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인터넷] 한국블로그에서 소개해서 당황하셨어요? 사우디 트위터리안의 위력, 알힐랄팬들의 진격의 리트윗질!

둘뱅 2013. 7. 8. 09:45

(트위터에서 문제의 제 포스팅 주소를 입력하면 검색되는 사우디인들의 트윗들....! 심지어 이영표 (@fromtheline)에게 리트윗한 유저도 보인다.)


전세계에서 가장 트위터가 활성화된 나라, 그야말로 핫티스트 (Hottest)한 나라는 어딜까요? 의외일지도 모르겠지만, 정답은 바로 사우디입니다. 글로벌웹인덱스 등 트위터와 관련된 다양한 레포트들에 따르면 지난해 사우디 트위터 유저들은 전년대비 3000%가 증가했고, 사우디 전체 인구의 12%를 차지하는 약 300만명 이상의 유저가 매일 150만개 이상의 트윗과 리트윗을 날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트위터에서 사용되는 언어에서 아랍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한 예로 2013년 3월 분석결과에 따르면 아랍지역에서 나온 전체 트윗의 47%가 사우디에서 나왔을 정도라네요. 참고로 UAE에서 나온 트윗은 11%, 카타르는 3%.


사우디가 걸프지역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나라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UAE 정도를 제외하면 다른 나라들은 사우디 트위터 계정보다 전체 인구수가 적다는 점....) 페이스북이 더 활성화된 UAE나 카타르에 비해 사우디 내에서의 트위터 영향력 확장은 살만 왕세제까지 공식 계정을 만들 정도로 그야말로 경이적입니다. ([인터넷] 살만 왕세제 공식 트위터 계정 개설로 본 사우디의 SNS 이용현황 참조) 누구나가 쉽게 만들어 의견 및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데다 공식적으로 정치에 대한 비판적인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없는 나라에서 익명성에 기대어 다양한 토론이 이어지는 광장이기도 하니까요. ([사회] 사우디의 불편한 진실을 논하는 파워 트위터리안 "무즈타히드" 참조) 그런데다 정부에서 이통사를 통한 메시지 사찰이 안된다며 바이버 접속을 차단시키고 왓츠앱이나 스카이프로 차단 대상에 올리고 있는 것과 달리 의외로 트위터에 대한 차단계획이 없다는 것도 사우디 내 트위터 확장에 불을 붙이는 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모바일 메신저보다는 훨씬 감시하기 쉬워서가 아닐까 막연하게 추측해봅니다만....


뉴스로만 통해 접하던 사우디 트위터리안들의 위력을 어제부터 새삼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어떻게요? 제 블로그의 조회수를 통해서 말이죠.


일요일 아침 일어나서 모바일을 통해 블로그 방문자수를 보던 전 제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침 7시에 집계된 방문자수가 1200명을 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심야시간대다 보니 보통 그 시간대 집계되는 방문자수가 100명을 넘는 일이 없는 제 블로그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셈이었습니다.. (월요일 자정부터 아침 8시까지 방문자수는 무려 1699명이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파워 블로그 중 하나지만 제 블로그가 다루고 있는 "아랍"이란 주제의 특성상 작년까지는 일일 평균 방문자수가 200명 남짓, 최근 들어서는 각종 매체에 소개되거나 두바이의 럭셔리 순찰차 컬렉션 포스팅 때문에 일일 평균 방문자수가 4~500명으로 늘어난 정도란 점을 감안하면, 아침 시간대에 1000명을 넘는 방문자수는 그야말로 이례적인 일입니다. 딱히 블로그 메인에 걸리거나 화제가 될 포스팅이 없는 상황이라면 더더욱요. 설령 블로그 메인에 걸려도 이런 조회수는 나오지 않습니다만;;; 심지어 어떤 시간대는 한 시간만에 하루 평균 방문자수를 찍었을 정도로 엄청난 방문자수가 늘어나더니 결국 7월 7일일일 방문자수는 무려 5,308명을 기록하고 마감하더군요.


도저히 화제거리가 없는 상황에서의 기록적인 방문자수 폭증. 아무리 뒤져봐도 이유를 알 수 없는 가운데 다음view에서 My view를 보니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특정 포스팅에 대한 리트윗과 추천이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최근 글도 아닌 1년 2개월반 전인 2012년 4월말에 올린 글 때문에요.


제 블로그를 후끈하게 만들어 준 글은 바로.....

[리야드] 알 힐랄 메가 스토어 리야드 본점 방문기

였습니다.


두 차례에 걸친 6년에 가까운 사우디 생활을 하면서도 제대로 가보지 못했던 리야드를 귀국하기 전에 다녀오면서 들렀던 곳이었습니다. 매장 직원들에게 허락을 구하고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심지어는 직원 한 명이 가이드로 붙어서 깨알같은 자랑을 섞어가며 절 안내까지 해줬었거든요. 그런데 그 글이 뜬금없게 한참 지난 2013년 7월에 사우디 트위터리안들에게 주목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블로그 주소를 통해 추적해보니 지난 7월 2일 한 알힐랄팬 트위터리안이 "사진으로 알힐랄 스토어에 대해 이야기하는 한국인"이라며 제 글의 주소와 함께 트윗을 날렸고,



리고 며칠 뒤에 알힐랄 팬포럼과 몇몇 사이트에 제 블로그가 소개되면서 알힐랄 팬들이자 사우디 트위터라안들이 주도하는 진격의 리트윗질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는 중입니다. 처음에는 제 포스팅에 대한 소개와 주소만 트윗하다가 부분캡처한 이미지와 함께 소개하기 시작하더니 심지어는 알힐랄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이영표 선수에게도 리트윗하는 팬까지!!!



(제 포스팅 소개글에 함께 첨부하기 시작된 캡처 이미지. 굴림체가 지원되지 않을 그네들의 PC에서 캡처하다 보니 우리말 폰트가 당연 어색하다.)

 

세계에서 가장 핫한 트위터 공간을 즐기고 있는 사우디 트위터리안과 사우디 최고의 인기팀 알힐랄팬들이 만나 이 말도 안되는 방문자수 폭증사태를 맞이하게 된 셈이었습니다. 포스팅을 보고는 뭔지도 모를 다음view 추천을 눌러주고, 트위터나 페북으로 리트윗해주면서요... 아이러니한건 바로 그 이전 글이 알나스르 메가 스토어 방문기([리야드] 알 나스르 메가 스토어 방문기 참조)인데, 정작 알나스르 팬들이 북적이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말이죠. 


전 어쩌다보니 작년 울산과의 아챔 4강전 전후로 사우디 알힐랄 팬포럼에 세차례나 오른 바 있었지만, 이번처럼 블로그를 뜨겁게 달궈주는 건 처음입니다. 울산과의 4강전이 펼쳐지기 전에는 알힐랄 소식을 한국어로 전해주고 있는 스파이라며 등장한 바 있고 (하지만, 실제로는 FC서울 팬이라는게 함정), 울산원정 뒤에는 한국인 알힐할팬이라며 팬포럼 뿐 아니라 사우디 현지 언론에 알힐랄 저지를 입은 모습이 소개된 바 있습니다. 한국인이 알힐랄 저지를 입고 경기를 응원하는 것 자체가 사우디애들 눈에 확 튀었을텐데, 그 저지가 나름 한정판매한 리미티드 에디션 ([ZSPL] 이영표 트윗으로 더 유명해진 알 힐랄 10/11 챔피언스 저지 참조)이었으니 더 눈에 띌 수 밖에 없었을테니까요...    


SNS와 유튜브를 활용한 알힐랄 구단과 팬들의 극성스런 정보공유는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그만큼 팬질하기엔 좋습니다.) 경기 도중 골터지자마자 5~10분 내에 HD화질의 골동영상이 실시간으로 유튜브에 올라오고 구단 역시 이를 적극 활용해서 선수들의 소식을 깨알같이 전해줄 정도니까요. 계약서에 최종 서명할 시간을 1시간 남겨두고 에이전트를 통해 양해를 구하면서 최종 무산되었다고 알려진 알힐랄의 김기희 영입과정에서도 이들의 열혈팬질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알힐랄이 김기희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불과 몇시간 만에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통해서 말이죠.


  

동영상 제목부터 "김기희"인 이 10분 49초짜리 영상은 국대와 대구에서 활약하는 그의 활약상을 모은 스페셜 영상입니다. 이 영상이 더욱 대단한 건 유튜브에서 "김기희"를  검색해봐도 나오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도 올라오지 않은 영상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걸 불과 몇시간만에 올라올 정도니까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방문자수는 계속 늘어 오전 11시까지 제 블로그의 방문자수는 2000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론 새벽 5시인데 말이죠... 구글 번역기님을 돌려도 보기 쉽지 않을 한국어 블로그에 찾아오는 방문자의 90% 이상이 사우디인이라는 사실이 그야말로 ㅎㄷㄷ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