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UAE

[사건] 경미한 사고로 인도인 운전자를 폭행한 UAE 고위 공무원이 유튜브 때문에 체포돼!

둘뱅 2013. 7. 17. 13:40

(동영상 캡처 이미지)


두바이에서 일어난 경미한 교통사고를 빌미로 상대 차량을 운전한 인도인 운전자를 다른 운전자가 말릴 때까지 무차별 가격하는 한 UAE인 중년 남성의 폭행 동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되어 큰 반향을 일으키며 화제를 모은 끝에 UAE 교통경찰은 동영상 속의 주인공을 체포하였으며, 그 주인공은 UAE의 고위 공무원으로 밝혀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이 동영상은 지난 7월 15일 폭행사건이 벌어진 옆차선에 있던 차량 탑승자가 핸드폰으로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으며 라마단달에 벌어진 사건에 대해 충격을 받은 많은 이들의 분노를 자극했으며, 게시한지 이틀도 채 되지 않은 현재 55,000뷰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폭행 동영상)


두바이 경찰청의 청장 대행인 부청장 카미스 맛타르 알 마지나 치안감 (소장)은 걸프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의 교통사고가 토요일에 발생했으며, 폭행행위로 체포된 사람은 UAE의 고위 공무원으로 UAE 검찰에 회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상대방이 경상을 입은 폭행사건의 경우 가해자는 최대 징역 1년형, 또는 10,000디르함 (약 300만원)의 벌금형을 받게 됩니다. 아울러 그는 동영상을 올린 이처럼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몰래 동영상을 찍는 행위 역시 UAE에서는 범죄라는 점을 경고했습니다. 


이 뉴스가 개인적인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SNS와 몰래 촬영한 동영상으로 폭행범을 잡았다는 사실보다 사우디 근무시절 비슷한 일을 경험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지잔에 있는 비쉬라는 작은 마을의 길거리에서 말이죠. 폭행한 사람은 사우디 군인, 그리고 맞은 사람은 저희가 탄 차량을 운전하던 인도인 운전사.


당시 예멘 무장세력이 사우디 국경을 넘어와 공격을 감행하면서 이들을 토벌하기 위해 사우디군이 지잔 곳곳에 주둔하고 있었을 때 일입니다. 인도인 운전사가 조금 무리하여 군트럭을 추월해서 바로 코 앞에 끼어드는 것 까지는 좋았지만, 하필이면 신호대기에 걸리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가뜩이나 비상사태로 예민해져 있는 군트럭 운전사 입장에선 끼어들어 급정거해버린 차가 얄미워보일 수 밖에요. 그 트럭 운전병은 차문을 열고 우리한테 다가오더니 인도인 운전사에게 나오라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여기서 나가면 맞아죽겠다고 생각한 인도인 운전사가 차 밖으로 나갈 생각을 않하자 창문을 내리라고 독촉하더군요. 마저못해 창문을 열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 군인은 인도인 운전사를 향해 차창 안으로 주먹질하며 동료 군인들이 와서 뜯어말릴 때까지 가격을 계속했습니다. 차안에 같이 타고 있던 우리가 말리러 나가려고 하자 오히려 운전사는 우리를 말렸습니다. 일이 더 커지는 것보다 자신이 혼자 맞는 걸로 끝나는게 더 낫다면서 말이죠. 동영상으로 찍어볼 생각을 않한것도 아니었지만, 이 역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 시간이 기다리기를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위 동영상에서도 볼 수 있듯, 자국민과 외국인, 특히 인도 등 서남아시아인 노동자들 간의 서열은 분명하게 존재합니다. 진상질하는 사우디인이나 UAE인들은 인도인들을 업신여기고, 인도인들은 감히 덤빌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여차 일이 잘못 꼬이면 사고 수습은 커녕 자신이 되려 추방당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러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동영상을 통해서도 볼 수 있듯이, 인디언 운전사는 힘으로라면야 맞짱도 뜰 수 있었겠지만, 인도인 운전자는 일방적인 UAE인의 가격에 속수무책으로 맞고만 있는 것입니다. 평소 같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은듯 조용히 지나갈 일이었지만, 폭행 장면이 유튜브 동영상으로 공개되어 파장이 커지게 되면서 결국 폭행범이 체포까지 되었습니다만...



참조: "Shock video appears to show Emirati attacking Indian" (Arabian Business) / "Senior UAE official arrested over driver attack" (Arabian Bus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