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카타르

[사회] 카타르 주민들은 "지단 박치기 동상" 설치에 복잡미묘한 반응을 보여!

둘뱅 2013. 10. 9. 00:24



카타르 주민들이 코르니치에 최근 설치된 두 축구선수가 다투고 있는 장면을 묘사한 5m 높이의 동상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도하 뉴스에 따르면 카타르 주민들의 반응은 감탄과 존경에서 부터 즐거움, 당황, 분노와 실망 등 개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동상은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결승전에서 발생했던 마르코 마테라찌에 대한 지네딘 지단의 박치기 사건 장면을 묘사한 것입니다. 하지만, 동상 설치계획이 발표된 이후 보수적인 카타르 주민들은 종교적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이러한 반응은 이슬람에서 인간과 동물 등 살아있는 생물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와 우상화는 알라만을 숭배하는 이슬람의 유일신 신앙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여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이슬람을 창시한 무함마드의 얼굴조차 구체적으로 묘사한 그림이 없는 것입니다. 이슬람의 본산지이자 양대 성지의 수호자임을 자처하는 사우디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으로 많은 성지 메카의 역사적 건물들 중 95% 이상이 파괴되었을 정도로 역사적 유물과 무덤, 사원들을 파괴했거나 방치한바 있죠. ([종교] 지금까지 남아있는 메카의 역사적인 사원들[역사] 제1사우디 국가 (1744~1818) (2) 건국과 세력확장, 성지파괴, 그리고 멸망 참조)


이런 정서가 깔려있는데도 불구하고 지단을 기념하는 동상을 카타르에 세울만큼의 가치가 있느냐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네딘 지단은 지난 2010년 월드컵 유치과정에서 카타르의 명예대사를 맡아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유치 성공에 기여한 공로로 카타르 정부로부터 1500만 달러를 받았습니다.


그는 카타르의 월드컵 유치 성공은 비단 카타르의 승리 뿐 아니라 특히 아랍 세계와 중동지역의 승리이고 이것이 저를 가장 감동하게 만든 것이고, 카타르가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월드컵을 유치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모두가 말했지만, 카타르는 아랍 세계를 대표하여 이러한 일이 논리적으로 가능함을 입증하였으며, 이 승리를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소감을 말한 바 있습니다.


카타르 월드컵 유치에 기여한 바 있는 다른 축구계 유명인사로는 펩 과르디올라 바이에른 뮌헨 감독, 지금은 은퇴한 아르헨티나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네덜란드의 로날드 드 부르가 있습니다.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현역 생활의 말년을 카타르 리그에서 뛰었거나 카타르 리그에서 은퇴했던 것입니다.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 홍보대사 지단과 과르디올라 감독 참조)


하지만 현역생활을 카타르에서 마무리했던 이들과 달리 카타르와 직접적인 연계고리가 없는 지네딘 지단이 가장 주목을 받는 중량감있는 인사였던데다 동상까지 만들어지게 된 것은 그가 알제리 이민자 2세 출신으로 가장 화려한 현역생활을 마친 살아있는 레전드인데다, 무엇보다 1998년 월드컵 예선을 통해 아랍세계의 공적이 되었던 브라질을 결승전에서 꺾고 프랑스를 우승시킨 주인공이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국민 외에 프랑스의 우승을 누구보다 기뻐했던 이들이 아랍사람들이었고, 그들에게 지단은 브라질을 응징한 영웅이었거든요. ([칼럼] 지네딘 지단, 무슬림들의 영웅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카타르 해변도로에 다른 것도 아닌 박치기 사건을 형상화한 동상까지 세워야했는지 이들의 복잡미묘한 반응은 이해가 됩니다. 좀 오버스럽죠;;;;



출처: "Qatar locals object to Zidane ‘head butt’ statue" (Arabian Bus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