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챔피언스컵] 4강전 빅매치 결정!

오래만에 전해드리는 사우디 리그 소식입니다.

리그 종료 시점에 잡힌 제 휴가일정으로 전해드리지 못했던 약 1달간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사우디 축구연맹 로고) 

 

 

1. 09/10 시즌 종료 (3월 22일)

이미 우승을 확정지은 알 힐랄과 한때 시즌 초반 알 힐랄과 리그 우승을 다투다 4위까지 떨어질 뻔 했던 알 잇티하드의 2위 확정, 그리고 2002/2003 시즌 이후 오랜만에 3위 자리를 되찾은 알 나스르의 극적인 도약과 함께 시즌을 종료했습니다. 오랫동안 2위에 있으면서 여유있게 시즌을 마감할 것으로 보였던 알 샤밥은 막판에 뒷심부족을 들어내며 4위로 시즌을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즌 순위에 따라 알 힐랄, 알 잇티하드, 알 나스르가 내년도 AFC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확보했고, 알 라이드와 나즈란이 다음시즌 2부리그로 강등이 확정되었습니다.

 

이번 시즌 막판 AFC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확보하려는 상위권 팀들과 2부 리그로 떨어질 강등권 팀들의 운명을 바꿔놓은 주인공은 이번 시즌 10위로 강등권을 탈출한 알 까다시야 입니다. 20주차까지 치열한 강등권 탈출 경쟁을 벌이는 처지였지만 21~22주차 경기에서 알 잇티파끄와 알 샤밥을 연달아 격파하며 여유있게 강등권을 탈출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고 자신했던 알 샤밥을 4위로 밀어내으니까요.

 

21주차 경기에서 알 아흘리를 0대 1로 이긴 알 잇티하드는 이번 시즌 첫대결에서 5대 0 참패의 굴욕을 안겨 준 알 힐랄을 홈에서 맞이하여 전반 2분 만에 야세르 알 까흐따니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지난 첫 대결에서의 악몽을 재현하는 듯 했으나, 후반에 2골을 만회하며 경기를 뒤집어 알 힐랄에게 올 시즌 2번째 패를 안겨주며 2위가 되었습니다.

 

21주차 경기에서 알 파티흐FC를 0대 2로 꺽으며 3위 도전의 희망을 살린 알 나스르는 기필코 강등을 피해보려는 알 라이드를 상대로 전반에만 5골을 주고받는 난타전 속에 4대 2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오랜만에 리그 3위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조지 다 실바 감독은 시즌 초반의 무재배 및 시즌 막판 주전들의 이탈로 인한 변태 스쿼드를 운영할 수 밖에 없던 온갖 악재를 딛고 팀을 7시즌만에 리그 3위에 올려놓으며 리그 상금과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안겨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반면 파리아스 감독은 막판 2경기서 연패를 당하며 같은 승점에도 불구하고 골득실에서 밀려 알 와흐다에 이어 5위로 마감하며 사우디 리그에서 첫 굴욕을 맛봤습니다. 한때 4위 자리를 도전할 기회도 있었지만, 결국은 잡지 못했네요. 리그 4위가 상금이나 AFC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획득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왜냐구요???

 

이번 시즌 크라운 프린스컵과 프린스 파이살 컵마저 알 힐랄이 독식하였기에 사우디챔피언스컵 진출팀은 1~6위 팀인 알 힐랄, 알 잇티하드, 알 나스르, 알 샤밥, 알 와흐다, 알 아흘리에 이어 리그 7~8위팀인 알 하즘, 알 파티흐FC로 확정되었습니다.

 

 

2. 사우디챔피언스컵 8강전

사우디챔피언스컵은 정규 시즌 종료 후 열리는 컵대회로 리그보다 보다 많은 상금이 걸려있고, 우승팀에겐 사우디에 할당된 마지막 AFC 챔피언스 리그 지출권이 주어지는 의미있는 대회입니다. 07/08 시즌에 처음 개설된 대회로 지난 두 대회는 모두 알 샤밥이 우승을 차지하며 알 힐랄이 아직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유일한 대회이기도 합니다. AFC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활약을 기대하며 시즌 중반에 영입되었으나 조별예선 탈락의 위기에 있던 파리아스 감독에겐 면죄부가 될 수도 있는 다음 시즌 진출권을 노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합니다.

 

1) 알 힐랄 vs 알 파티흐FC

   1차전 (3:1) / 2차전(0:5) => 8:1 (알 힐랄 준결승 진출)

   - 알 파티흐 FC가 이번 시즌 모든 대회에서 극강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알 힐랄을 상대로 이길 수 있으리라 예상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겠습니다만... 너무나도 싱겁게 승패를 결정지었습니다. 더군다나 원정경기로 치뤄진 2차전에선 홈팀인 알 파티흐FC에게 충격과 공포의 0대 5 패배를 안겨주며 쐐기를 박았습니다.

 

2) 알 샤밥 vs 알 와흐다

   1차전 (1:0) / 2차전 (0:0) => 1:0 (알 샤밥 준결승 진출) 

   - 사우디챔피언스컵 3연패에 도전하는 알 샤밥도 가볍게 알 와흐다를 제치고 준결승에 선착했습니다.

 

3) 알 잇티하드 vs 알 하즘

   1차전 (4:1) / 2차전 (0:0) => 4:1 (알 잇티하드 준결승 진출)

   - 리그 중반의 침체기를 딛고 막판 흐름을 타면서 힘을 되찾은 알 잇티하드에게 알 하즘은 상대가 되지 않죠. 가볍게 준결승 진출!

 

4) 알 아흘리  vs 알 나스르

    1차전 (0:3) / 2차전 (3:1) => 3:4 (알 나스르 준결승 진출)

  - 이번 8강전에서 가장 치열한 시합을 벌인 두 팀입니다. 파리아스 감독에게는 리그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노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1차전 홈경기에서 알 나스르에게 0대 3으로 대패를 당했기에 2차전은 이를 극복하고자 더욱 치열한 시합을 펼쳤습니다만, 결국 1차전 0:3의 패배를 극복하기엔 1골이 부족했습니다.

 

결국 알 아흘리는 시즌 중반에 감독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불구하고 리그에서의 부진에 이어 사우디챔피언스컵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여 다음 시즌 진출권 도전에 실패했고, 설상가상으로 며칠 뒤에 펼쳐진 AFC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에서 예선탈락을 확정지으며 사우디에서의 파리아스 매직을 꽃피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네요. 감독 교체를 위한 미션에 하나도 성공하지 못한 그에게 알 아흘리 구단은 그에게 신뢰를 보내주는 인내심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래서 준결승전에 진출할 4팀이 결정되었고, 아주 기가막힌 대진표가 확정되었습니다.

 

알 힐랄 vs 알 나스르의 리야드 더비!!!!

1차전: 알 나스르 vs 알 힐랄- 킹 파하드 인터내셔날 스타디움 (4월 20일 오후 8시 30분)

2차전: 알 힐랄 vs 알 나스르- 킹 파하드 인터내셔날 스타디움 (5월 2일 오후 8시 30분)

 

- 이번 시즌 리그 1차전에선 무승부, 2차전에선 알 나스르의 승리, 크라운 프린스컵 8강전에선 알 힐랄의 승리로 이번 시즌 1승 1무 1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한 두 팀이 사우디챔피언스컵 준결승에서 만났습니다. 사우디챔피언스컵 트로피를 아직 들어올리기는 커녕 결승전에도 진출해보지 못한 알 힐랄에게는 지난 두차례 대회에서 패배를 안겨준 알 잇티하드(07/08시즌)와 알 샤밥(08/09시즌)을 피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알 나스르가 무난한 상대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과연 알 힐랄은 이번 시즌 보여주고 있는 파죽지세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요?

 

알 샤밥 vs 알 잇티하드의 빠른 대결. 알 잇티하드는 컵대회에서 2번째 복수혈전에 성공할 것인가??? 

1차전: 알 잇티하드 vs 알 샤밥-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살 스타디움 (4월 21일 오후 8시 30분)

2차전: 알 샤밥 vs 알 잇티하드- 킹 파하드 인터내셔날 스타디움 (5월 3일 오후 8시 30분)

- 07/08, 08/09시즌 사우디챔피언스컵 결승전에서 만난 두 팀이 이번엔 준결승전에서 만났습니다. 지난 두차례 결승전에선 모두 알 샤밥이 승리를 거두면서 컵대회 우승 트로피를 획득했었습니다. 지난 두차례와 달리 조금 빨리 준결승전에서 만난 두 팀의 시합. 알 잇티하드는 지난 2년간 알 샤밥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하고 결승에 진출할 수 있을까요?

 

3~4위전: 5월 6일 오후 8시 30분

결승전: 5월 7일 오후 8시 30분

 

두 시합의 승자가 결승전에서, 패자가 3-4위전에서 만납니다. 8강전과 4강전 모두 원정 다득점 우선의 홈&어웨이 방식으로 치뤄지는데 비해 결승전과 3-4위전은 단판 승부로 승부를 가리게 됩니다. 아울러 리그 1~4위팀이 준결승에 진출하게 되었기에 컵대회 우승 여부에 상관없이 남아있는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은 알 샤밥에게 돌아가게 될 것 같네요.

 

극강의 포스를 과시하고 있는 알 힐랄이 크라운 프린스컵 우승, 정규 리그 우승에 이어 한번도 밟아보지 못한 사우디챔피언스컵까지 우승하며 트래블을 달성할 수 있을지, 사우디챔피언스컵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알 샤밥이 이번에도 우승하여 3연패를 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네요. 알 힐랄에서 뛰고 있는 이영표도 시즌은 끝났지만 컵대회와 AFC 챔피언스 리그 출전으로 인해 월드컵직전까지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게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