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이야기/아랍의 이모저모

[라마단] 종교적 의무인 라마단 기간 중 중동지역에서 SNS 접속 및 이용이 급증하는 이유

둘뱅 2013. 7. 17. 11:53


중동지역의 선도적 소셜 미디어 에이전시인 더 온라인 프로젝트 (The online Project/ TOP)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지역에서 라마단 기간 중 높은 수준의 인터넷 활동이 목격되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 결과로 엄청난 양의 종교적인 컨텐츠 포스팅과 함께 라마단 기간 중 소셜 미디어는 30% 이상의 접속율을 보여주고 있다고 아랍뉴스가 보도했습니다.


TOP는 중동지역 내 소셜 미디어 트렌드의 광범위한 개요를 잡기 위해 사우디, 카타르, 오만, 바레인, 쿠웨이트, UAE를 포함한 중동지역 내 서로 다른 9개국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이용현황을 분석했습니다. 현황은 계정의 참여 수준, 반응, 사안에 대한 통찰력과 상호 커뮤니케이션하는 타이밍 등을 고려했습니다.



첫째, 라마단의 의미에 충실하여 주위 사람들과의 네트워크 유지 및  강화에 유용하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 전략가이자 마케팅 컨설턴트인 마날 앗사드 씨는 인터뷰에서 라마단은 가족, 친구, 동료 무슬림들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것을 칭송받는 신성한 달이며, 온라인은 이러한 활동을 강화시킬 수 있는 최신의 트렌드라고 이야기 합니다. 과거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무시하고 교류해나갈 수 있으니까요.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좋은 분위기를 공유하고 이를 확장시키기 위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생겨납니다. 또한 많은 이들에겐 소셜 네트워크를 자선 활동을 시작하거나 다른 이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초대할 수 있는 또하나의 기회로 보기도 합니다. 예를들어 과거에는 일일이 사람들을 쫓아다니고 독려해야 했던 것과 달리 "이프타르 사임 (افطار صائم/라마단 금식이 끝난 후 굶주린 속을 달래기 위해 처음 먹게되는 이프타르를 주위의 가난한 사람들과 여행자 등에게 나눠주는 자선활동. 보통 몇천명 분의 식사를 준비한다.) "과 키워드를 페이스북 내 그룹, 또는 트위터의 해시태그로 사용하여 이를 보다 쉽게 계획하고 조직할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둘째, 깨어있는 시간 동안 금식으로 인한 체력저하에 상관없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앗사드씨는 금식이 외출 등 해가 떠있는 시간 동안의 활동을 제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체력부담이 적은 소셜 네트워킹에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요근래처럼 금식시간이 긴데다, (중동지역의 경우 매일 약 15시간 정도) 체감온도 50도를 넘나드는 한여름의 라마단 기간 중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파즈르 예배가 시작되기 전 새벽에 식사를 하고 마그립 예배 때까지 금식을 하기 때문에 (금식시간의 실제 예는 [라마단] 한여름의 라마단, 금식시간이 가장 긴 지역은 어디일까? 참조) 평소라면 아침, 점심, 또는 간식을 보내면서 보내던 시간을 라마단 기간 중엔 소셜 네트워크 활동으로 대체하면서 보내는 것입니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이동성을 살려 금식시간이 끝날 때까지 온라인 활동을 하는 것이죠.


하지만, 금식시간에만 온라인 활동에 집중하는 것도 아닙니다. 야간에도 역시 많은 사람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시간을 보낸다고 앗사드씨는 이야기합니다. 특히, 라마단 기간 중에는 금식시간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어 밤늦게까지 깨어 있거나 새벽의 사후르 (금식 시작 전 마지막 식사)를 위해 깨어나기 때문에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피드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추가시간이 주어지는 셈이니까요. 



셋째, 단순히 TV프로그램 시청으로 끝나는 것 뿐만 아니라 시청 후 SNS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정보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앗사드씨는 소셜 네트워크 이용량 폭증에 있어 잊지말아야 할 또다른 요인은 라마단 기간 중 방송되는 TV프로그램의 증가와 시청률 상승으로, 이들 역시 소셜 네트워크 이용량 증가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덧붙입니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 시청 후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카와티르 (라마단 기간 중에 방영되는 MBC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사우디의 젊은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며 라마다 기간 중 나쁜 습관, 라마단 다이어트, 청결, 행복의 의미, 노동자를 대하는 법 등 매회 다른 사회적, 관습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교육적인 프로그램이다. 아흐마드 알 슈가이리가 진행하며 현재 카와티르 9이라는 제목으로 시즌 9이 방영중이다. 홈페이지 (아랍어)는 클릭!!!)와 같은 쇼프로그램에 대해 토의하고, 시청 후 의견, 방송캡처화면, 동영상 클립 등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중동지역 일부 국가에서 온라인 접속이 높은 시간대는 밤 시간대나 이른 아침 시간대입니다. 가령 사우디의 경우 페이스북에 가장 많이 접속하는 시간대는 밤 10시 전후 (한국시간 새벽 4시 전후)이고, 트위터에 올라오는 트윗은 주로 새벽 4시에서 6시 사이 (한국 시간 오전 10시에서 12시 사이)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넷째, 라마단의 의미를 살려 종교적인 사상을 공유하고, 힘든 생활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 전문가인 아흐메드 샤밈씨는 라마단 기간 동안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라마단 기간을 잘 보내기 위해 도움이 되는 팁을 공유하고, 종교적인 인용구를 리트윗하며, 하디쓰를 공유한다고 이야기하며, 다수의 무프티들과 이슬람 학자들르 팔로우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사람들이 라마단 기간 중 TV나  유튜브 동영상 시청 대신 트윗을 더 많이 날리기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라마단 기간의 단축 근무 (라마단 기간 중 무슬림들의 1일 근무시간은 8시간에서 6시간으로 단축된다. 이는 금식으로 인한 체력저하 요인을 감안한 것임.)가 사람들에게 기존의 음악과 영화대신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접속에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고 덧붙입니다.


TOP의 보고서에 따르면 SNS유저들은 라마단 기간에는 평소보다 긍정적인 내용의 컨텐츠를 보다 많이 포스팅하며, 부정적인 내용의 컨텐츠는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만큼 아랍의 SNS유저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보다 종교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SNS 이용 확대가 업체들의 마케팅에 끼치는 영향

업체들도 이러한 유저들의 경향을 감안한 마케팅을 위해 라마단 기간 중 사우디 내 브랜드에 대한 참여 수준과 소비자를 타켓으로 하는 홍보용 포스팅의 경우 페이스북를 통해 33%, 트위터를 통해 11%가 증가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는 사우디의 경우 페이스북보다 트위터가 대세이지만, 장문의 홍보문구와 사진, 동영상을 별도의 페이지로 갈 필요없이 한 눈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에는 트위터보다 페이스북이 간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신문과 TV를 통한 전통적인 방식으로 광고하는 업체들 역시 라마단 기간 중 평균 20% 이상의 광고비를 지출했으며, 중동지역 거주자들의 소비지출 역시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4대 이동통신 업체들은 라마단 기간 한 달동안에만 2억달러의 마케팅 비용을 쓴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SNS를 통한 마케팅은 전통적인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투자하고도 큰 결실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일단 SNS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유저들은 어느정도 구매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고, 큰 부담없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으니까요.



참고: "Online activity sees 30 percent increase during Ramadan" (Arab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