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밤 10시 (한국시간 새벽 4시)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살 빈 파하드 경기장에서는 지난 시즌 21주차 경기 이후 연패 모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승점 빵점의 알 샤밥과 리그 걔막 후 1승 1무를 달리고 있는 알 잇티파끄와의 시합이 열리고 있습니다.
AFC 챔스리그 8강 진출과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며 감독 및 많은 선수들을 물갈이한 알 샤밥이지만 약발은 아직 받지 않고 오히려 무기력한 시합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초반 나름의 파죽지세와 비교하자면 그야말로 천지차이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알 샤밥도 수비보다 공격이 더 강한 팀인데 공격력이 살아나질 못하고 번번히 실점을 허용하니 팀으로서는 낭패일 수 밖에요...
이러한 악순환은 경기를 조율할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 안 보이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기존부터 뛰고 있는 카마초나 나름 기대를 갖고 영입한 송종국이 시즌 초반부터 부상으로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면서 이런 선수들의 공백을 확실히 메워줄 선수가 없는 것이 약점인 셈이죠. 시즌을 앞두고 공격력 강화를 위해 칠레에서 날리던 올리베라를 영입하기까지 했지만, 수준있는 공격수를 보유하고도 미드필더진이 제 역할을 못하고 수비진이 부실하면 어떤 결과가 올지는 충분히 예상되겠지요. 이런 예를 떠올린다면 지금은 EPL에서 강등된 미들스보로가 떠오르네요. 굳이 이동국이 아니더라도 타국 리그의 득점왕을 모셔오고도 이를 살리지 못했었으니까요. (남대문 전 감독은 현재 프리미어리그TV의 경기 분석 위원으로 있습니다만...)
전반에는 양팀 모두 소강상태에서 0대 0으로 마쳤습니다만, 후반들어서는 알 샤밥이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나가면서 결국 후반 21분 투톱 중 하나인 나세르 알 샤므라니의 선제골이 터집니다. 혼전 상황에서 자신에게 온 힐패스를 받아 왼쪽 골대 구석을 정확히 가릅니다.. 세 경기 만에 처음으로 선제골을 성공시키는 알 샤밥입니다.
나세르 알 샤므라니는 07/08 시즌부터 알 샤밥으로 완전 이적하여 07/08 시즌 및 08/09 시즌 두 시즌에 걸쳐 연속 리그 득점왕에 오른 알 샤밥의 주전 공격수로 이번 시즌에는 새로 영입된 올리베라와 팀의 투톱을 이루고 있습니다. 07/08시즌에 넣었던 18골은 2000년대 들어 사우디 리그 득점왕 중 최다 득점을 기록했습니다. (통산 최다골은 09/00시즌에 알 잇티하드의 함자 이드리스가 기록한 33골이라는 군요.) 재미있는 사실은 시즌 초반만해도 그가 18골을 넣으리라고 예상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리그 시작 후 5라운드까지는 한 골도 못 넣었다는 군요. 그러다 발동 걸린 6라운드부터 22라운드까지 17경기에서만 올린 골로 리그 득점왕이 되었다고 하네요.
선제골을 넣은 이후로 경기는 다시 소강 상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고가 몇 장 나오는 것만 빼고는 팽팽한 시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알 샤밥의 시즌 첫 승이 확정 될 것만 같았던 후반 45분 알 샤밥의 센터백을 붕괴시키는 칼날 크로스에 이어진 알 잇티파끄 유스프 알 살렘의 동점골이 터지며 분위기가 반전되는 듯 했으나, 알 샤밥은 인저리 타임에 얻어낸 페널티킥을 선제골의 주인공 나세르 알 샤므라니가 골키퍼를 속이며 성공시켜 2대 1로 다시 경기를 리드해 갑니다.
경기 내내 차분하게 진행되던 경기는 후반 막판 몇 분 사이에 터진 알 잇티파끄의 동점골과 인저리 타임에 터진 알 샤밥의 결승골이 나오면서 막판에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사소한 몸싸움에도 선수들이 흥분하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결국 경기는 알 샤밥의 2대 1 승리로 끝나며 3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하는 알 샤밥입니다. 조지 폿사티 신임 감독은 사우디 리그 데뷔 후 첫 승이기도 합니다. 경기 내내 어두운 표정으로 지켜보던 알 샤밥 구단주도 안도의 한숨과 함께 간만에 밝은 표정을 짓습니다.
부상으로 재활 중인 송종국은 오늘 경기에서도 결장하였으며, 28일 밤 10시에 열릴 알 나스르와의 리그 4주차 경기, 혹은 9월 23일 오후 8시 15분에 열릴 알 파티흐FC와의 6주차 경기에서 리그 데뷔전을 치루게 될 것 같습니다.
한편 이번 시즌 첫 두 경기에서 알 힐랄과 알 샤밥과의 경기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며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알 타아운은 첫 두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우연이 아님을 3주차 경기 알 나스르와의 경기에서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후반 31분 선제골을 성공시킨 알 타아운을 상대로 고전하던 후반 인저리 타임 2~3분에 걸쳐 1분만에 사아드 알 하르시의 동점골과 무함마드 알 사흘라위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경기를 뒤집는 듯 했지만, 후반 인저리 타임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2대 2로 경기를 마쳤습니다.
인저리 타임에만 3골이 터지는 반전극장 속에 알 나스르의 월터 젱가 신임 감독은 억전골을 자축하는 관중의 폭죽에 왼쪽 귀를 다치며 쓰러져 응급치료를 받는 진풍경이 벌어졌으며, 알 타아운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기 직전 문전 몸싸움 과정에서 알 타아운의 아므르 아즈미가 뒤에서 자신을 마크하던 알 나스르 수비수의 물건을 움켜쥐어 쓰러트리는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알 나스르의 수비진이 정상적으로 수비할 수 없었기에 극적으로 이길뻔한 경기를 놓친 알 나스르 선수들이 심판진에게 거칠게 항의하여 안전요원이 이를 격리시키는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확실히 알 나스르 선수들이 화끈하긴 화끈한 것 같네요...
양팀 모두 3주차 경기에서 인저리 타임에 개봉한 극장모드 속에 두 시즌 동안 이어진 연패의 기록을 깨고 오랜만에 승리를 거둔 알 샤밥과 이런 어수선한 소동 속에 시즌 첫 무승부를 거둔 알 나스르 간의 첫 대결은 어떤 양상을 띄게 될까요?? 지난 시즌 알 나스르와의 시즌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던 알 샤밥은 이번 시즌에도 그 기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과연 송종국은 리그 데뷔전을 치룰 수 있을지 기대되는 다음 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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