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휴가는 아브하=>젯다->암만->젯다->두바이->서울->두바이->젯다->아브하 일정을 잡아두었습니다.
요르단 암만은 12년전 제 해외생활의 첫 시작지이기도 해서 언젠가는 다시 가보겠다는 마음만 있다가 이제서야 기회를 잡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친한 선후배가 있다는 것도 큰 이유였죠... 관광보다는 지인들을 보기 위해 가기로 마음먹은 거죠.
부득이하게 암만에서 두바이로 바로 거치지 않고 젯다를 거쳐 가게된건 돌아올때까지의 일정을 고려했을 때 항공임이 더 비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돌게 짜버렸습니다. 항공임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나중에 아시게 될겁니다...^^
아무튼 젯다발 암만행 비행기가 오전 비행기인 관계로 부득이하게 환승의 문제가 있을까 싶어 아브하에서 아예 전날 밤에 올라와 버렸습니다. 사우디 항공 비행기들은 뜬금없이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비행기를 놓칠까 겁이 났다고 할까요.
하룻밤 자고 가는데 게스트하우스를 가기도 하고 뭐해서 회사 동료 방에 자리가 있어 신세를 지게 됬는데, 결국 하루를 새벽 4시부터 시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천둥 같은 코고는 소리에 잠을 깰 수 밖에 없었거든요. 계속되는 코고는 소리에 정신줄을 놔버린 나는 잠결에 오늘 휴가 못 떠나는거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답니다. 평소 카미스에선 에어컨을 켜고 잘 일이 없었던 터라 잠결에 들리는 에어컨 소리가 비오는 소리로 들리더군요. 작년 젯다 물난리나던 날 마침 젯다에 있었던 터라 더더욱 무섭게 느껴질 수 밖에요... 에어컨 소리인줄 알고 한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억지로 눈을 감아도 잠은 오지 않더군요. 폭풍 같은 코고는 소리가 지나간 뒤엔 파즈르 예배시간을 알리는 아잔 소리가 귓가를 강타했으니 말이죠...
어설프게 잠을 자 멍한 상황에서 여유있게 젯다 공항에 도착하여 비행기를 기다렸습니다. 공항에서 기다리다 보니 젯다를 연고지로 삼고 있는 양대 구단인 알 아흘리와 알 잇티하드 선수들이 눈 앞에 지나가더군요. 요르단 여행 중이라 최종전 경기를 못 봤지만, 알 잇티하드에겐 2위 확정이라는 아쉽지만 그대로 최고의 결과를, 알 아흘리에겐 6위로 추락한 최악의 결과를 맞이하기 전이었네요.
아무튼... 암만행 비행기 SV631편에 몸을 실었습니다. 맥도널드 더글라스사의 MD-90이란 소형기종으로 카미스-젯다를 오가는 로컬 항공기와 같은 기종입니다.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앉아 얼마전 산 DSC-TX7으로 이곳저곳을 찍어 보았습니다. DSLR 들고 두리번 거리긴 아무래도 부담스러워서 말이죠.
(저 멀리 보이는 것이 특정기간에만 문을 여는 성지 순례 전용 터미날, 그리고 대기 중인 사우디 항공 비행기들)
다행히 좌석은 이코노미석 가장 앞자리를 주어 발 뻗기에도 편한 여유공간이 있었지만... 하필이면 옆좌석 손님들 때문에 평탄치 못한 비행길이 될지는 그땐 미처 몰랐습니다.
(다리가 그다지 길지 않은 편이기에 더더욱 넓게 느껴진 앞 공간)
(뒤늦게 탑승을 서두르고 있는 승객들. 앞에 선글라스 낀 두 명은 요르단인 내지는 외국인, 뒤에 얼굴 가리고 있는 여성분은 사우디 여성으로 추정된다.)
카미스-젯다를 오가는 MD-90과 같은 작은 소형 기종이지만, 내부는 늘 보아오던 것과는 달리 나름 최신 기종이었습니다. 못보던 실내 디자인이더군요.
(이런건 새삼스러울 것 없는 뻔한 디자인)
(확실히 새로운 느낌의 윗 장식. 하지만 승무원 호출 등은 좌석에 스위치가 없어 팔을 뻗어 직접 눌러야 한다는.....)
이러고 디카질 하는 동안 비행기는 이륙하여 암만을 향해 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바라본 젯다의 풍경. 의외로 물이 많죠???^^)
의외로 물이 많은 풍경도 잠시. 산악지형, 아니면 사막지대인 무료한 풍경이 계속됩니다.
(전형적인 사우디의....)
안정적인 비행길에 접어들자 기내식으로 점심이 나옵니다.
(디저트와 샐러드 포장재에 붙어 있는 가격 태그는 사우디 항공에서 흔히 볼수 있는....)
(메인 메뉴입니다.)
(드레싱을 뿌려 준 샐러드)
(디저트용 케익. 느끼해 보여 결국 먹기를 포기했던...)
기내식을 먹고 있는 동안 기내방송을 통해 요르단으로 넘어왔음을 승객들에게 알려줍니다...
"현재 여러분은 사우디-요르단 국경을 지나고 있습니다. 목적지인 암만 퀸 알리아 국제 공항의 날씨는 구름이 낀 날씨이며 현재 온도는 섭씨 17도로....!!! (이하 생략....)" 사우디보다 1시간 느린 시차 외에도 온도차도 만만치 않았던 것입니다!!! 출발 당시 젯다의 기온은 섭씨 32도였는데 말이죠... 기온차만 거의 두 배에 육박하는 그런 쌀쌀한 날씨의 암만을 향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난 반팔 입었는데...ㅠㅠ)
사우디 사막지대 외 요르단 사막지대의 큰 차이라면 아무래도 모래 색깔을 들 수 있겠네요. 요르단 쪽 모래 색깔이 좀더 붉은 끼가 많이 돌더군요.
계속 창 밖을 내다보니 이상한 원형들이 눈에 띕니다. 회전형 스프링 쿨러가 장착된 무슨 농경지라는데, 참 묘한 느낌이더군요.
(구름 속에 가려 안 보이나 싶었지만...)
(이 원형 농경지(?)는 한동안 계속 보였습니다...)
점점 길이 뻗어 있으며 도로망도 보이면서 목적지인 암만에 다가옴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느덧 갈색 지대는 끝나고 녹색 지대가 펼쳐집니다.
네... 요르단은 마냥 사막지대이지는 않습니다.
암만 공항이 점점 다가옵니다.
비행기는 약 2시간 5분 간의 짧은 비행을 마치고 착륙을 준비합니다.
비행기는 목적지인 퀸 알리아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국제 공항이라 하기엔 고속버스 터미널보다도 작아 보이는 협소한 터미날이긴 합니다만, 기존의 1~2 터미널 외에 제3 터미널이 신축 중입니다. 그런다고 공항 크기가 확 달라질 것 같진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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