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가 웨스트햄을 꺾고 2년만의 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순간 누구보다 기뻐했을 맨시티 구단주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은 현장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어디에 있었는지는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 마크툼 UAE부통령 겸 두바이 통치자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사진을 올리면서 SNS를 통해 널리 알려졌고, 자극적인 제목들과 함께 국내 언론들도 다양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만.... 기본적인 정보 확인도 않한채 사진을 설명하면서 수준 이하의 기사들만 확산되고 있네요. 기사에 직접 리플이나 메일을 보내볼까하다 한두곳에서 내보내는 기사가 아니기에 블로그 포스팅으로 대체합니다.
1. 저 사진 속의 인물들은 누구???
맨시티 구단주 만수르, ‘으리으리한’ 우승 자축 대형 케이크 공개 (스포츠 동아)
맨시티 구단주 만수르 "진정한 부가 뭔지 보여주겠다" (경인일보)
맨시티 만수르...첫째 부인 두바이공주, 둘째 부인 두바이 총리 딸 (서울경제)
만수르, 맨시티 우승 기념... 선수들은? (시사포커스)
등등의 기사를 통해 구단관계자, 수뇌부 등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 사진 속의 인물들은 UAE의 고위각료들입니다. UAE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저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은 사진을 올린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 마크툼 UAE 부통령 겸 두바이 통치자 외에...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외무부 장관 겸 정보문화부 장관
사이프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 겸 아부다비 경찰청장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 겸 UAE 군 최고 부사령관
나흐얀 빈 무바라크 알 나흐얀 UAE 문화청소년사회개발부 장관 겸 고등교육 및 과학연구부 장관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수르 구단주가 왜 UAE 고위각료들과 함께 있었을까요? 만수르 구단주 자신도 UAE 부총리 겸 대통령부 장관을 맡고 있는 UAE의 고위각료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맨시티의 우승이 걸린 중요한 경기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각료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다는 것이겠죠....
그런데 구단 고위 관계자? 수뇌부? 과연 국내 장관들 회동을 다루는 기사에서 저런 엉뚱한 설명을 붙일 수 있는 패기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장관 이름의 한 글자라도 오타내진 않을 것 같습니다만;;;;
이런 기사들이 대량 생산되기 시작하더니, 제목 바꾸는 걸로 만족 못했는지 저녁이 되어서는 심지어 족보를 파괴하는 기사가 올라오기 시작하더군요.
2. 씨족이 틀린데 어떻게 형이 될까?
맨시티 구단주 만수르 '프리미어리그 우승' 기념 인증샷 화제 (SBSfunE)
맨시티 구단주 만수르, 우승 케이크 커팅 '함박미소' 남다른 스케일 (스포츠 조선)
맨시티 구단주 만수르 "형은 아랍 정치인?"…총 재산이 '헉!' (MBN)
맨시티 구단주 만수르, 대형 축하 케이크..누리꾼 "왕가의 위엄" (엑스포츠뉴스)
맨시티 구단주 만수르, 부·명예·여자 다 가진 '신의 아들' (OSEN)
맨시티 구단주 만수르, 재력으로 일군 우승 (스포츠 동아)
등등의 기사에서는 한결같이 사진을 올린 사람을 "만수르의 형이자 아랍 에미리트 정치인인 모하메드"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네... 틀렸습니다. 틀린 정도가 아니라 족보를 파괴해 버렸네요;;;;
위에 소개된 인물들 중 실제 형제는 압둘라/사이프/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의 세 명입니다. 나흐얀 빈 무바라크 알 나흐얀은 이들과 친척 관계죠.
그의 이복형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는 공식 트위터 계정이 없고, 실제로 사진을 올린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 마크툼 UAE 부통령 겸 두바이 통치자는 씨족 자체가 다릅니다. (참고로 알 나흐얀은 아부다비 왕가, 알 마크툼은 두바이 왕가) 오히려 두 사람의 관계는 사위와 장인 간의 관계입니다. 셰이크 무함마드의 장녀인 마날 빈트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 마크툼이 만수르 구단주의 두번째 부인이거든요.
굳이 설명을 붙이자면 "만수르의 장인이자 아랍 에미리트 정치인인 모하메드"라고 써야;;;;;;
아챔 16강 2차전과 대통령컵 결승전 사이에 맨시티와 친선시합을 치루는 알아인은 알아인에서 뛰었던 사우디 알힐랄의 야세르 알 까흐따니와 카타르 알제이쉬의 지레스 켐보 에코코, 그리고 사우디 알나스르의 후세인 압둘가니와 무함마드 누르를 초청하여 함께 경기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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