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걸프지역에서 카톡이 무료 어플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이야 인터넷이 많이 발달되어 좋아졌지만, 문제가 되는 건 한국에 있는 지인, 가족들과 연락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쓰던 핸드폰을 쓰자니 전화받을때 조차도 과금되는 로밍 통화비용이 무섭고, 현지 핸드폰을 쓰자니 현지 국제전화비용도 만만치 않으니까요.

 

 

그렇다고 문자를 보내기도 그런 것이 현지 구입폰에서는 한국어 지원이 되는 기종을 찾기가 너무나도 힘듭니다. 한국어 문자작성이 안되는데다 한국으로 주고받는 과정에서 깨지거나 오류나기 쉽상이거든요.

 

 

사우디에서 한국어 쓸 수 있는 폰을 찾으라면 아이폰과 LG 핸드폰 중 일부모델 정도만 지원이 됩니다. 아이폰은 완벽 지원, LG 핸드폰은 모델에 따라 추가 업데이트가 필요한 모델이 있다고 하네요. 발매 초기에 엄청난 가격에도 불구하고 아이폰4를 질렀던 이유도 한국어 완벽지원이라는 점이 선택의 큰 요인이었습니다. (물론 그냥 문자 보내기는 잘 안되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카카오톡은 한국에서 보다 특히 외국에 사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어플입니다. 가끔씩은 늦게 메시지가 전달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데도 무리없이 한국에 있는 지인들과 통신비 부담이나 오류 걱정 없이 한국에서 문자를 주고받듯 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말이죠. 스카이프나 뒤에 나온 바이버 같은 무료 통화 어플은 말할 것도 없지만요!

 

 

그런데 그 카톡이 얼마전 예상치 못하게도 사우디, 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걸프 4개국 앱스토어에서 1위를 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 소식을 보고 사우디 앱스토어를 방문해봤었는데 정말 1위 자리에 턱하니 이름을 올려놓고 있더군요.

 

 

어떤 점에서 뜻밖의 1위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요?

일단 카톡이 교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이 있지만, 앱 시장의 순위를 바꿔놓을 정도의 규모는 아니라고 봅니다. 설령 교민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해도 사우디 앱스토어가 아닌 한국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을 테니 걸프지역 앱스토어에서의 순위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입니다... (저 역시도...^^)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다운방은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이 현지인, 혹은 외국인이라는 얘길텐데요...

카톡이 시장 1위를 차지했던 네 나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걸프지역에서도 그나마 잘 사는 나라라는 점입니다. 다시 말하면 아직까지는 고가의 구입비와 유지비가 드는 스마트폰을 소유할 수 있는, 구매 잠재력이 있는 아랍인들과 외국인 전문인력들이 많이 산다는 것이죠.

 

 

제가 살고 있는 사우디를 놓고 보자면 공짜로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메리트가 있습니다... 통화 길게 좋아하고 말 많은 얘네들 전화사용 실태를 보면 충분히 예측 가능한 장점입니다..(그래서 바이버도 인기가 높죠) 하지만 아이폰에 카톡을 이용할 수 있는 사우디인들은 경제적으로 부유해서 해외 유학을 포함한 고등교육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로 구매층이 한정됩니다. 일단 아이폰 등 단말기 자체의 가격이 비싸고, 아랍어는 아직 지원되지 않으니까요. 

 

 

비싼 단말기 가격 때문에 실제로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은 리야드나 젯다 등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어 시장 자체가 제한적이기도 합니다. (단말기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비싸죠...) 게다가 아랍어가 지원되지 않으니 영어로 문자를 보낼 사람들로 제한될 수 밖에 없구요. 뭐... 흐름을 타고 아랍어까지 지원되면 더 많은 사용자들을 모을 수도 있겠지만, 시장 전체에 스마트폰이 보다 광범위하게 보급되지 않는 한 사용자 확장에는 또다른 한계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랍어를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외국인 인력들을 놓고 보자면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를 받는 전문인력들이 많이 다운받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사우디인들보다도 모국에 있는 가족, 친구들과 연락을 취할 때도 유용하고 그를 구입해서 유지할만한 경제력과 언어가 되니 말이죠. 젯다에서 본 아이폰 유저들의 상당수가 부유한 젋은 사우디인 아니면 외국인이었으니 어느 정도는 맞지 않을까 싶네요. 대다수의 외국인 인력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지만요.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고 언어가 좀더 지원된다면 보급자수가 충분히 더 많이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시장의 특성을 감안해 보면 현재로서는 꾸준하게 인기를 지속해 나가다 어느 정도 선에서 정체되지 않을까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걸프지역만 놓고 보자면 구매 잠재력을 가진 사용자들의 수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요. 외국인 인력들에게 잘 홍보가 된다면 걸프지역 보다 타 지역 앱스토어에 영향을 줄 수도 있겠지만요...

 

 

(1월 26일 현재 사우디 무료 앱 24위를 차지하고 있는 카톡. 그 앞 순위에 있는 어플들 상당수가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류 어플인 것을 감안하면, 무로 문자 어플로만 보면 압도적으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보여진다. 비슷한 카테고리의 어플로는 바이버가 11위, 스카이프가 28위 정도 뿐이다.)

 

 

여하튼 사우디에서 카톡의 혜택을 받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세상은 참 좋아졌습니다. (제 플필에는 카톡 아이디도 소개되어 있지요...^^) 시간적, 지리적으로 한국에서 멀리 있지만 그 거리감은 예전처럼 멀지 않으니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