알 쿠와리 / 유임. 2008년 7월부터 재직 중

  10. 10. 보건부 장관: 압둘라 빈 칼리드 알 까흐따니 / 유임. 2009년부터 재직 중

  11. 11. 이슬람기금및종교부 장관: 가이쓰 빈 무바라크 알 쿠와리. / 유임. 2010년 1월부터 재직 중

  12. 12. 청소년및체육부 장관: 살라흐 빈 가님 빈 나세르 알 알리 / 유임

  13. 13. 경제무역부 장관: 셰이크 아흐메드 빈 자심 빈 무함마드 알 싸니 / 알자지라TV 회장에서 입각

  14. 14. 법무부 장관: Dr. 핫산 라흐단 사끄르 알 무한나디 / 유임.

  15. 15. 행정개발부 장관: Dr. 잇사 사아드 알자팔리 알 누아이미 / 유임.

  16. 16. 정보통신부 장관: Dr. 헷사 술탄 알자베르 / ictQatar 사무총장에서 입각

  17. 17. 개발계획및통계부 장관: Dr. 살레흐 무함마드 살림 알나비트 / 개발계획 사무국 사무국장에서 입각

  18. 18. 교육및고등교육부 장관: 무함마드 압둘와히드 알리 알 함마디

  19. 19. 노동및사회문제부 장관: 압둘라 살레 무바라크 알 쿨라이피 

  20. 20. 환경부 장관: 아흐메드 아미르 무함마드 알 후마이디
  21.  
  22. 21. 교통부 장관: 자심 사이프 아흐메드 알 술라이티 


개각과 더불어 하마드 전 국왕은 국왕 자문역으로 그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개각의 중요한 사항 및 새로 영입된 인사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하마드 국왕 재임시절 카타르 정권의 실세, 작은 하마드 퇴임

(카타르를 움직이던 또다른 하마드, 하마드 빈 자심 알 싸니 전 총리 겸 외무장관)


하마드 국왕 통치기에는 두 명의 하마드가 정권의 실세였습니다. 하마드 빈 칼리파 알 싸니 국왕 (1952년생)과 하마드 빈 자심 알 싸니 총리 겸 외무장관 (1959년생)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여기서는 하마드 국왕을 큰 하마드, 하마드 총리 겸  외무장관을 작은 하마드라 칭하겠습니다.


큰 하마드의 퇴임이 가시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바로 작은 하마드의 퇴진 여부였습니다. 작은 하마드가 그대로 내각에 남아 있으면, 아무래도 타밈 국왕이 정치를 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으니까요. 그는 타밈 국왕의 사촌이자 하마드 전 국왕의 첫째 조카로 지난 1992년 외무장관에 임명된 이래 20여년간 국제 외교무대에서 카타르의 존재감을 드높이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07년 큰 하마드의 이복동생 압둘라 빈 칼리파 알 싸니의 뒤를 이은 총리에 임명되면서 명실상부한 카타르 정권의 실세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니셜을 따 HBJ로도 널리 알려진 그는 외교통으로서의 탁월한 실력과 강인한 업무추진으로 우방국 미국부터 대부분 국가들에게 적대적 세력인 탈레반, 하마스, 이슬람 형제단, 시리아 반군에 이르기까지 피아를 가리지 않고 친밀한 관계를 맺는 카타르만의 독자적인 외교정책을 통해 외교무대에서 작지만 강한 나라로서의 입지를 성공적으로 구축시킨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는 하마드 국왕 시절의 외무부 장관으로 카타르는 중동지역 미공군기지를 유치하기 시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의 적들인 이란, 시리아, 하마스와도 우호적인 관계와 지원 속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지난 주 도하에 사무실을 개설한 바 있으며, 총리로서는 레바논부터 예멘까지, 다르푸르부터 팔레스타인 까지 다양한 국제적 갈등 속에서 대화를 주선하며 긴장완화를 추구하는 브로커로서의 카타르가 가진 장점을 살리는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 속에 카타르는 아랍의 봄에서부터 지금의 시리아 반군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이웃 국가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이란 외무장관은 타밈 국왕에게 시리아 반군에 대한 지원을 줄이는 등 외교정책의 변화를 요구했을 정도니까요.


그가 세웠던 외교적 입지 때문에 많은 이들은 그의 퇴진이 불가피하다고 예측하면서도, 워낙에 공백이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타밈 국왕이 직면하게 될 첫 도전이 외교문제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만큼 외교무대에서 그가 구축해 온 아우라는 그 누구라도 당장 범접할 수 없을테니 말이죠. 하지만 타밈 국왕은 그를 퇴진시키는 개각을 단행했습니다.


그의 총리직은 내무부 장관이자 타밈 국왕의 오랜 우호세력으로 간주되고 있는 압둘라 빈 나세르 빈 칼리파 알 싸니가, 외무부 장관직은 작은 하마드와 가까운 관계로 알려진 공군 파일럿 출신의 사업가이자 정치인인 칼리드 빈 무함마드 알 아띠야 (1967년생) 외교담당 국무장관 (Minister of State for Foreign Affairs)이 물려받게 되었습니다. 작은 하마드가 겸직했던 요직을 자신의 우호적인 인사와 그에게 우호적인 인사로 양분하여 균형을 꾀하는 한편, 외교정책에 있어서 당장의 큰 변화를 두지 않는 조치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새 외무부 장관은 작은 하마드를 지지하는 인사인만큼 그의 노선을 따를 것으로 보이는데다, 타밈 국왕도 외교 정책에 직접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으니까요. 하지만, 그가 국제외교 무대에서 해왔던 것처럼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정계에서 은퇴한 작은 하마드가 축구팬들에게는 파리생제르망의 소유주로도 잘 알려진 카타르 투자청 (QIA) 회장직 등 재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입지를 유지시킬지 여부가 남은 관건.


카타르 역사상 세번째 여성장관 취임

(햇사 술탄 알자베르 신임 정보통신부 장관)

2004년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싸니 전 국왕이 설립한 ictQATAR는 카타르의 통신규제기관이자 정보통신기술 최고위원회로 카타르 정부의 기술발전과 기획을 지원하고 있으며, 설립과 동시에 사무총장에 지명된 그녀는 ictQATAR를 이끌면서 카타르를 정보화 사회로의 변환을 촉진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그녀는 아라비안 비즈니스가 선정한 2013년 영향력있는 아랍여성 100명 중 20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녀는 카타르 역사상 3번째 여성 장관입니다. 카타르 역사상 첫 여성장관은 2003년 교육부 장관에 지명된 셰이카 아흐메드 알 마흐무드와 보건부 장관으로 재직했던 갈리아 빈트 무함마드 알 싸니 전 장관이 있습니다.



걸프지역 최대 금융그룹 회장과 최고 뉴스 네트워크를 키운 언론인 영입

카타르 새 내각이 배출한 또다른 화제의 인물은 알리 셰리프 알 에마디 재무부 장관과 셰이크 아흐메드 빈 자심 빈 무함마드 알 싸니 경제무역부 장관입니다.


알리 셰리프 알 에마디 재무부 장관은 걸프지역 최대 은행인 QNB 금융그룹의 회장이었습니다. ([경제] 2012년 자산 규모로 본 카타르 7대 은행 참조). 그는 QNB가 걸프지역 최대은행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몸집을 키우는데 선봉에 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걸프 비즈니스가 선정한 2013년 영향력있는 아랍인 100명 중 3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겠다며 사직서를 제출하고 알자지라TV를 홀연히 떠난 셰이크 아흐메드 빈 자심 빈 무함마드 알 싸니 알자지라TV 회장은 경제무역부 장관에 지명되었습니다. 그는 지난 2011년 알자지라TV 회장에 취임하여 회장으로는 2년밖에 근무하지 않았지만 방대해져가는 알자지라TV의 조직을 개혁하고, 한편으로는 미국의 케이블 방송 CurrentTV를 인수하는 등 미 본토로의 영향력 확대 등 괄목할만한 확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확장 속에 정작 독립적이고 터부에도 도전했던 알자지라TV 개국 당시의 취지와 정신을 잃어버리고 카타르 정부를 대변하는 홍보기관으로 전락했다며 알자지라에서 근무하던 언론인들이 회사를 떠나는 등 부정적인 평가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여하튼 그는  걸프 비즈니스가 선정한 2013년 영향력있는 아랍인 100명 중 38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참조: "New Emir appoints female Cabinet member in Qatar government shake-up" (Doha News) / General Secretariat of the Council of Minis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