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경제] 에티오피아인들의 폭동진압과정에서 3명 사망한 사우디, 왜 이리 시끄러울까요? (2)

둘뱅 2013. 11. 17. 11:35

(누구에게 있어서나... 문제는 돈!)



지난 토요일부터 이틀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 남부 외국인 노동자들의 밀집지역인 만푸하에서는 지난 11월 4일부터 시작된 불법체류 외국인 체포에 항의하는 에티오피아인들의 폭동이 일어났습니다. 월요일까지 약 17,000여명의 에티오피아인들이 결국 항복한 가운데, 진압 과정에서 수십명이 다치고 에티오피아인 3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져 에티오피아 정부는 자국민들의 철수를 지원하겠다며 사우디 정부에 이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만푸하 지구에서 벌어진 외국인들의 폭동은 계속되고 있고, 리야드 뿐만 아니라 젯다로 확산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외국인들과 경찰들의 대치로 인한 사상자도 늘고 있구요. 블로그를 통해 종종 포스팅해오긴 했지만, 사우디 정부와 외국인 노동자들 사이에 이런 일들은 왜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경제] 에티오피아인들의 폭동진압과정에서 3명 사망한 사우디, 왜 이리 시끄러울까요? (1) 들어가며... => 클릭!

[경제] 에티오피아인들의 폭동진압과정에서 3명 사망한 사우디, 왜 이리 시끄러울까요? (2) 당사자들의 입장 => 클릭!

[경제] 에티오피아인들의 폭동진압과정에서 3명 사망한 사우디, 왜 이리 시끄러울까요? (3) 사진으로 보는 현상 => 클릭!



독특한 사우디의 인구구조

일반적으로 산유국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잘 사는 산유국민들과 이를 떠받치는 절대 다수의 외국인으로 이뤄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상입니다. 우리 역사로 보면 발해가 그랬었죠? 나라를 지배하는 소수의 고구려 유민과 다수의 말갈인 같은...  대부분의 GCC 산유국들이 이와 비슷한 인구구조 (20% 내외의 산유국민들과 80% 내외의 외국인 노동자들)를 보이고 있는 편이지만, 이러한 인구구조와 다른 예외적인 국가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GCC 산유국들 중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인 사우디입니다. 사우디는 사우디인들이 외국인들보다 2배 이상 더 많은데다, 순수 사우디인들만 따져도 GCC 나머지 5개국의 내외국인을 다 합친 것보다도 더 많습니다. 이런 인구구조를 가진 나라의 취업인구 비중은 어떨까요? 사우디의 고민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 2011년 사우디 내외국인별 인구 및 취업인구 >

 

인구

취업 인구

%

민간 부문

공공 부문

합계

사우디인

19,405,685

844,476

919,108

1,763,584

9.09%

외국인

8,970,670

6,937,020

79,030

7,016,050

78.21%

합계

28,376,355

7,781,496

998,138

8,779,634

30.94%

(출처: 제48차 연간 보고서, 사우디아라비아 금융청 (SAMA), 2012)


이 자료에 따르면 사우디의 민간 부문은 외국인이, 공공 부문은 사우디인이 중심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사우디 내 거주하는 전체 사우디인 중 취업인구는 약 9%, 외국인 중 취업인구는 78%에 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대부분 취업을 위해 체류하기 때문에 취업 인구로 분류되지 않는 나머지 22%의 상당수는 동반가족이라고 봐도 크게 다르진 않겠죠. 


문제는 바로 사우디인들입니다. 사우디인들의 폭발적인 인구팽창으로 1950년대 300만 인구에서 60여년 만에 거의 10배로 늘어난 지금 사우디 가정의 살림살이는 생각처럼 풍요하지 않습니다. 석유부자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제 국가별 GDP에서는 우리가 이미 사우디를 추월한데다, (15위 대한민국 (1조 1130억 달러) / 19위 사우디아라비아 (7110억 달러) *2012년 기준/출처: World Bank) 1인당 GDP도 3만달러 (2012년 기준) 수준으로 별반 차이가 없으니까요. 사우디 GDP의 1/4 수준 밖에 안되는 카타르의 1인당 GDP가 10만불을 상회하며 세계 탑3 안에 드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그러다보니 주택난과 맞물려 사우디인들의 자가주택 보유율은 40%를 밑돌고 60% 이상이 임대 생활을 할 정도로 아주 나쁘지는 않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썩 좋은 상황도 아닙니다.


예전처럼 인구가 적었다면 모를까... 지금과 같은 이런 상황에서 산술적으로는 약 2000만명의 사우디 인구 중 약 48%로 추산되는 24세 이하 인구를 뺀 나머지 인구만으로 계산해도 외국인들의 빈자리를 사우디인들로 다 채울 수 있겠지만, 실제로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심각한 것이죠. 물론... 그 24세 이하 인구들이 사회에 나오기 될 앞날을 생각하면 더 끔찍할테구요. 그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사우디 정부는 노동시장을 서둘러 개편해야 할 절박함이 있습니다. 자신들의 능력으로 지원해주는 것도 한계가 오고 있으니 말이죠.



해외로 빠져나가는 엄청난 규모의 외화

이로 인해 사우디가 직면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바로 대부분의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수입이 사우디 경제 내에서 돌지 않고 외환 송금을 통해 해외로 빠져나가는 데 있습니다. 물론 이는 사우디 정부가 자초한 면이 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국가를 만들어 나갈때 부터 경제활동의 주역이 된 외국인들에게 휘둘리지 않기 위해 엄격한 스폰서 제도는 물론 2000년대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외국인들의 자유로운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휴대폰조차 스폰서 동의 없이는 마음대로 사기 힘들었을 정도니까요. 200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외국인들에게 자기 명의로 자동차 소유가 가능해졌고, 후반에 들어서야 외국인들의 부동산 소유권 인정이 논의되었을 정도로 사우디는 자국 내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의 자산권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도 WTO에 가입한 200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사우디아라비아 투자청 (Saudi Arabian General Investment Authority, 통칭 SAGIA) 에서 라이센스를 취득한 해외 투자자들에 대한 100% 법인 소유권 인정 및 스폰서 권한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개선되었을 정도였죠. (UAE는 자유무역지대 내에 입주하는 해외 투자자들에 한해서만 소유권을 인정해주지만, 사우디는 지역에 상관없이 투자 라이센스만 받으면 가능하다는 것이 차이입니다.)


이러다보니 본국에서 사우디로부터의 송금만을 기다리는 저소득층의 외국인은 물론 고소득층의 외국인들도 사우디에서 번 돈을 사우디에서 쓰지 않고 자국으로 송금하다보니 외국인들의 송금규모는 정말 엄청나게 늘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얼마 전 월드뱅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사우디의 외화송금액은 276억달러 (약 30조원)로 1,233억달러 (약 131조원)를 기록한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사우디 인구가 미국 인구의 1/10도 안되고, 사우디 GDP가 미국 GDP의 1/22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1/4 수준인 사우디의 송금 규모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송금규모는 미국 GDP의 0.7%에 불과한 반편, 사우디에서의 송금규모는 사우디 GDP의 3.9%에 해당하니 말이죠. ([경제] GCC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송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참조) 해외로의 송금규모로만 따지면 아랍에서는 사우디에 이어 두번째, 전세계적으로는 여섯번째로 많은 나라인 UAE의 경우에도 해외송금세 도입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니 GCC 정부들도 자국 내에서 발생한 돈이 경기 활성화에 재투입되지 않고 해외로 유출되는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경제] 두바이 정부, 외국인 근로자들의 외화송금에 대한 세금부과 검토 중!? 참조)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내 불법체류 외국인 색출작전 및 자진 귀국 등으로 감소하는 외국인들로 인해 사우디에서의 송금규모가 20% 줄어들 것이라고 하니 어느 정도 영향을 차지하는지 알 수 있겠지요. 물론... 원할한 대체 인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만큼 국내총생산이 줄어드는 것은 함정;;;;



그래도 사우디에 있어야 해!!! 외국인들의 상황

사우디에서 처음 직장생활을 했던 2000년대 초, 방글라데시에서 선생님을 하다가 사우디에 잡부로 들어온 한 방글라데시 직원의 이야기는 당시 20대 중반의 저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그 직원의 급여가 월 20만원 정도였는데, 그 급여가 모국에서 선생님을 하며 받던 급여의 4~5배라 사우디에 오게 되었다고 했었거든요.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우디 업체나 스폰서로부터 모진 대우를 받으면서도 가능하면 사우디에 붙어있으려는 이유는 바로 돈벌이 그자체입니다. 지난 1970~80년대 중동 특수를 타고 아버지 세대들이 나가셨던 것처럼 말이죠. 특히, 이런 문제에 취약한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아프리카 국가들 출신 근로자들에게 있어서 사우디는 고향에 있는 것보다 보다 많은 수입을 기대할 수 있고, 본국에 있는 가족들이 자신이 송금해주는 돈에 의지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보다 많은 수입을 벌기 위해 자신을 데려온 스폰서/업체로부터 도망치기도 합니다! 


자신의 스폰서로부터 받는 급여에 불만이 있는데 "어디서 일하면... 지금 일하는 곳보다 얼마 더 준다더라..."는 이런 유혹에 솔깃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사우디 내 먼저 들어온 지인이라던가, 한두다리 건너 알게되는 사람들과의 교류 속에 자신의 처지를 비교할 수 있는 정보를 얻게 되니까요. 그렇데 접하게 되는 정보에 달관하지 못하면 결국 도망칠수 밖에요... 사우디 정부가 전산화되기 전에는 도망치고도 여권이나 이까마 (체류 허가증)의 이름 철자를 바꾼다던지 등의 꼼수로 별문제없이 신분세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만, 이런 신분세탁은 요즘 많이 어려워졌습니다. 사우디 정부의 전산화와 더불어 얼굴 사진과 지문 기록을 전산망에 남겨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여권에 이름을 조금 다르게 쓴다한들, 입국 수속 중 지문을 스캔뜨는 과정에서 걸리게 되는 것이죠. 뭐.. 공항 입국심사대에서 찍는 얼굴 사진은 플래쉬를 사용하지 않고 구형 디카 등을 사용하기에 대체로 알아보기 힘들어 도움이 안될 때가 많지만요.


아무리 불법체류가 되었던, 법의 헛점을 악용한 사우디 스폰서로부터의 농간을 받던, 도망자가 되었던 이들이 결사적으로 본국 송환을 피하려는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그들이 사우디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진 채무관계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상관없지만, 문제가 되는 이들 나라 출신 인력들이 사우디로 나오기 위해서는 인력들과 사우디 내 업체를 연결해주는 현지 인력송출 에이전시를 반드시 거쳐야만 합니다. 중구난방으로 외국인들이 사우디에 유입되는 것을 어느정도 컨트롤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지만, 정부가 철저하게 관리하는 필리핀 같은 나라들과 달리 현실적으로 이들 나라의 현지 에이전시들은 중구난방으로 난립하면서 보다 많은 돈벌이를 보장하는 나라로 보내줄 수 있는 힘을 가진 하나의 권력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우디로 보내주겠다며 에이전시 비용을 그들로부터 따로 받는 것이죠. 심지어 에이전시들은 사우디 현지 업체가 뽑은 인력들을 사우디로 송출시 자신들에게 웃돈을 준 부적격 인력들을 은근슬쩍 끼워 송출하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에이전트들이 인력들에게 걷는 에이전트 비용은 대략 1~2년 이상을 벌어야 낼 수 있을 정도의 그들에게 있어서는 엄청난 거액입니다. 에이전시 입장에서도 송출 인력이 도망가거나 부적격으로 판단되어 돌려보낼 경우에 대비하여 현지 업체에게 일정비용을 선수금으로 잡혀있어야 한다거나, 편도 항공권 구입, 각종 비자서류 및 인건비 등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명분이 있기는 합니다. 그걸 감안하더라도 청구비용 자체가 높기도 한데다, 뽑힐 자신이 없으면 에이전시에게 아예 웃돈을 얹어주고서라도 나오려는 인력이 있기 마련이어서 에이전시로서는 손해볼 장사는 아닌 것이죠. 하지만, 에이전시가 요구하는 비용을 내기 위해 사우디나 기타 국가 취업을 원하는 인력들은 부득이하게 주변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취업하여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듯, 취직해서 출국이 결정되는 순간부터 갚아야 할 빚을 안고 시작하는 셈이죠. 처음 출국 후 초기 1~2년간은 죽어라 일해봐야 온전하게 가족의 생계에 보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대출금 상환에 큰 비중을 둘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들은 온갖 수모를 겪더라도 가능한 한 사우디에 붙어 있으려고 합니다. 본국에 돌아가봐야 빌린 돈을 갚을 능력이 없고, 설령 돈을 다 갚았으면 그동안 못했던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그래도 외국인 고용이 편한, 부득이하게 불법체류 외국인을 고용할 수 밖에 없는 민간부문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사우디아라비아항공사 직원들이 외국인 대신 사우디인들로 대체된 바 있었습니다. 티켓을 구하거나 발권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항공 사무실을 찾는 승객들은 창구 직원들이 사우디인으로 바꾼 변화를 바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인도인들로부터 티켓을 끊을 때는 몇 분 걸리지 않았던 일조차 10분이 넘는 일이 다반사였고, 1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빠른 업무처리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죠.


사우디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도 민간부문에서는 사우디인 고용이 썩 달갑지 않습니다. 사우디인 고용을 기피하는 이유는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보다 급여나 수당, 후생복지비용 등에 있어서 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수 밖에 없는데, 그만한 사우디인들로부터 그럴만한 가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업체들 입장에서는 사우디 정부가 사우디인 공무원들에게 해주는 상대적으로 높은 대우 (급여, 근무시간, 휴가 등)가 결국은 독이 된 셈이죠. 사우디인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GCC 국민들)이 민간부문을 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짧은 근무시간에 비해 급여가 높고 공무원들은 약 2주간의 이드 휴가가 주어지지만, 민간 부문에서는 3~4일 정도 밖에 주어지지 않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사우디인들의 높은 기대치는 상대적으로 능력이 따라주지 않는 결정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높은 급여를 보장하는 좋은 일자리는 제한되어 있고 실력을 갖운 사우디인들은 이미 자리를 잡았지만, 경험이나 능력이 따라주지 않는 이들에게 열려질 자리는 없으니까요. 게다가 사우디인들은 대체로 급여가 낮고 야외에서 하는 일을 기피하는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지만요...), 현재 사우디 경제상황에서 실질적인 일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 자리가 바로 그런 자리들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현재 단속대상인 불법체류 노동자들이 자리잡고 있는 일자리가 사회 구석구석의 빈자리를 메꿔주는 그런 자리들이어서 외국인을 빼낸다고 해도 사우디인으로 대체가 안된다는 것이 함정인 것이죠 (이게 되면 사실 아무것도 아닌 문제겠지만,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는게...)


이번 정책으로 가장 큰 타격을 볼 산업분야는 바로 건설업체들이고, 건설업이 최근 사우디 경제호황을 주력업종 중 하나이기 때문에 사우디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건설업체든 용역업체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그리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들은 현장인력들이고, 현장인력은 거의 절대적으로 외국인들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보니 사우디인 고용쿼터를 맞추기도 쉽지 않은데다, 불법체류 인력도 상당히 많이 고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 발표에 의하면 이번 조치로 인해 약 20만개로 추정되는 건설, 용역업체들 중 10만여개가 폐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충분히 예상가능한 일입니다. 아울러, 사우디인 고용이 쉽지 않는 식당, 레스토랑, 동네 슈퍼마켓의 영세업체들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 업체들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불법체류 노동자들을 부분적으로 고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도망자 외에 대표적인 불법체류자들은 바로 "다른 스폰서를 위해 일하는 자"와 "비자 상 직종과 다른 직종에서 근무하는 자"들로 이뤄집니다. 원칙적으로는 자신을 데리고 온 스폰서를 위해 비자취득 시 허가받은 직종에서 근무해야 하지만, 현실과의 괴리는 발생할 수 밖에 없거든요. 업체에서 비자신청시 요청하는 직종으로 정부에서 비자를 다 내주지도 않을 뿐더러 종종 정부가 업체에서 신청한 직종과 다른 직종의 비자를 내주기도 하고, 그나마도 신청에서 비자 취득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다, 아예 일부 직종은 사우디인을 고용해야 한다며 비자 자체를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업체 입장에서는 마냥 기다리고 일을 놓을 수 밖에 없기에 급히 인력을 수급하다보면 법적으로 불법체류 노동자가 되는 사실을 알아도 고용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