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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SPL] 2010/2011 시즌 새소식, 송종국 이적한 알 샤밥은...

둘뱅 2010. 7. 3. 06:45

2010년 8월 14일 오후 9시45분 (사우디 시간) 알 파티흐 FC와 알 까다시야 간의 시합으로 개막을 알리게 될 사우디 리그는 2010/2011 시즌부터 우승팀 상금을 2백만 리얄에서 2백 50만 리얄로 늘리고, 기존의 12개 팀에서 2팀을 더 늘려 총 14개팀으로 운영됩니다.

 

리그 개편과 더불어 이번 시즌 2부 리그로의 강등이 확정되었던 나즈란과 알 라이드는 강등이 취소되어 잔류하게 되었고, 지난 시즌 2부 리그 1~2위팀인 알 파이살리와 알 타아운이 1부 리그로 승격하여 14팀으로 개편된 첫 시즌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시즌 경기수도 22라운드에서 26라운드로 늘어나게 됩니다.

 

두 팀이 추가되면서 한 라운드는 이틀에 걸쳐 3경기/4경기, 4경기/3경기, 혹은 2경기/5경기로 열리게 됩니다. 현재까지 발표된 1~5라운드의 일정을 보면 1~4라운드까지는 21:45~22:15 사이에 시작하고 5라운드부터는 20:30에 동시에 시작하는데, 1~4라운드의 경기가 늦게 시작하는 이유는 8월 11일부터 시작되는 예정된 라마단 때문입니다. 

 

경기 시각이 경기에 따라 다른 이유는 1일 단식의 종료 시점, 즉 마그립 예배시간이 지역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녁 예배 시간은 몇 시. 이렇게 일괄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고 실제 해가 뜨고지는 시간에 따라 결정이 되기 때문에. 지역마다 예배 시간이 다 다르거든요. 실제로 사우디 전역을 놓고보면 최대 한 시간 가량 (약 57~58분)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 2010/11 시즌 개막일인 8월 14일의 이샤 예배시간을 기준으로 삼자면

   담맘: 20시 18분에 시작

   리야드: 20시 29분에 시작

   아브하: 20시 38분에 시작

   알바하: 20시 44분에 시작

   젯다: 20시 55분에 시작 

   아르아르: 21시 00분에 시작

   타북: 21시 14분에 시작   

으로 예정되어 있거든요. 따라서 단식 시간도 담맘이 한 시간 먼저 시작해서 먼저 끝나고, 타북이 한 시간 늦게 시작해서 늦게 끝나게 됩니다.

 

이런 변화 속에 김남일 선수의 이적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뛰고 있는 러시아의 톰 톰스크로부터의 이적입니다. 아직 오피셜로 뜬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신문기사에서 비롯된 소식이니 두고봐야 알겠지만, 사실이라면 추운 동네에서 뛰다 뜨거운 동네로 옮겨오는 군요. 알 힐랄 임대 이적으로 사우디 리그에 처음 진출했던 설기현 이후, 알 힐랄로 이적한 이영표, 알 나스르 이적 후 팀을 나온 이천수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네번째 이적입니다. 현재까지는 이영표 선수만이 한 시즌을 제대로 마감하고 성공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네요. 지난 시즌 팀에서의 맹활약으로 사우디 축구팬들이 한국 선수하면 떠오르는 선수 1위가 되었으니 말이죠...

 

사우디 리그 소속팀들 중 그나마 이적할만한 팀들은 주로 리야드와 젯다를 연고지로 삼는 팀들입니다. 리야드를 연고지로 삼고 있는 알 힐랄, 알 나스르, 알 샤밥과 젯다를 연고지로 삼고 있는 알 잇티하드, 알 아흘리가 그런 팀입니다. 공교롭게도 지금까지 한국 선수들이 이적한 팀은 리야드 연고팀들이네요. 한국 선수를 두명씩 영입하는 팀은 없을 것 같으니 다음 이적 선수가 생기면 알 잇티하드나 알 아흘리로 이적할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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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예상이 어느 정도 맞아떨어져서 알 샤밥으로 김남일과 동시 이적설이 나돌던 송종국이 팀에 정식으로 합류했고, 정작 김남일은 알 아흘리 이적설이 사우디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외국인 3명에 아시아 쿼터 1명을 영입 가능한 사우디에서 한국 선수를 두 명씩 영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하구요.

 

그러면 송종국이 이적한 알 샤밥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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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샤밥 로고)

 

    : Al-Shabab

    : White Lions, The Sheikh

창단년도: 1947

홈 구 장: King Fahd Stadium (수용인원 67,000), Riyadh

    : Khaled Al Baltan

    : Edgar Ferreira (브라질)

소속리그: Saudi Premier League

홈페이지: http://www.shabab-club.com/

2009-10시즌 성적: 4 ( 12개팀)

 

아랍어로 청년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알 샤밥은 1947년 리야드에서 창단했습니다. 리야드에서 최초로 창단된 축구팀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이영표가 뛰고 있는 알 힐랄은 10년 뒤인 1957년에, 이천수가 뛰었던 알 나스르는 1955년에 창단되었으니 사우디 축구계에 선두주자였던 셈이죠. 창단 당시에는 샤밥 알 리야드 (리야드 청년이란 의미...)였으나 1967년 현재의 이름인 알 샤밥으로 개명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는 파란만장한 분열과 통합의 역사가 있었다고 하네요.

 

알 샤밥은 창단 당시부터 주요 임원진들간의 문제로 창단 자체가 불확실했으나 이 문제를 해결한 압둘라흐만 빈 사이드가 구단주로 취임하면서 정식으로 창단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창단 직전의 분열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10년 뒤인 1957년 팀의 주장 선임 문제로 발단이 된 새로운 갈등이 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초대 구단주인 압둘라흐만 빈 사이드가 뜻을 같이하는 몇 명의 동료들이 팀을 나와 새로운 축구단을 창단했는데, 이 팀이 오늘날 설기현과 이영표를 통해 우리에게도 익숙해진 알 힐랄입니다. 

 

팀을 창단한 압둘라흐만 빈 사이드가 팀을 떠난지 반년 만에 알 샤밥은 재정악화로 1년 반 동안 팀을 운영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 후 팀을 맡게 된 압둘라 빈 아흐메드 구단주는 혼자서 팀을 감당할 자신이 없자 해외로 휴가를 떠나기로 마음먹고 휴가 전 1군을 해체시켜 대부분의 선수가 알 아흘리와 알 힐랄로 떠나버렸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유스팀을 살려두었는데, 이는 유스팀의 압둘라흐만 빈 아흐메드가 팀을 책임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외로 휴가를 떠난 압둘라 빈 아흐메드 구단주가 팀으로 복귀하자 많은 그의 동료들이 팀으로 복귀하여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고무된 압둘라 빈 아흐메드 구단주는 유스팀의 자원을 바탕으로 1군팀의 재건을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팀을 떠났던 일부 선수들은 알 샤밥으로 복귀했고, 일부는 자신들의 새로운 팀에 정착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1957년 사우디 축구 협회가 창설되면서 모든 팀들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1960년 알 샤밥과 알 힐랄의 첫 공식경기였던 중부지방 킹 사우드 컵에서 3대 0으로 이겼다고 합니다. 리야드 이복형제 더비가 시작인 셈이죠.

 

창설 이래 분열과 파열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이어왔던 알 샤밥은 1960년대 들어 통합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팀에서 활약하고 싶은 팀이 되면서 1967년에는 알 나즈마 FC와 알 마레크 팀의 요청에 의해 이 세 클럽이 하나의 클럽이 되면서 기존의 이름을 버리고 현재의 알 샤밥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알 샤밥은 창단 이래 1975년에 딱 한번 2부 리그로 강등되었다가 한 시즌만에 2부 리그 우승을 하면서 1부 리그도 승격된 후 현재까지 1부 리그에서 뛰고 있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한가지 사실은 K리그에서는 아직도 시행되지 않은 강등제를 사우디는 수십년 전부터 운영해오고 있었다는 것이죠. 

 

팀의 컬러는 초기엔 흰색과 녹색이었고, 팀이 통합되어서는 오렌지색과 푸른색으로 바뀌었지만, 1977년에 현재의 팀칼러인 흰색, 회색과 검은색으로 바뀌었습니다. 현재의 홈저지는 검은색 바탕에 흰색 줄무늬가 들어가 있고, 원정 저지는 흰색 바탕에 검은색 줄무늬가 들어가 있습니다. 심지어 공식 홈페이지도 무채색으로 도배되어 있지요...

 

 

(알 샤밥 공식 홈피... 현재 공사중이라 컨텐츠는 확인 불가)

 

 

이런 파한만장한 역사에서 비롯된 탓인지는 몰라도 검증된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보다 어린 유망주들을 키우고 육성시키는 데 일가견이 있는 팀으로도 유명합니다. 1994년 월드컵에서 벨기에를 상대로 치명적인 골을 터뜨렸던 사이드 알 오와이란과 네덜란드를 상대로 사우디의 월드컵 첫 골을 넣은 푸아드 아민이 알 샤밥 유스에서 성공적으로 키운 선수로 기록되어 있으며, 또한 리그에서 검증받은 선수들을 다른 구단에 이적시키는 것에도 일가견이 있습니다. 선수 영입과 이적에 있어서는 아스날과 PSV 아인트호벤의 장점을 골고루 혼합한 형태라고 할까요. 

 

알 샤밥이 젊고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로 팀을 구성하고 검증받은 선수들을 타 구단으로 이적시키는 팀임을 생각해 보면 임대라고는 하지만 선수생활 황혼기에 접어들고 있는 김남일의 영입은 의외이기도 합니다. 더이상 성장할 잠재력도, 그렇다고 타 구단에 매력적인 가격에 팔 수 있는 것도 기대하기 쉽지 않은 나이니까요. 하지만 지난 09/10 시즌의 경험이 연륜있는 선수의 영입을 필요로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리그만 놓고 보면 시즌 초반 알 잇티하드가 무너지면서 1위와의 승점차보다 3위와의 승점차가 압도적으로 컸던 (거의 두 배 가까운) 2위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오다가 리그 막판 팀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결국 리그 최종전에 4위로 시즌을 마감했었거든요. 리그 1~3위 팀이 사우디 챔피언스컵에서도 1~3위를 차지해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은 어부지리로 얻을 수 있었지만 오랜만에 한때는 1위에도 도전할 수 있었던, 2위로 마감할 수 있었던 시즌을 4위로 마감한 것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을 것 같네요. 

 

전북과의 8강전을 앞두고 있고, 두 팀이 늘어나 4경기를 더 소화해야 하는 다음 시즌에서 우승을 도전하기 위해서라도 경기 중 젊은 선수들을 조율할 수 있는 경험많은 선수를 찾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처럼 초반 잘나가다 막판에 흔들리는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요. 완전 이적은 팀의 운영방침과도 맞지 않으니 큰 부담없이 팀의 경기력을 높일 수 있는 임대 이적의 형식을 취했던 것 같구요. 이영표의 성공사례도 있으니 팀을 조율할 수 있는 국제 경기 경험이 많은 한국 선수를 찾은 것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이번 월드컵 때처럼 황당한 플레이를 다시하면 안되겠지만요.

 

 

알 샤밥은 분열과 통합의 과정을 거친 파란만장했던 역사만큼이나 특이한 몇가지 기록이 있습니다.

 

1. 사우디 리그 최초의 리그 3연패팀.

알 샤밥은 사우디 리그 사상 최초로 90/91 시즌부터 92/93 시즌까지 리그 3연패를 달성하였습니다. 사우디 리그에서 가장 많은 12회 우승에 빛나는 알 힐랄도 지금까지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알 샤밥 외에는 알 잇티하드가 98/99시즌부터 00/01시즌까지 리그 3연패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2. 새로운 리그, 컵대회의 초대 우승팀

1991년 새롭게 시작한 사우디 프리미어 리그의 첫 우승팀이자, 2008년 처음 창설된 사우디 챔피언스컵의 첫 우승팀이기도 합니다. 사우디 챔피언스컵에서는 다음 대회에서도 2연패에 성공하였죠. 3회째인 이번엔 4위에 그쳤지만요.

 

3. 전세계에서 하루에 2경기를 치뤘던 유일한 팀

1999년 4월 16일 알 샤밥은 전세계 어느 축구 클럽도 경험해보지 못한 황당한 일정을 소화하게 됩니다. 오후에는 시리아에서 아랍 엘리트 컵 결승전을, 몇 시간 뒤에는 리야드에서 알 힐랄과 크라운 프린스컵 결승전을 치뤄야만 했던 것이죠. 전무후무한 황당항 스케줄은 일정을 이상하게 짜놓은 사우디 축구협회의 실수 때문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경기 모두 결승전이다 보니 일정 조정도 안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서 알 샤밥은 팀을 두 개로 쪼개게 됩니다. 주축팀을 시리아로 보내고 최소한의 선발 선수들로만 이뤄진 팀을 리야드로 보낸 것이죠. 결국 아랍 엘리트컵 결승전에서는 패했지만, 최소한의 팀을 보낸 크라운 프린스컵에서는 1대 0으로 알 힐랄을 꺽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날의 우승이 현재까지 알 샤밥이 크라운 프린스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3번 중 마지막이기도 합니다.

 

4. 최다 골차 승리 전문

1) 2007년 친선 토너먼트에서 알 쇼알라를 상대로 8대 0 승리

2) 2003년 사우디 프리미어 리그에서 알 타이를 상대로 7대 0 승리

3) 2004년 사우디 프리미어 리그에서 상위권팀인 알 나스르를 상대로 6대 1 승리 (2009년에는 알 힐랄이 알 잇티하드를 5대 0으로 격파)

 

5. 구단 수익 증진 프로젝트를 세운 최초의 구단

2007년에는 5성급 호텔과 쇼핑몰을 포함한 2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2008년에는 구단의 메인 서포터인 Khalid bin Sultan이 al Latih TV 채널 개국과 알 샤밥 박물관 건설 계획 시작을 발표하는 등 큰 이적료가 필요없는 유망주를 키워 짭짤하게 팔아 이익을 가져오는 그들의 기본 정책에 독자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수익을 증진시킬 프로젝트를 사우디 구단 최초로 세워서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어떤 결실을 보게 될지는 인샤알라~지만요!

 

 

이 소식이 사실로 확정될 경우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한국인 선수들끼리 맞붙는 리야드-코리안 더비를 볼 수 있을것 같네요. 포지션 차이로 지난 시즌의 이영표-이천수 선수처럼 직접 마주치지는 않겠지만요. 알 샤밥 합류가 확정된 송종국과 알 아흘리 이적설이 나오고 있는 김남일은 사우디 리그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