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북아/이집트

[시나이 반도] 이집트 성지순례에서 빠지지 않는 곳 시나이산

둘뱅 2006. 1. 25. 01:22

가는   법: 요르단에서 올 경우는 누웨이바에서 버스로... 이집트 내륙에서는 카이로나 수에즈, 시나이 반도 내의 다른 리조트지에서 버스가 있다..

미니정보: 성카트린느 사원의 뒤에 위치한 2285m의 산...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곳으로 유명하며, 많은 기독교인들이 황량한 사막지역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그 경건함을 되새기는 곳이다... 성지순례에서 빠지지 않은 곳 중 하나... 이 곳을 올라가는 데는 두 가지 길이 있는데, 하나는 낙타가 주로 다니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수도승들이 다니는 길이다.... 걷는 거리 상으로만 본다면 수도승들이 다니는 길이 훨씬 가깝다... 단.. 높낮이와 크기가 일정하지 않은 약 3000개 정도의 돌계단을 걸어 올라갈 각오는 잊지 말고 해둬야 할꺼다... 그리고, 특히 이집트의 다른 지역과 달리 시나이산에 오를 사람들은 방한준비를 하자... 산 정상에서의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ㅠㅠ

 

 

(시나이 반도의 사막을 가로지르다...)

 

(성카트린스 수도원으로 가는 길. 당시 도착시간 오후 4시경)

 

(낙타길을 천천히 올라가던 시나이 산의 저녁... 해가 지고 있다... 저녁 6시경)

 

(시나이산 정상 부근의 휴게소.. 침낭도 없이 모포 2장에 의지해 잠을 청하는 무모함 끝에 결국은 너무나 추워 잠을 포기하고야 말았다... 달도 없는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똥별들을 벗삼아.. 새벽 1시경)

 

(찬송가를 부르며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 새벽 5시반경)

 

(밤새 추위에 떨며 기다리던 해가 떴다...)

 

(해뜬 후 내려가는 길에 본 휴게소... 침낭도 없이 저기서 자려고 했다뉘..ㅠㅠ)

 

(전날 오후에 달랑 사과 하나 먹고 밤새 추위에 얼었던 탓에 내려가는 수도승의 길은 더욱 험난하게 느껴졌다...)

  

   이집트 여행의 첫날을 맞이한 곳이 바로 시나이산이다... 12시쯤 누웨이바로 가는 쾌속정을 타기 위해 새벽부터 부랴부랴 짐싸들고 갔는데... 때마침 아카바 항에서 전산 시스템 마비로 출국수속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30분이나 늦게 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혼자 세르비스 빌려서 성카트린느에 도착한게 오후 4시... 수도원 앞에서 갑자기 생각이 바뀌어 그냥 올라가기로 했다...

 

   첨에는 무척이나 좋았다... 그러나... 해가 지면서 달도 없는 새카만 밤이 되면서 고행이 시작된다... 이 때를 대비해서 사놨던 1디나르 짜리 손전등은 불킨지 30분 만에 정확하게 망가져 버렸다... ㅠㅠ 그걸 버리고 난 곳은 바로 산중턱~!! 섣불리 내려갈 생각도 못하고 그냥 더듬어서 정상까지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별의 바다를 걷는 기분이랄까~ 하늘을 새하얗게 뒤덮은 미약한 별빛을 따라 한걸음 두걸음 올라가기 시작했다... 도중에 만난 사제넘들은 하느님이 너에게 길을 밝혀줄 것이니... 이딴 소리만 지껄이구 나몰라라 내려가 버리구... 새벽부터 굶은 배 사과 한 개로 채워가며 겨우겨우 정상 근처에 올라갔더니..... 갔더니... 더 큰 문제가 눈 앞에 있었다... 바로 허술한 방한준비...ㅠㅠ

 

   책에서 이곳이 아주 춥다는 얘길 보고 위아래로 대여섯벌을 껴입을 작정으로 가지고 갔는데... 그러고도 이 추위를 이기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질 못했다... 모포를 한 두장 빌려 돌돌 말아봐두 마찬가지고...(세상에 산정상에서 침낭도 없이 잘 생각을 한 바보같은 놈이 또 있을까...ㅠㅠ) 오돌오돌 떨면서 말똥말똥 떠진 눈은 대책없이 별똥별을 향해 갔다... 태어나서 첨으로 많이 본 별똥별들... 한 세시간인가를 잠들려고 하다 실패하고, 결국은 정상에 올라가서 서성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대망의 일출시간... 나보다 훨씬 계획성있게 수도원에서 자고 올라온 사람들이 나직하게 불러대는 찬송가와 함께 떠오르는 태양의 모습은.... 무신론자인 나에게도 상당히 경건한 것이었다... 그리고는... 무사히 하산... 그러나 시나이 반도에서의 악몽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누웨이바에서 비자를 잘못 받아와 본토 진입을 못한다고 해서 누웨이바항까지 되돌아갔던 것이다....!!!!(교통편두 마땅찮은데...ㅠㅠ)

 

   돌아가 입국 심사대 직원들과 대판 싸우고 나서야 겨우 비자를 재발급 받아 카이로행 버스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여기서 잠깐 상식!!!! 요르단에서 배로 들어올 경우, 잘 생각해서 비자신청을 해야 한다... 공짜인 2주일 짜리 시나이반도 체류허가증과 15달러 짜리 정식 입국비자가 있으니까 말이다... 공짜 좋아하다가는 시나이반도에서 발이 묶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