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이야기/아랍의 이모저모

[라마단] 1년 중 라마단 기간에만 발사하는 라마단 대포의 전통과 그 유래

둘뱅 2014. 6. 30. 22:18



라마단 기간 중 우레와 같은 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무슬림들에게 그날의 단식이 끝나는 시간이 되었음을 알려주는 라마단 대포는 라마단 기간에만 항상 볼 수 있는 친숙한 풍경입니다. 메카의 라마단 대포는 알마다피산에 설치되어 있고 많은 무슬림들은 그 대포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먹지 않습니다.


라마단 대포는 그날의 단식이 끝나고 첫 식사를 하는 이프타르 시간을 알려주는 것 외에도 라마단과 관련된 주요 일정을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1) 라마단의 시작을 알릴 때: 라마단달 1일 일곱발

2) 이프타르 시간 (그 날의 단식이 끝나고 첫 식사 시간)을 알릴 때: 매일 저녁 한 발

3) 수후르 시간 (그 날의 단식이 시작되는 파즈르 예배 전 마지막 식사 시간)을 알릴 때: 매일 새벽 한 발

4) 라마단의 종료를 의미하는 이드 알피뜨르의 시작을 알릴 때: 라마단달 말일


최근에는 대포를 쏘는 사람이 대포알을 안에 넣고 버튼만 누르면 발사가 되는 최신식 반자동 대포가 사용되고 있으며, 살상용이 아니기에 해롭지 않고 단순히 큰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된 대포알의 무게는 각각 1.5kg으로 대포를 쏠 때 나오는 연기는 멀리서도 볼 수 있습니다.


보안군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라마단 대포는 라마단 기간 중 총 150발의 대포를 발사하며, 이드 알피뜨르가 끝나면 보관장소에 갖다 놓아 다음 해 라마단 시작 며칠 전에 설치하기 위해 꺼내놓을 때까지 11개월간 사용하지 않고 보관됩니다. 



라마단 대포의 유래

이러한 라마단 대포의 유래에 대해서는 크게 세 가지의 설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세 가지의 설 모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쏘았는데, "아주 우연히..." 대포를 쏜 시간이 그 날의 단식이 끝나는 마그립 예배 시간이었고, 사람들이 그 대포소리를 듣고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단식이 끝났음을 알려주는 소리로 "오해"했던 우연이 맞물려서 하나의 전통으로 굳어졌다는 것입니다.


1) 1455년경 이집트의 한 맘룩 술탄이 새로 인도받은 대포의 성능 테스트를 하기 위해 대포를 쏘았는데 공교롭게도 대포를 쏜 시간이 라마단 기간 중의 마그립 예배 (이프타르를 먹기 전 하는 일몰 예배) 시간이었고, 사람들이 이 대포소리를 술탄이 그 날의 단식시간이 끝났음을 알려주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오해하고 기뻐하자 이를 본 술탄이 만족하여 매일 쏘기 시작했고, 사람들에게 단식이 시작되기에 앞서 음식 섭취를 멈출 것을 알려주기 위해 새벽에도 쏘는 것을 추가하면서 전통으로 굳어졌다는 설.


2) 19세기 초반 이집트의 통치자였던 무함마드 알리가 마그립 예배 시간에 독일제 대포를 쏜 것이 사람들에게 단식을 끝낼 것을 알려주는 신호라고 이해하면서 전통으로 굳어졌다는 설.


3) 19세기 후반 이집트 총독 케디브 이스마일 시기에 병사들이 정확히 마그립 예배 시간에 시험사격한 대포소리를 들은 케디브의 딸 파티마가 이 대포는 마그립 예배시간과 이드 연휴 중 공식 이벤트 시간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법령을 발표했다는데서 유래한 설로 라마단 대포가 때때로 "파티마 대포"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참조: "Ramadan cannon, a 50-year tradition" (Saudi Gazette)

        "Ramadan cannon was ‘born by chance’" (Arab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