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지잔] 한증막 속에서 온천을??? 사우디 온천 이야기

둘뱅 2009. 7. 28. 17:47

사우디하면 열사의 사막만을 연상하기 쉽지만, 사막이 사우디의 전부는 아닙니다. 한라산 보다도 더 높은 해발 2,000미터~3,000미터급의 산지가 있어 겨울에는 난로가 필요한 지역이 있는가 하면, 녹색으로 푸르른 대지도 있으니까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곳도 그런 선입견을 깰 수 있는 곳들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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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 속에서 뜨거운 온천수에 발을 적시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그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사우디에도 있습니다. 한여름에는 체감온도가 50도를 넘나드는 사우디 남서부에 위치한 지잔 지역에서 말이죠.

 

지잔에서 동쪽으로 약 70여킬로 떨어진 예멘 인근의 작은 마을인 아르다에서 아부 아리쉬로 가는 길 사이에 흐르는 한 와디에서 뜨거운 온천수가 흐르고 있습니다. 사우디인들은 우리처럼 온천욕을 즐기는 문화가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호기심에서든, 치료목적에서든 점차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고 있어 조금씩 개발되었습니다.

 

아르다에서 아부 아리쉬로 가다가 표지판도 없는 곳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비포장 길을 한참 달리다 보면 작은 마을을 하나 지나 아래와 같이 쌩뚱맞은 대문이 맞이하고 있는 곳에 닿게 됩니다. (역시... 대중교통 연결편도 없고, 표지판도 없으니 길을 설명하기는 참 어렵습니다...ㅠㅠ)

 

 

 

(온천지의 입구)

 

 

입구 주변에는 나름 신록으로 우거져있지요.

 

(입구 주변의 모습)

 

 

이 안에는 온천을 즐기는 남성들을 위한 건물과 여성들을 위한 건물이 있고, 건물에 들어가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노상 온천이 늘어서 있습니다. 건물안에 들어가 온천을 즐기기 위해서는 5리얄의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남탕 건물)

 

 

(여탕 건물)

 

 

마땅히 돈내고 안에 들어가기 귀찮으면 근처에 있는 노상 온천에서 간단하게 씻을 수도 있습니다.

 

(숲과 함께하는 노상 온천)

 

 

얼마나 뜨거운지 확인도 해볼 겸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흥건히 젖은 바닥과 바가지를 통해 사람들이 이굣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노상 온천수의 이모저모. 굳이 물을 몸에 뿌리지 않더라도 근처에만 가더라도 그 뜨거운 열기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차에 내장된 온도계가 44도를 가리키는 6월 한여름에 땀이 뻘뻘날 정도로 무더운 뙤약볕 아래서 바가지에 뜨거운 온천수를 담아 다리에 뿌려보니 다리에 델 것만 같은 뜨거움이 그야말로 정말 장난 아니더군요. 다리만 적셔도 몸이 후끈 달아오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몸으로는 한증막 속에 뜨거운 노상 온천수를 즐기는 한편, 눈으로는 신록이 우거진 오아시스에 와있는 듯한 주변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이 매력이기도 합니다. 

 

 

(이끼가 떠 있는 작은 연못)

 

 

(열대나무가 좌우로 늘어선 길)

 

 

(신록과 산악지대가 펼쳐지는 주변 풍경) 

 

 

(멀리 와디가 보인다.)

 

 

비포장 도로 속에 오아시스처럼 펼쳐진 작은 온천 속에서 또다른 사우디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