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7일 오후 8시 반 리야드에 있는 킹 파하드 인터내셔날 스타디움에서 알 나스르와 알 와흐다간의 7라운드 경기가 열렸습니다. 7라운드는 원래 10월 28일에 예정되었지만 일정 조절에 따라 이제서야 열리게 된 것이죠.
지난 경기에 이어 오늘 경기에도 주전 공격수 무함마드 알 사흘라위와 주장 후세인 압둘 가니는 결장입니다. 후세인 압둘 가니는 부상으로 인한 이탈로 알고 있는데, 무함마드 알 사흘라위의 계속되는 결장사유는 잘 모르겠네요. 몇 경기 연속 결장할 거라고 보던데 말이죠. 지난 경기와 달리 오늘은 지난 경기에서 교체 출전했던 파스칼 페인두노가 선발출장하여 리얀 빌랄, 사아드 알 하르시와 함께 공격을 주도하고 있고, 지난 경기에 참가하지 못했던 호삼 갈리는 잉글랜드 순회공연 (잉글랜드와의 친선전)을 마치고 돌아와 선발 출장했습니다. 변태 스쿼드 속에 지난 경기에 출전했던 피게로아와 이천수는 선발에서 제외되었습니다. 피게로아가 선발출장하지 않은 경기는 이번 시즌들어 거의 처음인 것 같네요... 그 외에 몇몇 주전 선수들도 결장한 상황이고 보면 집중해야 할 리그 막판들어서 알 나스르는 주전 스쿼드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이상한 상황에 있습니다.
알 힐랄처럼 여유있게 순위를 확정지어 여유를 부릴 처지도 아니고 (물론, 알 힐랄의 주전은 부상으로 인한 이탈 외에는 계속해서 출장하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리그를 포기하고 리빌딩을 위한 후보 선수들의 경험축적이 필요하다며 포기할 상황도 아님을 생각한다면 여러가지로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오히려 알 나스르는 3위 도전을 위해서는 남은 경기 전승을 거둔 후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상황인데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 부상 및 뭔가 다른 이유로 타포지션의 주전 선수들과 더불어 팀내 득점 순위 1~3위 선수가 전부 선발출장을 하지 않고 있네요. 교체 선수들도 대부분 비주전급, 혹은 어린 선수들. 이천수가 연속 결장하던 상황과는 또다른 상황이군요. 게다가 계속되는 불안정한 스쿼드 속에 오늘도 조지 다 실바 감독은 지난 경기에 이어 2게임 연속으로 관중석에서 무전기로 경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기는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재미없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팀 모두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오늘 경기에서 가장 기대되는 공격수인 페인두노도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라고 공격수를 단기임대해 온 것은 아닐텐데!!! 단기 임대는 현 FC 서울의 데얀(2006년 알 아흘리 임대 시절 8경기 출전 7골 득점)처럼...^^) 전반 30분이 되어가는 현재 양팀 모두 사이좋게 옐로카드 한장 씩 받은게.... 전붑니다.. 지난 경기에 이어 박진감 내지는 긴장감과는 거리가 먼 경기 진행 중입니다.
차라리 어제 운좋게 인터넷 중계로 봤던 폭설 속 강원FC 대 FC서울의 경기가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J리그의 경우 주요 경기는 알 자지라 스포츠를 통해서도 아랍지역에 소개가 되는데, K리그도 이런 것들을 잘 준비해서 해외에도 소개시킬 수 있으면 좋겠더군요. 감독이든, 선수든 교류가 생기고 있는데 말이죠. 이런 잡얘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경기가 정말 지루합니다... 지난 경기보다도 더 말이죠... 그렇게 지루하게 진행되던 경기는 0대 0으로 전반전을 마칩니다.
후반들어 알 나스르는 2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4-3-3 포메이션에서 4-4-2 (같기도, 3-5-2 같가도 한...)로 전열을 가다듬습니다. 이번 시즌 알 나스르 경기를 보면서 하프타임 교체 2명은 처음 보는것 같군요. 그나마 교체된 2명도 비주전급 선수들입니다. 오늘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대부분 비주전, 혹은 어린 선수들이라 리그 성적을 감안할 때 두 경기 연속 납득하기 힘든 변태 스쿼드와 평소에 보기 힘든 교체를 선보이고 있는 다 실바 감독의 의중이 뭔지, 부상 외에 결장한 선수들은 팀내 문제인건지 잘 모르겠네요.
후반들어 패스미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알 나스르의 수비진입니다. 이런 모습은 평소에는 그다지 볼 일이 없는 풍경인데 뭔가 불안정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는 알 나스르의 선수들입니다. 그래도 후반들어 무료하기만 했던 전반보다는 양팀 모두 박진감이 살짝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알 나스르 선수들은 골보다는 카드수집에 더 열을 올리고 있네요. 후반 15분까지 60분 동안 5명이 옐로카드를 받는군요.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는 선수만 없으면 좋을텐데 말이죠.
팽팽하던 경기의 흐름은 후반 20분 전반에는 보이지 않았던 파스칼 페인두노의 선제골로 균형이 깨집니다. 문전 혼전 속에서 날린 슛이 골로 연결된 것이죠. 페인두노에게 연결되기 전 호삼 갈리가 수비수의 발목을 강타하는 태클이 있었기에 알 하즘 선수들이 심판에게 이를 항의했지만 오히려 경고만 먹습니다. 선제골을 넣은 이후 공세가 살아난 알 나스르의 공격진입니다. 관중석이 조금씩 시끄러워지고 있네요.
[알 나스르 1:0 알 와흐다] 알 나스르의 승리를 결정지은 파스칼 페인두노의 결승골!
후반 28분 알 와흐다 공격수의 날카로운 중거리슛이 있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힙니다. 동점을 향한 알 와흐다 선수들의 노력은 2%가 부족한 모습으로 기회를 자꾸 놓치고 맙니다. 오늘 경기를 이기면 알 아흘리를 제치고 5위가 될 수 있는데 말이죠. 일단 선제골을 넣은 알 나스르 선수들이 좀더 여유있게 경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반만해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파스칼 페인두노가 후반들어 선제골을 넣은 이후로 플레이에 탄력을 받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기는 후반 막판으로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습니다.오늘 한 경기에만 양팀 합쳐 9개 (알 나스르 6개, 알 와흐다 3개)의 옐로카드가 나옵니다. 결국 알 나스르에서는 후반 42분 경고누적으로 인한 레드카드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옐로카드가 워낙 많이 나온 탓인지 주심이 기록지를 한참 들여다보고서야 레드카드를 꺼냈을 정도니 말이죠. 알 나스르는 결국 10명의 숫적 열세 속에서 남은 경기를 치뤄야 합니다. 이런 경기일수록 추가시간이 길죠. 추가시간 4분 주어집니다.
추가시간 1분 공중볼 경합을 벌이던 알 나스르의 골키퍼가 충돌 후 땅에 떨어지면서 고통을 호소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면서 경기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습니다. 숫적 열세 속에서 알 나스르 선수들은 알 와흐다의 강공으로부터 동점골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온 몸을 던지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6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진 경기는 결국 숫적 열세 속에서도 선제골을 잘 지켜낸 알 나스르의 1대 0 승리로 끝납니다.
최종 21, 22라운드를 앞두고 벌어진 잔여 경기 2경기를 전부 1대 0 승리로 마무리 짓는 알 나스르 입니다. 사정이야 어찌되었던 두 경기 연속 변태 스쿼드를 선보인 다 실바 감독의 선수기용은 경기 내용에서는 큰 점수를 주긴 힘들지만 결과적으론 성공한 셈이 되었습니다. 오늘 경기의 승리로 알 나스르는 20전 10승 7무 3패 승점 37점 (32득점, 21실점)으로 알 아흘리와의 승점을 9점 차이로 벌리며 최소 리그 4위를 확정지었습니다.
3월 14일과 18일 오후 8시 반 (사우디 시간)에 모든 경기가 동시에 열리는 21, 22라운드의 관전 포인트는 2~4위 팀들인 알 샤밥, 알 잇티하드, 알 나스르의 최종 순위 및 강등권 팀들인 알 라이드, 알 까다시야, 나즈란의 최종 순위입니다.
2위 알 샤밥 (승점 40점)과 4위 알 나스르 (승점 37점)의 승점차가 3점차로 좁혀졌기 때문에 잔여 경기 결과에 따라서는 현재 2~4위 순위가 충분히 바뀔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3위와 4위의 차이가 큰데, 3위에겐 AFC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과 상금이 걸려있죠. 4위는 둘 다 없구요.
남은 일정 상으로 가장 유리한 팀은 바로 알 나스르입니다. 자신보다 순위가 낮은 8위 팀인 알 파티흐FC (21 라운드)와 강등권에 있는 10위 팀인 알 라이드 (22라운드)를 남겨두고 있으니까요. 2위인 알 샤밥은 비교체험 극과 극이라 할 수 있는 일정이 예정되어 있는데, 21라운드에서는 1위 팀인 알 힐랄과 시합이 있고, 22라운드에는 11위 팀인 알 까다시야와의 시합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작 최악의 일정은 알 샤밥과 알 나스르 사이에 끼어있는 3위팀 알 잇티하드의 일정입니다. 21라운드에서는 5위 팀인 파리아스 감독의 알 아흘리와, 22라운드에서는 1위 팀인 알 힐랄과의 시합이 예정되어 있거든요. 두 팀 모두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벅찬 상대라 알 나스르가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길 경우, 알 잇티하드는 최소한 1승 1무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최소한 3위를 확정지을 수 있습니다. 1승 1패나 1무 1패, 혹은 2패를 거두면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에서 4위로 추락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거든요. 이미 포항과의 AFC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전까지만 해도 리그 선두를 다투다가 (알 잇티하드로서는) 예상 외의 패배 이후 선두 경쟁에서 탈락한데다 칼데론 감독마저 경질되는 상황을 맞이했으니까요. 무엇보다 최종전 상대인 알 힐랄이 이번 시즌 양팀간 첫대결에서 5대 0의 충격적인 패배를 안겨주었던 터라 설욕전의 의미도 있어서 더더욱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남은 최종 2라운드에서 2~4위팀인 알 샤밥, 알 잇티하드, 알 나스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덧붙임:
1) 남은 21~22라운드에는 현재까지 알 힐랄 위주의 편성으로 알 나스르 경기의 방송편성이 안되어 있기에 갑작스레 중계해주는 채널이 없는 한 이번 시즌 알 나스르 리그 경기의 문자중계식 포스팅은 어제 경기로 마지막입니다. 혹시나 남은 경기에서 이천수가 골이라도 넣지 않는 한 출전 여부는 확인조차 힘들 것 같네요.
2) 21라운드의 경우 큰 의미는 없지만 알 힐랄 경기는 현재 쓰고있는 방식대로 포스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최종 22라운드는 어떤 경기가 편성되어 있던 이런 식으로는 포스팅할 계획이 없습니다. 22라운드가 열리는 18일에는 휴가를 떠나 다른 나라에 있을 것이기에 방송을 아무래도 못보게 될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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