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아랍음악의 이해 (06) 아무르 디얍과 카젬 사히르

   총 6부에 걸쳐서 정리했던 아랍음악의 이해 시리즈 마지막 편입니다... 지난 1~4부에서는 아랍음악의 과거와 음악사적인 정리를, 5부에서는 오늘날의 음악 문화와 대표적인 악기라 할 수 있는 따불라에 대해 소개했던 데 이어 마지막으로 동시대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아랍 가수들에 대해 소개를 해볼까 합니다...
 
   아랍권이란 공감대가 있어 아랍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자국의 가수들 뿐만 아니라 다른 아랍국 출신 가수들의 노래도 널리 유행하고 있습니다... 종교적인 특성상 아랍 가수들은 남자 가수들이 많고, 일부 여자 가수들이 있으나 여자 가수들은 레바논 출신이 훨씬 많습니다.. 이는 레바논이 이슬람과 기독교가 공존하는 아랍권의 유일한 국가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레바논은 아랍권에서 유일하게 미스 레바논 대회를 여는 그런 곳입니다...^^)
 
  요즘은 아랍음악도 서양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 쉽지 않을 것 같은 아랍어 랩도 나오는 등 친 서구화되는 과도기적인 단계를 걷고 있습니다... 무수히 많은 아랍출신 가수들 중에서 제목에서도 언급했듯이 이집트 출신의 아무르 디얍(Amr Diyab)과 이라크 출신의 카젬 사히르(Kazem Sahir)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두 사람을 소개하는 이유는 서로 다른 성장배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1961년생 동년배이며 범 아랍권 가수가 되었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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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mr Diyab (1961~   )- 선천적 재능과 엘리트 코스의 결합 

 

(그의 공식 홈페이지 대문에서 따온 사진. ⓒAmr Diab world)

    아무르 디얍은 이집트를 대표하는 국민가수로 얼마전 아라비안 비즈니스 매거진에서 발표한 통계자료에서 그간 3,700만달러를 벌어들인 아랍권 최고의 부자 가수로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참고로 영국에 비교하자면 25위권이라고 하네요...) 아랍시장이 종교적 특성상 엔터테인먼트가 발달하지 않았고 불법 복제가 일반화 된 시장에서 2,000만 달러를 앨범판매로 벌었다고 하니 어느 정도의 인기를 얻는지 연상이 되실 듯 합니다.
 
   그는 19961년 10월 11일 이집트의 포트 사이드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 Abdul Basset Diab는 수에즈 운하회사의 Chairman of Marine Construction & Ship Building을 역임하였으며, 미성을 가졌다고 전해지는 그는 아들의 음악활동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교 밴드 활동을 통해 포트 사이드 주지사로부터 상을 받는 등 어려서부터 음악적 재능에 대한 두각을 나타냈으며, 집안의 적극적인 후원하에 카이로에 유학하여 아랍음악을 전공하는 등 전문 음악인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1983년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첫 번째 노래를 레코딩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하여 점점 인기를 끌기 시작했으며, 그가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1996년작 "Nour El-Ain"을 통해서 였습니다. 이 노래는 habibi habibi habibi ya nour el-ein~ 으로 시작되는 경쾌한 멜로디의 곡으로 아랍권 최초의 Triple Platinum을 달성케 한 곡입니다. 이러한 경이적인 기록과 함께 국제적인 주목을 받게 되어 1998년 모나코에서 열린 세계 음악제에서 "World's Best Selling Middle Easter Artist"라는 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국제적인 EMI사와 계약을 맺고 몇 장의 앨범을 내고 현재는 독자 레이블로 앨범을 내고 있습니다.
 

 

< Nour El-Ain의 뮤직 비디오 >

 

   그는 전통적인 아랍의 리듬과 서양 음악의 멜로디를 결합한 퓨전풍의 음악을 지향하여 아랍권 뿐만 아니라 아랍 노래에 관심있는 비아랍권 사람들에게도 다가가기 쉬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의 슈퍼스타 Cheb Khaled, 그리스의 디바 Angela Dimitrou 등과 듀엣곡을 불렀으며, 곧 나올 제니퍼 로페즈의 신보에 Featuring으로 참여하는 등 비아랍권에도 얼굴을 알리고 있습니다.
 
   아랍권 전체적으로 워낙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는 최근에는 예전만큼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얘기도 있긴 합니다만 꾸준한 활동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그간 얻은 인기와 부를 바탕으로 정계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2. Kazem Al-Sahir (1961~  )- 대기만성형의 노력형 가수

 

(레바논 활동기 때의 사진)

   카젬 사히르는 아무르 디얍보다 한 달 정도 빠른 9월 12일에 Kazem Al-Samera'i의 8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점토나 철사로 장난감 만들기나 시를 즐겨쓰는 그런 빈곤한 가정의 아이일 뿐이었다고 합니다. 그가 음악에 관심을 갖게된 건 11살 때로 자신의 자전거를 팔아 처음으로 우드를 손에 넣고 이듬해에 처음으로 자신의 첫번째 시에 곡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음악에 관심을 갖게되었음을 알게 되면서 쿠란 낭송과 무함마드 압둘 와하브, 무함마드 알 굽반치, 나짐 알 가잘리, 파이루즈 등 당대 유명가수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으로 음악적인 재능을 키워나갔습니다. 21살 때부터 6년 동안 바그다드의 음악학교에서 우드를 마스터했으며, 그 학교의 음악 교수로부터 카젬 알 사히르라는 이름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런 오랜 과정을 거쳐 20대 후반이던 1980년대 후반에 음악적으로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던 그에게 걸프전은 자신의 경력을 바꿀 수도 있는 큰 시련이었습니다.
 
   힘들게 쌓아 놓은 음악에 대한 열정을 포기할 수 없어 내전이 끝나지 얼마되지 않은 이웃국 레바논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이는 성공을 레바논 청중들로부터 주목을 받게 됩니다. 그의 스타덤은 1995년 이집트 청중들 앞에서 최초로 노래를 부르게 되면서 가속도를 얻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996년에는 우연히 그의 노래를 TV로 시청하다 감명을 받은 시리아의 저명한 시인 고 니잘 깝바니의 연락으로 그의 시를 노래로 부르는 작업을 하면서 지속적인 인기와 꾸준한 활동으로 아랍권 내 6번째 부자 가수면서 (후세인을 제외한다면) 가장 유명한 이라크인기도 합니다.

 

< 요르단 연수시절 처음 듣게 되었던 그의 노래 Ashhado의 뮤직 비디오 >

 
   클래시컬한 아랍적 음악을 바탕으로 그의 성장배경에서 비롯된 떠나온 조국에 대한 망향과 로맨틱한 사랑을 주제로 한 그의 음악적 지향성은 서구화에 빠져드는 세태 속에 아랍권내에서 마지막 로맨티스르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도 역시 서양 가수들과의 듀엣곡, 혹은 피처링으로 곡에 참가하기도 하는데, 주로 반전을 노래하는 곡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는 아랍권 가수들 중 특이하게 한국과도 알게 모르게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2002년도 삼성 애니콜의 중동지역 모델이기도 했으며 (애니콜을 사면 그의 노래를 멜로디로 다운받을 수 있다~~~라는...), 최근에는 아테네 올림픽 공식앨범인 "Unity"에 미국의 레니 크라비츠와 듀엣으로 부른 "We want peace"와 영국의 사라 브라이트만의 "The War is Over"에는 피처링으로 참가하였으며, 이 앨범들은 국내에 소개되었습니다.

< The War is Over의 뮤직 비디오 >

    
   이렇게 대조적인 성장배경과 음악적 취향을 가진 범 아랍 민족 가수 두 사람을 소개하는 기회를 조그많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생긴다면 관심잇는 사람들을 모아 영상 시연회 같은 것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이것으로 6주간에 걸친 음악 이야기는 여기서 일단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