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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선] 사우디에서 이영표와 송종국의 첫 맞대결, 송종국이 먼저 웃다.

둘뱅 2010. 8. 7. 02:47

10/11 시즌 개막을 1주일여 남겨두고 친선 대회인 인터내셔날 엘리트 토너먼트 결승전이 아브하에 있는 프린스 술탄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립니다. 친선대회인 인터내셔날 엘리트 토너먼트에는 알 힐랄, 알 샤밥 (이상 사우디), 위다드 애슬래틱 클럽 (모로코), 산토스 푸테볼 클럽 (브라질), 볼로냐 FC (이탈리아), 아프리카 스포츠 (아이보리 코스트)의 6개팀이 참 가하였으며 결승전에서 알 힐랄과 알 샤밥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아브하 축구팬들. 이들에겐 오랜만에 직접 볼 수 있는 빅매치기도 하다. 민망한 스크린샷이 나올 정도로 사우디 스포츠 방송의 화질은 영 꽝!)

 

 

알 샤밥 소개글에서도 알려드렸던 것처럼 양팀은 리야드를 연고지로 삼고있는 팀이자 팀 창설자가 같은 이복형제(?) 관계이기도 합니다. 먼저 창단된 알 샤밥의 창설자가 내부 분열로 쫓겨나와 만든 팀이 알 힐랄이니까요.

 

사우디팬들에게야 리야드 더비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지만, 우리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지난 시즌 알 힐랄-알 나스르 전에 이어지는 새로운 리야드 코리안 더비가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월드컵 직후 송종국이 알 샤밥으로 전격 이적하였으니까요. 양 선수가 뛰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엔 충분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작년의 이영표-이천수 보다는 더 많은 경기에서 맞붙지 않을까 싶네요.

 

현재 경기장에서는 시합을 앞두고 두 선수가 몸을 풀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송종국의 백넘버는 16번이네요. 개인적으론 카미스에 살고 있었다면 저 경기를 직접 보러 갈 수도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지지난 시즌 1부 리그에서 강등되어 빅매치를 직접 볼 수 없었던 아브하 팬들에겐 좋은 경기이기도 합니다만... 확실히 전국구 팀답게 알 힐랄 팬들이 압도적으로 많네요. 경기장은 몇시간 전 비가 왔었는지 트랙이 아직까지 젖어있습니다. 며칠 전엔 우박도 내렸다고 하던데 오늘도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이영표와 송종국은 선발 출장하였습니다. 오늘 양팀간의 시합은 정규 리그는 아니지만 송종국이 사우디로 이적한 후 두 선수가 처음으로 맞붙는 시합이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사우디 스포츠는 로고도 바뀌곤 했는데, 화질은 정말 영 아니네요... 친선 대회다보니 알 자지라 스포츠 중계 일정이 잡히지 않아 더 열악한 화질로 경기를 보자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경기 초반은 알 샤밥이 주도권을 잡은 채 경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송종국은 4-3-3 전술을 쓰고 있는 알 샤밥의 중앙 미드필더로 팀의 중앙과 우측면에서, 때로는 전방으로도 올라가며 플레이하고 있으며, 왼쪽 풀백으로 출전한 이영표와 종종 맞대결을 벌이고 있습니다. 알 샤밥 이적 후 경기를 처음 보는데 수비형이 아닌 공격적 성향이 강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네요.

 

경기 초반 15분 동안 알 샤밥의 선수 두 명이 옐로카드를 받았습니다. 한 명은 수비를 과하게 해서 받았고, 다른 한 선수는 파울을 당하고도 심판에게 거칠게 어필하다가 되려 옐로카드를 받네요.

 

송종국은 전반 16분경 알 힐랄 문전 혼전상황에서 골키퍼 선방으로 튀어나온 볼을 리바운드해서 바로 멋지게 슛을 시도하지만 알 힐랄 수비수의 몸에 맞고 튕겨나갑니다. 오늘 시합 중 첫 슈팅 시도입니다.

 

알 샤밥은 전반 초반에 장악한 주도권을 잃지 않고 알 힐랄 진영에 맹공을 가하고 있습니다만, 결실을 거두진 못하고 있습니다. 알 샤밥의 공세 속에 알 힐랄이 역습하는 형태로 경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열린 빅매치를 맞이하여 경기장을 가득 메운 아시르 지역 축구팬들 앞에서 양팀은 친선대회의 결승전임에도 불구하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이영표는 플레이 중 쓰러진 상황에서 지나가던 알 샤밥 선수의 스파이크에 찍혀 통증을 하고 있습니다만 바로 경기에 복귀합니다. 그리고 전반 36분경 볼 경합 상황에서 자신을 살짝 밟고 갔던 선수에게 바로 응징을 가하는 이영표입니다. 티나지 않게 살짝 찍어주고 가는군요.

 

전반 34분경 이영표는 야세르 알 까흐따니에게 멋진 크로스를 올려주었지만, 그의 헤딩슛은 골대를 벗어나고 맙니다.

 

전반 41분 알 힐랄의 나와프가 날린 슛이 골키퍼 손과 크로스바를 맞춥니다.

 

전반 45분 인저리 타임 1분 주어집니다. 전반 막판 송종국은 좋은 슛찬스를 맞을 뻔했습니다만, 잠깐 망설이는 바람에 자신이 잡일 수 있는 볼을 놓쳐 허무하게 찬스를 놓치면서 전반이 마무리 됩니다. 수비가 먼저 떠오르는 송종국이 공격적인 성향의 플레이로 전방을 오가며 슛찬스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조금은 낯설기도 하네요.

 

========================================================================= (전반 종료) 

 

알 힐랄은 주도권을 찾지 못하고 끌려다녔던 전반전의 부진을 개선하기 위해 하프타임에 선수를 교체합니다. 하프타임 교체는 오랜만에 보는 듯 합니다.

 

하프타임 교체로 후반에 투입된 알 도사리가 후반 3분 멋진 중거리슛을 날리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힙니다. 볼 점유율을 높여 나가는 알 힐랄입니다.

 

후반 5분경 몸싸움에 밀려 물 속에 빠진 하산 마아드가 자신을 밀친 나와프 선수를 몸으로 밀쳐내면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며 알 샤밥은 남은 40분간 10명의 선수로 알 힐랄에 맞서야 합니다. 세리모니를 위한 것인진 몰라도 본부석쪽 트랙에 큰 통을 만들어 물을 잔뜩 받아놨는데 그 물통 속에 빠진 것이죠.. 이 소동과 더불어 관중석은 더욱 달아오르기 시작합니다.

 

 

안그래도 이 모습을 담지 못해 아쉬웠는데 유튜브에 소개가 되었군요....^^

 

 

 

이 소동으로 인해 알 샤밥은 1명의 선수가 퇴장 당하면서 중앙 미드필더로 뛰던 송종국을 오른쪽 풀백으로 내립니다. 송종국 쉬프트인가요? 최전방에서 풀백까지 고른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는 송종국입니다.

 

후반 15분 알 샤밥도 첫 선수교체를 감행합니다. 후반 18분 두번째 선수교체를 감행하는 알 힐랄입니다. 알 샤밥의 공세로 진행되었던 전반과 달리 후반은 어느 팀도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팽팽한 대결을 벌이고 있습니다.

 

알 샤밥이 10명의 선수로 싸우면서 이영표는 좀더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합니다. 측면을 공격하는 이영표와 이에 맞서는 송종국의 맞대결도 종종 벌어지는군요.

 

후반 19분 송종국이 나와프 선수에게 태클을 시도했지만 뚫리면서 결정적인 크로스를 허용합니다만, 다행히 그냥 선수들을 가로 지르고 맙니다..., 경기의 주도권은 알 힐랄에게 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1명이 빠진 알 샤밥을 완전히 압도하지 못하고 있는 알 힐랄입니다.

 

후반 30분 그림같은 라도이의 중거리슛이 작렬하지만, 골키퍼를 넘어간 볼이 크로스바에 맞으며 골로 연결되지 못합니다. 전반과 후반 1번씩 크로스바가 선방해주고 있는 알 샤밥입니다.

 

후반 35분 송종국이 네베스에게 뚫리면 이어진 혼전 상황에서 알 힐랄의 공격수의 무릎이 알 샤밥 골키퍼의 턱을 강타하면서 순간 정신줄을 놓습니다. 입술이 터졌는지 이빨이 빠졌는지 입에 솜을 물고 일어납니다만 쉽게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고, 알 샤밥은 골키퍼를 교체합니다. 전반에 기회를 잡지 못해 후반에 고전하고 있는 알 샤밥입니다.

 

결국 알 샤밥의 왈리드 골키퍼는 관중들의 격려 속에 경기장을 이탈하고, 양팀 모두 선수를 교체합니다. 골키퍼의 부상으로 인해 경기가 많이 지연되었가에 인저리 타임이 얼마나 주어질지 기대가 됩니다.

 

후반 40분 라도이의 직접 프리킥이 골키퍼의 손에 맞고 다시 크로스바를 강타하면서 넘어지던 골키퍼의 발에 맞으며 리바둔드 당할 기회마저 차단해 버립니다. 크로스바가 세번이나 결정적인 찬스를 막아주네요.

 

후반 41분 송종국이 부상으로 교체아웃당합니다. 큰 부상이 아니었스면 좋겠네요.

 

후반 인저리 타임은 6분이 주어집니다. 알 샤밥은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골로는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정적인 슛은 골키퍼가 아닌 크로스바의 선방에 막히고 있으니 말이죠...게다가 이에 고무되었는지 교체되어 온 후보 골키퍼마저 결정적인 슛을 두차례나 막아내는 야신모드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양팀 모두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경기를 마칩니다.

 

==================================================================== (후반 종료)

 

승부는 승부차기에서 가려지게 되겠습니다. 지난 시합에서 실축했던 이영표가 다시 나올지 기대가 되네요.

 

알 힐랄이 선축합니다.

 

첫번째 키커, 알 힐랄 1:1 알 샤밥 

알 힐랄의 라도이, 우측 상단부로 강하게 차 넣습니다. 이번엔 크로스바가 도와주지 않네요.

알 샤밥, 골키퍼를 속이며 좌측 상단에 가볍게 차 넣습니다.

 

두번째 키커, 알 힐랄 1:2 알 샤밥

알 힐랄의 야세르 알 까흐따니, 골키퍼는 속였지만 크로스바를 맞추며 실축합니다.

알 샤밥, 골키퍼를 속이며 가볍게 골을 넣습니다.

 

세번째 키커, 알 힐랄 2:3 알 샤밥

알 힐랄, 골키퍼가 방향을 제대로 잡았지만 막기에는 슛이 조금 빠르고 높았습니다.

알 샤밥,  골키퍼를 속이며 골을 성공시킵니다. 세 선수 모두 좌측을 겨냥해서 성공하고 있습니다. 골키퍼는 방향을 계속 못잡고 있군요

 

네번째 키커, 알 힐랄 3:4 알 샤밥

알 힐랄, 우측을 겨냥하여 강하게 차 넣습니다. 알 힐랄의 골키퍼와 달리 알 샤밥의 골키퍼는 볼 방향을 제대로 읽고 있습니다. 막지 못해도 말이죠.

알 샤밥, 이번엔 골키퍼가 처음으로 방향을 제대로 잡았지만, 막는덴 실패합니다.

 

다섯번째 키커, 알 힐랄 4:5 알 샤밥

알 힐랄, 티아고 네베스 골키퍼 밑으로 가볍게 차 넣습니다. 알 샤밥의 골키퍼는 볼 방향은 정말 잘 잡는데 제대로 맞지는 못하네요.

알 샤밥, 마지막 키커 골을 성공시키며 알 샤밥의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짓습니다.

 

 

친선 대회인 탓에 진 팀이라도 비장한 모습을 볼 수는 없습니다. 알 힐랄은 야세르 알 까흐따니의 실축이 아깝게 여겨질 것 같네요. 알 샤밥은 경기에서는 이겼지만, 왈리드 주전 골키퍼나 송종국 등 부상 선수들이 생겨 마냥 좋을 수 만도 없는 경기가 되었습니다. 부상으로 교체된 선수들 모두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일단 부상 선수들 모두 밝은 표정으로 시상식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봐서는 다행인 것 같기도 합니다만...

 

 

(친선 대회지만 입단 후 첫 우승 메달을 받은 송종국의 모습은 1분 32초경부터 등장합니다...^^)

 

 

90분 동안에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양 팀 간 리그에서의 본격적인 맞대결이 더욱더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