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북아/시리아

[사회] 결혼 지참금으로 시리아군 15명의 머리를 요청한 한 여성의 사연 속에 보여지는 시리아 내전의 비극

둘뱅 2014. 6. 13. 17:27

(결혼 지참금으로 시리아군 15명의 목을 요구한 50세 여성 암샤 파와이라와 그녀의 요구를 받아들인 신랑 이브라힘 라믈라트



한 시리아인 예비 신부가 약혼자에게 결혼 지참금 (도우리)로 시리아군 15명의 잘린 머리를, 그리고 이혼 조건으로 추가로 50명의 잘린 머리를 내걸었다고 요르단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이는 반아시드 시위 도중 남편과 네 명의 아들을 잃고 가정이 완전히 붕괴된 50세 여성 암샤 파와이라가 이번주 요르단 수도 암만에 있는 주요르단 시리아 대사관 밖에서 연좌 농성 도중 그녀의 약혼자인 75세 남성 이브라힘 라밀라트와 결혼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아랍어로 순교자의 어머니라는 의미를 지닌 "움므 슈하다"라는 별명을 가진 이 여성은 자신의 가정을 무참히 파괴한 아사드 대통령 정권과 싸우는데 남은 여생을 바치기로 맹새했고, 시리아 부족 위원회의 위원이자 "위원회의 현자"라는 별명을 가진 시리아 반군에 속해있는 그녀의 약혼자 역시 아사드군과의 전투에서 두 아들을 잃었기에 가족을 시리아 내전에서 잃은 아픔과 아사드 정권에 대한 복수심을 공유하고 있는 동병상련의 처지입니다.


현지 언론들은 그가 그녀의 냉혹한 요구를 주저하지 않고 받아들여 그녀를 위해 시리아군 15명의 목을 벨 것을 맹세했으며, 그녀와 이혼하게 될 경우에도 결혼 조건에 따라 추가로 참수한 시리아군 50명의 머리를 갖다바칠 것을 맹세했고, 일부 하객들이 냉혹한 결혼 조건이 걸린 그들의 결혼서류에 증인으로 서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2011년 반아사드 정권 시위로 시작했다가 각자의 이익을 노리고 몰려든 주변 국가들이 개입하면서 대리전 성격의 내전으로 확대된 시리아 내전이 계속되면서 아사드 정권에 맞선 반군 무장세력들 사이에 급진과격주의가 공통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영국 국방 전문 컨설팅사 IHS가 지난해 9월 16일 발행한 2013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내 약 1000여개 무장집단으로 나뉜 10만명 이상의 반군 세력이 아사드 정권 및 친아사드 세력에 맞서 싸우고 있으며, 이 중 1만여명의 반군들은 알누스라 전선과 같은 알까에다 관련 무장집단에, 나머지 반군들은 각기 다른 무장집단에 속해있어 이들 사이에도 노선 투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리아는 장기화되고 있는 내전으로 16만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내전의 여파로 거주지를 잃은 난민 중 약 580만명은 시리아 내부에서, 약 200만명은 요르단 등 해외를 떠돌고 있는 세계 최대의 난민국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은 국제 사회의 반대와 반군 세력의 보이콧 속에 친 시리아 세력들이 투표에 참가한 가운데 시리아 역사상 첫 복수후보가 출마한(...이라고 쓰고 명분쌓기 용 허수아비 후보를 내세운 것으로 이해되는) 대선을 예정대로 실시했으며, 이 대선에서 88.7%의 득표율로 다른 두 후보를 제치고 승리하여 3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아사드 정권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쟁 후보와 득표율에 대해서는 [외교] 우리 더 사랑할래요! 시리아와 북한, 오가는 훈훈한 메시지 속에 관계 강화를 위한 협력 합의서에 서명해! 참조) 


시리아 내전이 길어지면서 이런 충격적이고 냉혹한 결혼 지참금 및 이혼 조건이 결혼 조건으로 내걸릴 정도로 가정이 파괴되면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벼랑 끝으로 내몰린 비참한 이들에게 확산되고 있는 극단적인 과격주의가 사람들을 얼마나 황폐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조: "Syrian bride wants 15 pro-Assad heads as dowry" (Al Arabiya) & 

         "Inhuman offer by Jordanian couple for wedding: ’65 heads of Syrian soldiers’ (Islamic Voice of Turk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