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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SPL] 사우디 리그 09/10 시즌 간단 리뷰

둘뱅 2010. 5. 14. 19:02

 

 

지난 주에 있었던 알 힐랄과 알 잇티하드의 사우디 챔피언스컵 결승전을 끝으로 사우디 리그 09/10시즌은 막을 내렸습니다. 개인적으론 휴가와 젯다 이전 등으로 인해 경기를 볼 수 없었기에 예전처럼 포스팅을 할 수 없었지만요. 주요 팀들을 기준으로 이번 시즌을 간략하게 정리해 봅니다.

 

1위 알 힐랄 (지난 시즌 준우승)

- 성적: 리그 우승/크라운 프린스컵 우승/사우디 챔피언스컵 준우승/AFC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통과/다음시즌 AFC챔피언스 리그 참가

- 요약: 쿼드러플에 도전할 기세였으나... 화룡정점에 실패하면서 현실은 트래블 도전으로!

이번 시즌 알 힐랄은 22경기 56득점 18실점의 리그 최다 득점과 최소 실점을 기록하는 공수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압도적인 독주태세 속에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리그에서의 옥에 티라면, 알 나스르에게 당한 시즌 첫 패와 최종전에서 알 잇티하드에게 당한 패배 정도?

 

리그를 압도하는 전력으로 크라운 프린스컵도 가볍게 우승하고, 07/08 시즌 처음 시작된 이래 한 번도 결승전에 진출해보지 못했던 사우디챔피언스컵 결승에 진출하여 리그 트래블에 도전했으나, 3년 연속 결승에 진출했던 알 잇티하드에게 승부차기패를 당하며 사우디 챔피언스컵 첫 우승과 리그 트래블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하는 아쉬움을 남긴 시즌이었습니다. 

 

하지만, AFC 챔피언스 리그 8강에 진출하며 이번 시즌 트래블에 대한 도전은 진행 중입니다. 정상에 도전하기 위한 전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으니까요. 

 

 

2위 알 잇티하드 (지난 시즌 우승)

- 성적: 리그 준우승/크라운 프린스컵 16강 탈락/사우디 챔피언스컵 우승/AFC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탈락/다음시즌 AFC챔피언스 리그 참가

- 요약: 천당과 지옥을 오간 극적인 시즌. 알 잇티하드 극장!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인 알 잇티하드는 시즌 초만 해도 연승 모드를 달리며 1위 탈환을 노리는 알 힐랄과 치열한 선두다툼을 예고했었습니다... AFC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포항을 만나기 전까지는요. 일본에 일찌감치 가서 현지 적응도 해가며 여유를 보였지만, 결국 그들에겐 듣보잡이었던 포항에게 우승을 넘겨주고 말았죠. 그 후 상당한 후폭풍이 찾아왔습니다. 알 힐랄에게 당한 충격적인 5:0 패배와 더불어 3패를 당하며 선두 경쟁에서 밀려나 한 때는 3위 마저도 아슬아슬한 상황까지 떨어졌었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 칼데론 감독이 경질되었으니까요.

 

이러한 극적인 흐름과 반전이 거듭된 알 잇티하드 극장의 조연들은 알 힐랄과 알 나스르였습니다. 우승 경쟁에서 이탈되고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알 힐랄에게 당한 5:0 참패 이후 만난 알 나스르와의 이번 시즌 첫 대결에서 패배하자마자 칼데론 감독이 경질되는 사태를 만들었으니까요. 하지만 승점차가 갑자기 좁혀지며 3위 자리마저 위태롭던 시점에서 3위에 도전하던 알 나스르와 만난 두번째 대결에서는 첫 경기에서의 패배를 설욕하면서 잃었던 흐름을 회복하며 승점을 쌓아가며 결국 시즌을 2위로 마감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 있었던 크라운 프린스컵에서는 다음 시즌 강등팀인 나즈란에게 첫 경기에서 일격을 당하며 8강 진출에도 실패하기도 하였습니다.

 

또다른 조연 알 힐랄. 듣보잡 포항에게 당한 패배 후유증이 가시기도 전에 5대0 참패를 안겨준 장본인이었습니다. 06/07 시즌 이후 서로 우승을 다투는 라이벌에게 당한 패배였기에 더더욱 뼈저릴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이 굴욕은 결국 리그 최종전과 사우디 챔피언스컵 결승전에서의 승리로 설욕하는데 성공하고야 말았습니다. 리그 최종전에서의 승리로 극적으로 2위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었고, 사우디 챔피언스컵에서는 지난 두 대회 결승전에서 패배를 안겨주었던 알 샤밥을 준결승에서 이기고 올라와 우승 도전 삼수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었으니까요. 결승전 상대가 알 힐랄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을 듯 싶네요...

 

하지만... AFC챔피언스 리그에서는 조별예선 통과에 실패했다는 거....

 

 

3위 알 나스르 (지난 시즌 5위)

- 성적: 리그 3위/크라운 프린스컵 8강 탈락/사우디 챔피언스컵 3위/AFC챔피언스 리그 해당없음/다음시즌 AFC챔피언스 리그 참가

- 요약: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나름 대박!

선수단의 주요 선수들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하며 개편된 팀은 시즌 전 친선 경기를 통해 막강화력을 보여주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개막전이 신종 플루로 연기되면서 시작부터 흐름이 꼬이자 시즌 전 보여주던 화력을 잃고 무재배에 몰두했습니다. 팀의 공격력이 비교적 견고한 수비력 (리그 최소 실점 2위/리그 최소 패배 2위)을 받혀주지 못하는 상황이었던거죠. 계속되는 무재배 속에 팀은 기대와 달리 리그 7~8위에서 맴돌았으니까요.

 

하지만... 2009년 12월 31일 알 힐랄과의 시즌 2번째 대결에서 예상을 뒤엎고 승리를 거두면서 살아난 흐름은 연속 무재배가 아닌 연승 모드의 신바람을 탈 수 있었습니다. 계속되는 연승 속에 중위권에 머물던 팀도 한두계단씩 순위를 끌어 올리며 몇 시즌 만에 상금과 AFC 챔피언스 리그 출전권이 걸려 있는 3위에 도전할 수 있는 기대감을 높여나갔습니다. 승점을 좁히며 멀어만 보였던 3위 자리가 눈 앞에 다가온 순간 만난 3위 알 잇티하드에게 일격을 당하며, 도전에 실패할 것 같았지만 결국은 마침내 리그 최종전에서 3위에 올라서며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알 나스르의 3위 입성은 일정 상으로 하위권 팀들과의 시합이 이어지는 메리트도 있었지만, 주요 선수들이 스쿼드에서 대거 이탈하는 악재 속에 거둔 성과라 더욱 뜻깊었을 것입니다. 주장인 후세인 압둘가니의 부상으로 인한 시즌 아웃, 믿음직한 센터백 에데르 가우초의 이적, 알 아흘리에서 영입한 무함마드 이드 알-비쉬의 데뷔전 부상으로 인한 장기 결장 (이상 수비진), 이천수와 호삼 갈리의 팀이탈 (이상 미드필더진), 주포인 무함마드 알 사흘라위의 잦은 결장 (공격진) 등 각 포지션의 주요 선수들이 교대로 이탈하면서 궁여지책으로 돌릴 수 밖에 없었던 변태 스쿼드가 의외의 성과를 거두며 3위에 오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기세를 모아 사우디 챔피언스컵에서도 3위로 선전하며 몇 시즌간 남의 이야기였던 상금 수입만으로 2백 5십만 리얄 (약 7억 5천만원)을 벌었다는 것이 팀 경영진에게는 더욱 좋은 소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주 어려웠을 때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급여체불 등 알 나스르의 재정상황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니까요. 게다가 내년 시즌엔 성적에 따라 보다 많은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AFC챔피언스 리그 진출권도 확보했으니 말이죠... 

 

하지만 이번 시즌 중 알 샤밥에게 유일하게 당한 2패와 크라운 프린스컵에서도, 사우디 챔피언스컵에서도 리야드 더비 상대팀인 알 힐랄을 극복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던 것이 조금은 아쉬울지도 모르겠네요...

 

 

4위 알 샤밥 (지난 시즌 4위)

- 성적: 리그 4위/크라운 프린스컵 4강/사우디 챔피언스컵 4위/AFC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통과/다음시즌 AFC챔피언스 리그 참가

- 요약: 뒷심 부족!

알 잇티하드가 휘청거리는 사이에 2위에 오른 뒤 승점을 쌓아나가 한 때는 3, 4위와의 승점차를 확실하게 벌려나가며 2위를 굳혀나가는 듯했으나, 시즌 막판 흔들리며 결국은 4위까지 떨어진 채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시즌 후반에 이어진 무승부와 연패가 결국 독이 되고 말았죠. 시즌 최종전에선 하위권팀에게도 지고 말았으니 말이죠.

 

그리고 지난 두 대회에서 우승했던 사우디 챔피언스컵에서도 준결승에선 알 잇티하드에게, 3-4위 전에선 알 나스르에게 일격을 당하며 컵대회 창설 이래 처음으로 4위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리그 1~3위팀이 사우디 챔피언스컵에서도 1~3위를 차지해서 다음 시즌AFC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확보하게 되었지만요. 이번 시즌도 8강진출에 성공해서 우승 도전에 대한 꿈은 이어갈 수 있겠지만요.

 

 

6위 알 아흘리 (지난 시즌 3위)

- 성적: 리그 6위/크라운 프린스컵 2위/사우디 챔피언스컵 8강 탈락/AFC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 탈락/다음시즌 AFC챔피언스 리그 불참

- 요약: 더 이상 나쁠 수가 없다! 

AFC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서 일반의 예상을 깨고 젯다 더비의 라이벌 알 잇티하드를 꺽은 파리아스 매직에 매료된 경영진의 지름신 발동으로 무리하게 포항과의 계약이 종료되지 않은 파리아스 감독을 질러버리는 도박을 감행했지만, 결과는 대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2명의 브라질 공격수를 영입하면서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리그 성적은 전년도 성적보다 더 나빠졌고, 경영전이 무엇보다 많은 기대를 걸었을 이번 시즌 AFC챔피언스 리그에선 조별예선에서 탈락해 버렸으며, 다음 시즌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는 사우디 챔피언스컵에서는 알 나스르에게 지면서 일찌감치 탈락하는 등 그에게 걸었던 모든 기대와 미션을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으니까요. 그나마 크라운 프린스컵에서 2위를 차지한것을 위안거리로나 삼을 수 있을까요...

 

불안한 수비진 덕에 전반에 3골을 넣어도 안심하기 힘든 알 아흘리에겐 수비진 보강이 더 필요했다고 보여지는데 수비수를 내주고 공격력 강화를 시도한 것도 하나의 패착이었다고 봅니다. 쪽집게 강사를 불러와 단기에 승부수를 거두기엔 팀의 기반이 부족했던 거죠.

 

지금은 포항에 와있는 파리아스, 그리고 감독이 공석이 된 포항... 그들의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