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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프린스컵] 이영표 풀타임 출장 알 힐랄, 알 나스르 꺾고 결승 진출!

둘뱅 2011. 3. 11. 02:52

 

리야드의 킹 파하드 인터내셔날 스타디움에서는 크라운 프린스컵 준결승전 첫 경기인 알 나스르 대 알 힐랄의 시합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 경기의 승자는 알 와흐다와 알 잇티파끄전의 승자와 맞붙기 때문에 사실상의 결승전이라고 할 수 있는 빅매치입니다. 알 힐랄로써는 4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중이죠.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는 리야드 더비이기도 합니다. 컵대회임에도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은 듯 하네요. 사우디 리그에선 알 힐랄과 알 나스르전, 알 힐랄과 알 잇티하드전이 대표적인 흥행경기들이죠. 알 나스르는 지난 시즌 이천수가 활약했던 팀이기도 합니다. 알 아흘리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 직전의 위기 상황에서 극적으로 승리를 거뒀던 알 힐랄로써는 연속으로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나게 된 상황입니다. 이천수가 팀에서 이탈할 무렵 임대해왔던 파스칼 페인두노는 에버튼을 거쳐 현재는 프랑스의 AS모나코로 이적하여 박주영과 함께 뛰고 있습니다.

 

지난 8강전에서 후반 교체출장하여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바 있던 이영표는 선발 출전하였습니다. 오늘 경기는 승부차기로 가게 되더라도 이영표에게 승부차기 기회는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8강전에서 뛰지 않았던 윌헬름손, 라도이 등이 출전하고 있으니 말이죠.

 

양팀의 경기는 경기 시작부터 별도의 탐색전없이 화끈하게 공격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번갈아가며 결정적인 슛찬스를 만들어내는 양팀입니다. 전반 7분에는 오버래핑하던 이영표가 수비를 순식간에 뚫고 측면돌파로 골키퍼와 1대 1로 만나는 보기드문 장면을 만들어냈지만, 날린 슛이 골키퍼 몸을 맞고 골라인 아웃당하며 아까운 찬스를 날립니다. 공이 조금 빗맞기도 한 것 같지만, 아무래도 익숙한 상황은 아니기도 하죠. 이영표의 슛이 골키퍼에 걸리자 칼데론 감독은 얼굴을 감싼채 고개를 푹 숙이네요.

 

화끈하게 공격을 주고받던 양팀의 경기는 전반 18분 라도이의 선제골로 알 힐랄이 앞서나갑니다.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서 찬 프리킥이 알 나스르 수비벽에 맞고 굴절되면서 오른쪽 구석으로 들어갔습니다. 골키퍼도 예상 외의 궤적으로 인해 역동작에 걸리면서 멍하니 공을 쳐다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알 힐랄이 선제골을 넣은 후 공격에 더욱 박차를 가합니다. 알 나스르의 공격력도 무시할 수는 없기에 1골차로는 절대 안심할 수 없으니까요.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알 힐랄로써는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아 아쉬운 순간들이 두어차례 지나갔고 양팀의 위협적인 슛은 계속 이어집니다. 간만에 보는 멋진 경기네요.

 

그러고보니 오늘 방송의 캐스터는 이영표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고 있습니다. 중계를 보다보면 이영표의 이름이 많이 불리는데 발음이 그때그때 다르거든요. 전반 30분에는 양팀 선수들간의 몸싸움으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 이어집니다. 플레이 중 충돌해서 쓰러진 선수들이 아니라 괜히 맞짱뜨려는 선수들 때문에 나란히 경고 1장씩 나눠갖네요. 경기장에 바람이 제법 쎄게 부는지 선수들의 유니폼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종종 보입니다. 젯다의 저녁날씨도 평소보다 바람이 쎄단 느낌이 들었는데 리야드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전반 36분에는 알 나스르의 공격수가 페널티킥을 유도하기 위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몸을 던져보지만 헐리우드 액션으로 간주한 심판에게 되려 옐로카드를 받고 맙니다. 경기가 진행됨에 따라 선수들의 모습에 관중들의 함성이 점점 커져갑니다. 이영표도 종종 전방에 볼을 투입시키지만 결정적인 기회로 연결되지는 못합니다.

 

전반에만 양팀 합쳐 4장의 옐로카드가 나오고 추가시간만 3분이 주어질 정도로 거친 경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경기에서 다소 불안한 경기력을 보여줬던 이영표도 평소의 다른 경기보단 더욱 공격적으로 올라오며 오른쪽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전반은 결국 라도이의 선제골을 잘 지킨 알 힐랄의 0대 1 리드로 마쳤습니다. 

 

알 나스르는 하프타임 선수교체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면서 후반전을 시작합니다. 경기장 안에 부는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듯 합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알 힐랄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공세는 결국 후반 8분 아흐마드 알 프라이디의 추가골로 이어집니다. 윌헬름손의 패스를 받아 사각지역에서 날린 슛이 알 나스르 골키퍼의 가랑이 사이로 빠져나가며 골로 연결됩니다. 0대 2로 앞서나가고 있는 알 힐랄입니다만, 공세를 계속 이어갑니다. 지난 8강전에서도 2대0으로 앞서다 동점을 허용하고는 승부차기에서 탈락할 뻔했었으니까요.

 

후반 11분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서 날린 라도이의 슛이 알 나스르 수비진에 팔을 맞으며 페널티킥을 얻어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는가 싶었습니다만, 라도이가 페널티킥을 실축합니다. 자신이 얻은 페널티킥을 넣으려던 라도이의 슛이 알 나스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무위로 돌아갑니다. 

 

그동안 부상으로 결장했던 야세르 알 까흐따니가 오랜만에 아흐마드 알리 대신 교체선수로 경기에 출장합니다. 알 나스르도 가끔씩 결정적인 슛을 날리지만 무위로 그치고 맙니다. 경기장에 한 관중이 난입했다가 빠져나가는 작은 해프닝이 생겼습니다만... 경기를 멈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후반 25분 양팀은 각각 선수를 교체하며 소강상태로 접어든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고자 시도합니다.

 

후반 30분 이영표의 크로스를 그대로 헤딩한 야세르 알 까흐따니의 슛은 좌측위로 향하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힙니다. 전반에 이어 공격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 이영표입니다. 간간히 시도하는 알 나스르 선수들의 슛은 핫산 알 오타이비의 선방에 막히면서 추격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팽팽하게 맞서고 있지만 양팀 모두 경기 초반에 보여준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후반 35분 이후로는 볼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알 나스르지만, 효율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경기를 뛰고 있는 야세르 알 까흐따니도 공백탓인지 다소 무거워보입니다.

 

후반 종료시각이 다가오자 경기장을 떠나는 관중들이 눈에 뜨이기 시작합니다. 전반과 마찬가지로 추가시간 3분 주어집니다. 알 나스르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경기는 결국 알 힐랄이 알 나스르를 0대 2로 격파하면서 결승진출에 성공합니다.

 

컵대회 4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알 힐랄은 내일 있을 알 와흐다와 알 잇티파끄전의 승자와 결승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영표도 풀타임 출장하며 공수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팀의 승리에 공헌했습니다. 전반 초반의 슛찬스만 살렸으면 더욱 환상적이었을텐데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