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문화] 서구화되어가는 시대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사우디 전통 샌들 마다스

둘뱅 2013. 7. 30. 14:06

(가게에 진열되어 있는 마다스 샤르끼)


마다스 샤르끼 (مداس شرقي)는 아랍어로 동쪽에서 온 샌들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사우디 전지역에서 사우디 남성들이 신고 다니는 전통적인 샌들입니다. 일본의 게다처럼 엄지 발가락과 검지 발가락 사이를 걸고 신어야 하는 이 샌들은 사우디 남성들이라면 나이와 직업에 상관없이 1년 내내 언제 어디서든지 착용하고 다니곤 합니다.


마다스 샤르끼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이 샌들이 처음 만들어져서 사용된 지역이 사우디 중부와 동부지역이라는 사실에 기인합니다. 이 샌들은 낙타나 소가죽으로 만들고 발판 위에 엄지 발가락을 감싸는 큰 사이즈의 링과 다른 네 발가락을 감싸는 다른 가죽, 그리고 위에서 발등 전체를 감싸는 또다른 가죽을 연결하여 만드는 것으로 그 디자인은 일반 고무샌들과 유사하지만 사용재료나 디자인 면에 있어서는 분명 다릅니다.


(마다스 실제 착용시)


마다스는 일반적으로 발가락과 발등을 감싸는 가죽에 형형색색의 실을 사용하여 손으로 직접 수를 떠 각 지역별 특성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리야드의 알 자이 구시장에 있는 마다스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아부 나이프씨는 12세때부터 아버지가 영업했던 그 자리에서 지금까지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아버지 친구분들이 생계를 위해 마다스를 만드시곤 했습니다. 당신은 바닥에 움크리고 앉아 곧 판매할 새로운 샌달을 만들고 있는 그들을 항상 보게 될 것입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마다스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바느질하고 꿰메는지를 배웠습니다. 지금은 그 일을 대신할 종업원을 두고 있지만, 마다스 판매로 충분한 수입을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전통이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라고 덧붙입니다.


(형형색색의...)


아부 나이프씨는 또한 젊은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 유명 패션 브랜드제 가죽들을 사용한 마다스들을 만들어 진열합니다.


"구찌, LV, 버버리 같은 유명 브랜드들은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유명 브랜드에 사용되는 가죽과 때로는 캔버스 원단을 구매하기 위해 중국에 있는 사람들과 계약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모양은 같지만 전통적인 가죽원단이 아닌 캔버스 원단으로 만든 마다스 샌들은 그들의 관심을 끌어보기 위해서 말이죠."라고 그는 말합니다. "요즘의 젊은 세대들은 서서히 이러한 전통의상을 착용하는 것에서 벗어나 서양식으로 바뀌어나가고 있고, 굳이 입어야할 필요가 없다면 입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젊은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저희는 끊임없이 다른 스타일과 소재들로 제품을 개발합니다.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하고 있지만 저희는 소비자들이 유명 브랜드로 치장하지 않고도 마다스 장인의 손길이 살아숨쉬는 전통적인 마다스를 구매해주셨으면 하는 생각에서 브랜드로 치장한 이런 판매방식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진 않습니다."


현재 전통 샌달 마다스 샤르끼는 단가를 낮추기 위해 저가로 아시아에서 수입된 가죽으로 만들어지고, 장인이 직접 만드는 대신 각 지역의 현지 공장에서 외국인 직원들에 의해 대량생산체제로 바뀌었습니다.


아부 나이프씨는 "오직 값비싼 고급 마다스 샤르끼에 한해서만 장인들에 의해 한땀한땀 직접 손으로 만들어지고, 이러한 고급 수제품들은 일반적으로 왕실이나 갑부들이 주문합니다. 이 외의 것들은 일반인들에게 판매하는데, 그 가격은 소재로 사용되는 가죽이나 자수의 질에 따라 50리얄 (약 15,000원)에서 약 500리얄 (약 150,000원)까지 다양합니다." 라고 말합니다. "또다른 스타일의 마다스인 안테나 샌달이 있습니다. 안테나는 일반적인 마다스 샌달에서 발가락을 감싸는 링 대신 엄지 발가락과 검지 발가락 사이에 끼우는 작은 가죽 부착물로 낙타가죽으로 만든 안테나를 부드러운 가죽으로 만든 발판에 부착하여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합니다."라고 덧붙입니다.


이러한 마다스를 안탈 마다스라고 부르며 전통적인 마다스보다 단순하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편한 착용감으로 인해 요즘들어 널리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그는 "마다스 샤르끼의 다른 이름인 주바이리가 있는데, GCC 지역 내에서는 이 이름이 유명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바이리는 이라크에서 시작되었으며, 오래전에 오늘날의 이라크 지역으로 이주하여 이것을 만든 주바라 씨족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이름입니다."라고 설명합니다. "특히 주바이리는 고가의 제품인데, 이는 최고의 낙타가죽을 사용하여 반드시 수제로 작업하고, 일반적인 마다스와는 약간 다르고 독특한 자수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라고 덧붙입니다.


(한 마다스 상점의 풍경)


사우디의 장인인자 샌달 제작업자로써, 아부 나이프씨는 자신의 일을 매일 해나가는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일들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리야드 북부에 위치한 사우디에서 가장 거칠고 전통적인 지역 중 하나인 까심 지역에서 만든 샌달은 최고로 간주되며, 그들의 명성은 그대로 가격으로 반영됩니다."


그는 "아이들용 마다스는 성인용 마다스를 만드는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비교적 사이즈와 형태가 단순하게 정형화된 어른들과 달리 성장기의 어린이들은 발모양이나 크기가 제각각이기 때문이죠. 많은 사우디 할아버지들과 외국인들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선물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이들용 마다스 구입을 좋아하지만, 저는 제작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작 과정에서 다양한 색깔과 직물을 활용하고 작은 장식물을 부착하는 등 창의적인 시도를 해볼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아이들용 마다스 제작을 좋아합니다."라고 말하며 아이들용 마다스는 만드는데 보다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이게 된다고 그는 덧붙입니다.


아부 나이프씨와 다른 마다스 제작자들은 자신의 작업들이 사무직 근무만 희망하고 기본적인 전통공예제품 제작엔 관심이 없는 대부분의 사우디 청소년들에게 잊혀지면서 대가 끊길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전통 공예품 제작자들의 대가 끊기는 우려는 비단 사우디 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디에서라도 발견되는 공통적인 문제겠지만요.


"이 업계를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우디인 대신 마다스를 제작하는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현재 마다스 양산품을 생산하는 공장들은 사우디가 아닌 파키스탄과 인도에서 만들어 수입해 옵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저는 (장인정신이 깃들여져 있는) 진짜 마다스 샤르끼가 시장에서 사라지고 해외공장에서 대량생산되어 수입되는 것만이 유통되어 그 가치를 모르는 사우디 젊은이들이 더 이상 이것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 날이 언젠가 오게 될 것 겉 같아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10년전까지 마다스 샤르끼는 남성들만이 착용하는 것이었지만, 나왈 마이마니와 같은 현지 패션디자이너들의 참여로 현재는 여성들을 위한 마다스 샤르끼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화려한 색깔과 약간의 뒷꿈치가 있는 마다스 샤르끼를 착용합니다. 또한 편안함과 전통을 반영하여 캐주얼한 복장에 마다스 샤르끼를 신고 다니는 스타일리쉬한 많은 사우디인들과 외국인들을 마주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국제적인 디자이너들도 한때 옛 아라비아의 골목가게에서 소규모의 마다스 장인들이 독점해왔던 마다스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고급가죽을 이용하여 이태리에서 제작한 사우디 마다스의 가격은 3,000리얄 (약 90만원)까지 올라가는 고가에 판매되곤 합니다.



참조: "Traditional Saudi Madas" (Arab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