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경제] 사우디 노동부, 외국인들의 체류를 제한하려던 입법예고안 시행 보류!

둘뱅 2014. 1. 27. 23:19

(아시르 지역 하발라의 여름 휴가지에서 차를 장식 중인 사우디 청년들/ [교통] 사우디 청년들의 아찔한 "모서리 스키주행", 그리고 차를 활용한 놀이들... 참조)



사우디 노동부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체류기간을 제한하고 가족들을 데려오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입법예고안의 시행을 보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사우디 노동부는 이 입법예고안을 올해 초 공개한 후 재계 등 여론의 동향을 지켜보았습니다.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우디제이션 프로그램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강행해오던 사우디 노동부가 여론의 반응을 떠 본 이유는 불법체류 외국인 강제추방과 사우디인 고용확대, 민간부문에 대한 주5일제 적용 등 노동부가 주도한 일련의 정책들이 결과적으로 최근의 갑작스런 물가상승을 야기한 근본적인 이유라는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입법예고안의 파장이 클 것이라는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일부 예외적인 직종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법적으로 하자가 없으면 이까마 (체류 허가증)를 갱신하는 것만으로 무제한으로 체류가 가능했던 외국인들의 체류기간을 최대 7년으로 제한하고, 가족동반비자만 받으면 가족들의 입국을 막지 않았던 지금까지의 방침과 달리 포인트 시스템을 도입하여 외국인들의 가족동반을 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무리 무미건조한 사우디라고는 해도 가족들과 함께 몇십년간 체류하게 되면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사우디에 정착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아이가 태어나면 시민권을 주는 미국과 달리 사우디에서 태어나고 죽어도 법적으로는 외국인이지만, 사실상 고향이 사우디인 2세, 혹은 3세들이 늘어가고 있어 이들을 내보내는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몇년 전까지만 해도 장기 체류 외국인들에게 그들이 사우디 경제에 기여한 바를 고려하고 모국보다는 사실상 사우디가 삶이 터전이 된 점을 감안하여 영주권 제공이나 이까마 갱신조건 완화 등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사실을 상기해면 상황이 역전된 셈이지요. ([사회] 장기 거주 외국인 인력들에게도 영주권을??? 참조)


하지만, 아흐메드 알 후마이단 노동정책 차관은 아랍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행하기에 미비한 점을 보안하기 위해 잠시 유보한 것일 뿐, 완전히 철회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였기에 언제든지 도입이 논의될 수 있는 불씨를 남겼습니다. 노동부의 입법예고안에 대해 현실을 모르는 이상론자들의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비난을 퍼부었던 사우디 재계는 노동부의 보류 방침을 일단 환영하면서도, 결과적으로 물가와 서비스 요금의 인상을 부추기는 원인이라 비난하면서 보류가 아닌 철회하기를 희망한다는 목소리를 드높이고 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아랍의 봄을 통해 무너진 이웃 국가들로부터의 얻은 교훈을 통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체 인구의 2/3 이상을 차지하는 사우디 자국민들의 높은 실업률을 낮추고자 다양한 무리수를 두어가며 일련의 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석유수출국으로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는 사우디지만, 카타르와 달리 보조금 등 정부의 복지정책만으로는 자국민들을 부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10만달러 정도로 세계에서 Top 3 안에 들어가는 1인당 GDP를 자랑하는 카타르 국민은 40만명 남짓이지만, 2만 5천달러~3만달러 수준의 사우디 국민은 2천만명을 상회하니까요. 정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사우디인들의 실업률은 약 12%입니다. 


지난 해 4월부터 11월까지 7개월간 주어진 불법체류 외국인들에 대한 사면기간 동안 1백만명 이상의 외국인들이 사우디를 떠났으며, 11월 4일 유예기간 종료와 함께 적발되는 외국인들은 추방당하고 있습니다. 


한편, 약 8백만명 가량의 외국인들이 여전히 사우디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그들 중 많은 외국인들은 가족까지 동반하여 체류하면서 모국이 아닌 사우디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들은 사우디에서 평균 6.9년을 체류하고 있으며, 이번 입법예고안의 적용대상인 미숙련 노동자들의 체류기간은 평균보다 긴 7.7년으로 밝혔습니다. 사우디 노동법에서는 한 직장에서 5년 이상 연속 근무시 사실상 정규직으로 간주하여 퇴직금 및 연월차 수당 계산시 가중치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참조: "Saudi postpones seven-year limit on expat terms" (Arabian Bus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