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사회] 자신의 딸을 살해한 자칭 설교자 아버지에게 징역 8년형 및 태형 800대형 선고!

둘뱅 2013. 10. 8. 17:51

(사우디 리야드주에 위치한 작은 마을 하우타트 바니 타밈. 출처: 0000a.com)



사우디 수도 리야드 남쪽 160km 떨어진 하우타트 바니 타밈 지방법원은 다섯 살 소녀 루마를 잔인하게 학대한 후 살인한 혐의로 자칭 전도자이자 피고인 그녀의 아버지 파이한 알 감디에게 징역 8년형 및 태형 800대형을 선고하고, 아울러 그녀의 전처에게 1백만 리얄 (약 3억원)을 위자료 (Blood Money)로 지불할 것을 명령했으며, 그의 살해행위를 신고하지 않은 죄목으로 그의 두번째 부인에게는 징역 10개월형과 태형 150대형을 선고했다고 사우디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중형에 처해진 파이한 알 감디와 그의 부인은 변호사를 통해 이미 항소한 상황.


이 사건을 소개하는 이유는 사우디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엽기적인 사건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이 사건의 전후 진행상황을 통해 사우디 사회의 이혼 및 형량 등에 대한 사법제도와 이슬람 설교자의 지위 등에 대해 단편적으로나마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건 개요

1. 죽은 루마양의 아버지 파이한 알 감디는 마약 중독자로 몇년간 지내다 개과천선했다며 결혼을 하고 딸인 루마양을 갖게 되었으나, 결혼생활을 통해 다시금 본성을 드러내어 이혼을 강요하면서 아내인 그녀의 어머니를 구타.


2. 담맘 동부지방 법원에서 진행된 이혼소송에서 이러한 전후상황을 감안하여 그녀가 7살이 될 때까지 어머니가 양육권을 갖기로 하고 상호 합의에 따라 그녀가 아버지를 방문할 수 있는 조건으로 서로 이혼에 합의.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전처 사이에서 나은 딸의 양육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네 번 정도만 만났다고 함.


3. 마지막 네번째 방문은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를 데려다주러 리야드에 간 것으로, 이 방문은 그녀가 아버지를 보고 싶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긴 침묵을 지키다 리야드로 이사한 후에서야 이뤄졌으며, 당초 2주만 같이 지내다 돌려보내기로 합의했었으나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를 돌려보내는 것을 거부. 그녀의 어머니에 따르면 죽은 딸에게 들은 마지막 말은 "엄마 사랑해. 엄마를 위해 기도할게"였고,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엄마를 잊게 만들어주겠다는 말을 종종 했다고 함.


4. 2011년 12월 25일 그녀의 어머니는 자신의 딸이 심한 화상과 타박상 치료를 받고 병원에 있다며 리야드 경찰에 신고했고 결국 그녀는 코마상태로 넉달간 있다가 2012년 3월 결국 사망.


5. 조사 결과 그녀의 아버지는 다섯살 난 그녀의 처녀성이 의심스럽다며 전선과 쇠막대기 등으로 지지는 등 그녀를 고문하며 학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사와 부검이 지연되면서 죽은 그녀가 묻히기까지 넉 달이 더 소요됨. (이슬람 장례의식에 따르면 사후 24시간 이내에 묻어야 함. [문화] 무슬림의 죽음, 새롭고 영원한 삶에 이르는 교량 참조)


(자신의 딸 루마를 살해한 아버지 파이한 알 감디)


당초 그녀의 어머니는 자신의 딸을 학대해서 사망케한 자신의 전남편과 이를 방관한 그의 두번째 부인에 대해 사형에 처할 것을 주장했지만, 결국 마음을 바꾸어 사형 대신 위자료를 요구했습니다. 이전 결혼에서 얻은 다른 세 자녀와 함께 계속 살아나가야 할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살인범인 전남편을 사형시키는 것보다 현실적으로 재정적인 도움이 더욱 절실했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어머니의 바램과 달리 법원에서 파이한 알 감디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우디 법에 따르면 살인범과 강간범은 죄질에 따라 사형에 처할 수 있지만, 자식을 살해한 아버지와 아내를 살해한 남편은 사형에 처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이런 경우에는 5~12년형을 선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아버지에게 학대당한 끝에 결국 사망한 루마)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충격에 빠진 사우디 대중들은 딸의 살인범인 파이한 알 감디가 이슬람 설교자로 근무하고 있는 종교인이기 때문에 처벌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더욱 공분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자 이슬람부는 지난해 11월 그가 공식 설교자 명단에 들어있지 않는 설교자가 아니라고 밝히기에 이르렀습니다. 셰이크 살레흐 빈 압둘아지즈 알 셰이크 이슬람부 장관은 그가 이슬람부에 등록된 공식 설교자도 아니고 이슬람부는 그와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있지 않다고 말하면서 가증스러운 범죄를 저지르는 그는 설교자가 될수 없으며, 누구도 그의 범죄를 정당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말이죠...


이러한 논란 속에 지난 1월 법원이 그에게 단기 징역형과 위자료 지급 명령을 선고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우디 내 인권 운동가들은 그에게 중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벌여왔고 그 결과가 통상적으로 내려지는 형량인 징역 및 위자료에 태형 800대가 추가된 것입니다.



출처: "Saudi Arabia preacher Fayhan Al Ghamdi gets 8 years, 800 lashes for torturing daughter to death" (Gulf News)

        "Saudi preacher jailed 8 years for raping, killing daughter" (Al Arabi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