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이야기/아랍의 이모저모

[방송] 알자지라 스포츠, EPL 중동-북아프리카지역 독점 중계권 구입!

둘뱅 2013. 7. 16. 20:31


지난 시즌을 끝으로 아부다비 미디어의 중계권 계약이 만료된 가운데 오랜 기간 실질적인 방송사업자가 결정되지 않아 동-북아프리카 지역 축구팬들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던 EPL 중계권은 역내 최대 스포츠 방송사업자 알자지라 스포츠가 가져가게 되었습니다.


알자지라 스포츠 (Al-Jazeera Sports)는 월요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영국프리미어리그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독점중계권을 구입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계약기간은 13/14시즌부터 3시즌입니다. 알자지라 스포츠가 영국 FA컵이나 칼링컵 중계권을 확보한 적은 있었지만, 직접 EPL 중계권을 확보한 것은 처음입니다.


카타르의 스포츠 방송국 알자지라 스포츠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갖고 있는 MP&Silva과 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하여 이란부터 UAE, 이집트를 거쳐 모로코까지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 (위성방송, IP방송 등)을 활용하여 EPL 시즌전체 380경기를 독점중계하게 됩니다. 알자지라 스포츠는 전 스카이 스포츠 (Sky Sports)의 진행자 리차드 키스와 앤디 그레이를 영어 채널 진행자로, 아이만 자다와 무함마드 사아둔 알 쿠와리를 아랍어 채널 진행자로 앞세워 8월 17일부터 시작되는 13/14시즌부터 중계하게 됩니다.


지난 1월 MP&Silva는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내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경쟁에서 훨씬 영향력 있는 아부다비 미디어와 알자지라 스포츠를 제치고 3시즌의 중계권을 획득한 바 있습니다. 아부다비 미디어가 지불했던 중계권료의 수십배는 되었을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MP&Silva는 아부다비 미디어가 지난 3시즌 중계권료로 지불한 3억달러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중계권을 취득했지만, 방송이 불가능한 MP&Silva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들이 갖고 있는 중계권을 팔 방송사업자를 찾았으며, 협상이 생각처럼 쉽지않자 중동-북아 독점 중계 관례를 깨고 국가별로 나눌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등 방송사업자를 찾는데 반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 끝에 알자지라 스포츠가 최종 방송 사업자로 계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최종 협상대상자로 아부다비 미디어와 알자지라 스포츠를 놓고 저울질했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으며,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봤을 때 아부다비 미디어에 비해 알자지라 스포츠가 유리한 상황이었습니다. 의욕적으로 지난 3시즌 중계권을 확보했던 아부다비 미디어는 투자한 만큼의 수익을 올리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쉽지 않았을테니까요. 알자지라 스포츠는 MP&Silva와의 계약액을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방송] 다음 시즌 아랍지역 EPL 중계 방송사는 어디로??? 널뛰는 아랍지역의 축구 중계권료 참조)


프리미어리그는 TV중계권 해외판매 수익면에서는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와 독일의 분데스리가를 뛰어넘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리그로 지속적인 중계권료 상승에 따라 13/14시즌부터 앞으로 3시즌 간 프리미어리그 20개팀이 벌어들일 방송 중계권 수익은 8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19개 생방송 및 뉴스 채널을 가지고 있는 알자지라 스포츠는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위해 3개의 HD채널을 추가로 개국할 예정입니다. 알자지라 스포츠는 자신들의 사업을 중동-북아프리카에 한정하지 않고 세계로 확장하기 위해 프랑스와 미국에 베인 스포츠 (beIN Sports)를 2012년에 개국하였으며, 자신들의 야망을 과시하기 위해 그간 중계권을 보유하지 못했던 프리미어리그 중계권까지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알자지라 스포츠는 MP&Silva와의 계약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외에도 세리에 아, MLS 등 해외 리그와 영국 FA컵을 포함한 주요 컵대회, 그리고 브라질과 영국 국대 A매치에 대한 지역 독점 중계권을 인수했다고 발표했으며, 아스날, 리버풀, 토트넘 핫퍼스, AC밀란, 인터밀란, 유벤투스 등의 클럽 컨텐츠도 확보하면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 한해서는 진정한 스포츠 방송 끝판왕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여러 스포츠방송 카드를 살 필요없이 알자지라 스포츠 하나면 유럽과 중동 심지어는 CL, ACL 등 J리그까지 시청가능하게 되었지만, 과연 연간 시청료를 얼마나 올릴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지금까지는 중동-북아프리카 방송시장에서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이 방송 사업자간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왔었지만, 알자지라 스포츠의 중계권 확보고 그 균형추가 완전히 없어져 버렸으니까요.



참조: "Al Jazeera Buys Premier League TV Rights In ME" (Gulf Bus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