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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SPL] 이천수 5연속 교체출전, 나스르 6연승 좌절, 알 힐랄 리그 우승!!!

둘뱅 2010. 1. 25. 04:26

24일 오후 8시 (사우디 시간) 알 나스르의 홈구장인 리야드의 킹 파하드 인터내셔날 스타디움에서 이번 19라운드의 빅매치인 알 나스르-알 잇티하드 전이 있었습니다. 현재 승점 3점 차이로 리그 3, 4위를 달리고 있는 두 팀간의 시합이기도 하지만, 지난 2주전 젯다 원정경기에서 후반 막판 1분의 사이에 옐로카드 없이 바로 레드카드를 받고 알 잇티하드 선수 2명이 퇴장당하는 거친 경기 끝에 알 나스르가 1대 2로 이긴 바가 있어 더욱 더 치열한 경기가 예상될 정도였지요. 알 나스르의 경우 리그 6연승에 도전할 정도로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알 잇티하드는 유독 기복이 심한 시즌을 보내는 중이었습니다.

 

최근들어 4-4-2로 경기를 시작해서 후반에 이천수를 조커로 투입하는 감독의 전술대로 오늘도 이천수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팀 선수들의 몸이 요근래들어 보기드물게 무거워보이는 가운데 전반 8분 알 잇티하드의 탈랄 알 미슈알 선수에게 어이없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경기는 더욱더 어렵게 풀려갔습니다. 수비수들이 느슨해진 틈을 놓치지 않고 자신에게 연결된 공을 가볍게 헤딩으로 방향을 틀어 골로 연결시켰습니다.

 

 

[알 나스르 0:1 알 잇티하드] 알 잇티하드 탈랄 알 미슈알의 선제 헤딩골 (전반 8분) 

 

 

전반 초반 너무나도 쉽게 선제골을 허용한 후 선수들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지 못하자 분위기 전환을 위해 다 실바 감독은 이른 시간인 전반 30분에 선수를 교체합니다. 알 잇티파끄전에서 이천수가 부상으로 전반 25분만에 교체아웃 당한 이후 오랜만에 시도한 전반 교체로 수비수 압두 바카르 베르나위를 빼고 이천수를 교체 투입시켰습니다. 전반 30분 교체는 부상 이후 최단 시간에 경기에 투입된 것으로 평소 수비수를 공격수로 교체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감독의 성향을 보면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전반 30분] 부상 이후 최단 시간 교체 투입, 전반에 첫 투입되는 이천수 

 

 

[전반 인저리 타임] 오늘 시합의 첫 옐로 카드를 얻어내는 이천수 

 

 

이천수가 교체 투입된 후 분위기는 조금 바뀌었지만, 지난 경기에서의 패배를 갚으려는 알 잇티하드의 끈적한 경기운영으로 인해 알 나스르는 주도권을 조금씩 잡아나가면서도 동점골을 얻어내기엔 조금은 버거워 보이는 경기력을 보여줍니다. 5연승을 달리던 기세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몰라도 말이죠. 경기가 이상하게 꼬여나가자 다 실바 감독은 후반 15분 미드필더 아흐메드 압바스와 공격수 리얀 빌랄을 남은 교체카드 2장을 다 사용하며 선수를 다 교체해 버립니다. 리얀 빌랄은 이천수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었던 알 잇티파끄전에 교체로 투입되어 후반 막판 결승골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었죠. 대부분의 경기에서 후반 15분 이후에 교체카드를 사용하던 스타일을 생각해 보면 그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후반 26분]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 이천수의 유효슛! 

 

 

이천수는 경기에 투입된 후 좋은 찬스에서 2차례의 유효슛을 날렸지만 모두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으며, 다른 동료들에게도 골운이 따르지 않을 정도로 지독하게 안 풀리는 경기였습니다. 후반 25분 이후에는 사실상 경기를 주도하였음에도 좋은 찬스에서의 많은 슛시도가 골문을 벗어나고 말았으니까요. 원정 경기에선 그렇게 날라다니던 선수들이 간만의 홈경기에서는 홈팀 관중들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경기 초반 허용한 실점을 맹공 속에서도 따라잡지 못하고 0대 1 패배로 알 잇티하드에게 일격을 당한 알 나스르는 17점 8승 6무 3패 승점 30점 (29득점 20실점)으로 리그 4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3위 알 잇티하드와의 승점이 되려 6점차로 벌어지면서 한 경기를 덜 치룬 상황 속에서도 3위에 도전하기엔 더욱 힘들어진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음 경기는 1월 30일 토요일 오후 8시 10분 (사우디 시간) 홈구장인 킹 파하드 인터내셔날 스타디움에서 승점 4점차로 추격 중인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5위팀 알 아흘리와의 경기입니다. 알 나스르 선수들은 홈팬들 앞에서 오늘 경기와 같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줄까요? 아니면 호흡을 가다듬고 더욱 멋진 공격을 보여주게 될까요?

 

 

(우승을 확정지은 후 세리모니 중인 알 힐랄 선수들... 이영표는 어디에????)

 

 

한편 이영표가 리그 19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한 알 힐랄은 알 라스에 있는 알 하즘 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하즘과의 원정경기에서 알 하즘을 0대 2로 꺾고 19전 16승 2무 1패 승점 50점 (52득점 15실점)으로 리그 종료까지 3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2위 알 샤밥과의 승점차를 13점차로 벌리며 12번째 리그 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지난 2007/2008 시즌에서 우승한 이후 2시즌 만에 차지한 리그 우승입니다. 지난 2007/2008 시즌은 2위인 알 잇티하드와 22전 14승 6무 2패 승점 48점으로 동률을 이루었으나 양팀간의 경기에서 1승 1무를 거두었던 알 힐랄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그것도 리그 최종전에서 승부가 갈려 더욱 극적이었죠.

 

지금까지 열린 리그 전경기에 측면 수비를 책임지며 15실점이라는 리그 최소 실점으로 우승하는데 기여한 이영표는 2004/2005시즌 PSV아인트 호벤에서의 우승 이후 오랜만에 소속팀의 리그 우승에 일조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현재 알 힐랄의 감독인 게릭 에레츠 감독이 PSV 아인트 호벤 선배이기도 합니다. 아인트 호벤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고, 2002 월드컵 이후 히딩크 감독이 부임하기 직전의 감독이기도 했으니까요. 

 

 이영표 선수~!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