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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SPL] 이영표 풀타임 출장 알 힐랄, 리그 무패 우승 달성!

둘뱅 2011. 5. 21. 02:40

 

20일 저녁 8시 55분부터는 사우디 리그 10/11시즌 최종전인 알 힐랄 대 나즈란의 26라운드 경기가 프린스 파이살 빈 파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12개 팀에서 14개 팀으로 개편된 첫 시즌의 마지막 경기로 지난 25라운드와 마찬가지로 7경기 모두 동시에 열립니다.

 

최종 26라운드의 관전 포인트는 알 힐랄의 무패우승 가능여부와 다음 시즌 강등팀이 어디가 될 것이냐 입니다. 25전 18승 7무 승점 61점 (50득점 17실점)으로 사우디 리그/컵 통산 52회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지은 알 힐랄은 나즈란을 상대로 무패우승에 도전합니다. 상대가 하위권팀이니 만큼 알 힐랄의 무패우승은 99% 이상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보이기는 합니다만, 상대가 강등권 탈출을 노리는 나즈란이기에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으니 말이죠.

 

사실상 순위가 거의 확정된 상위권과 달리 하위권은 대혼전입니다. 일찌감치 25라운드 현재 승점 6점 (1승 3무 21패)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다음 시즌 강등을 확정지은 알 하즘 외에 나머지 강등 한 자리를 놓고 11위 나즈란 (승점 26점), 12위 알 와흐다, 13위 알 까다시야 (승점 23점)가 다투고 있거든요. 그 중에는 나즈란이 유리한 입장에 있긴 합니다만, 다른 팀의 경기결과를 신경쓰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알 힐랄의 리그 최종전 경기는 다른 의미에서 사우디 스포츠 뉴스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화제를 모았는데, 바로 그 뉴스의 진원지는 바로 이영표의 트위터였습니다. for last game in the league...라는 글과 함께 올린 한 장의 저지 사진 때문입니다. 이 사진이 트위터에 올라온 이후 사우디 스포츠 뉴스에서 이영표를 검색해 보면 바로 이 사진 공개가 뉴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영표 선수의 트위터가 사우디 언론의 주목을 받고 기사화될 정도로 이영표의 인기를 새삼 실감해 봅니다. 리그 막판 재계약설과 함께 뉴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영표 선수네요.

 

 

(이영표가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최종전 특별 저지)

 

 

일단 지난 경기에서 결장한 이영표는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알 힐랄 주전선수들 중 골키퍼 핫산 알 오타이비와 함께 최연장자 (1977년생)인 이영표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이번 시즌 피치 위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선수가 되었습니다. 이번 시즌 역시 두번째로 많이 경기를 소화한 선수보다 2경기 정도를 더 소화하는 강철체력을 과시합니다.

 

1.5군을 출전시켰던 지난 경기와 달리 오늘 경기는 주전선수들을 전부 출전시키는 칼데론 감독입니다. 홈 관중 앞에서의 무패우승 도전과 다음 경기인 24일 알 잇티하드와의 AFC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을 위한 대비차원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쌀라 시간입니다만, 경기장에 모인 관중들은 노래를 부르며 경기를 기다리고 있네요.

 

알 힐랄 선수들이 관중들의 환호 속에 경기장에 입장합니다. 이영표가 예고한 바로 그 특별 저지를 입은 알 힐랄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며 입장하여 원정팀 나즈란 선수들을 맞이합니다. 알 힐랄의 선축으로 경기 시작합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나즈란에 대한 공세를 높이고 있는 알 힐랄이지만 전반 2분만에 뜬금없이 나즈란에게 선제골을 허용할 뻔합니다만, 핫산 알 오타이비 고키퍼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깁니다. 그 위기를 제외하곤 볼점유율을 노리며 공세를 가하고 있는 알 힐랄 선수들입니다. 하지만 위협적인 상황은 역습을 노리는 나즈란 선수들이 더 많이 만들어냅니다.

 

전반 15분 역습 상황에서 야세르 알 까흐따니의 패스를 받은 아흐마드 알 프라이디가 여유있게 수비수를 제끼고 선제골을 성공시키며 1대 0으로 앞서가는 알 힐랄입니다. 선제골을 넣은 후 추가골을 넣기 위해 더욱 공세를 강화하는 알 힐랄 선수들입니다. 하위팀 나즈란을 상대로 몇 수 위 플레이를 펼치고 있습니다. 경기로만 봐서는 좀더 득점이 날 수 있을 것같은데 쉽게 나지 않네요.

 

한편 젯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알 잇티하드와 알 나스르의 경기는 알 나스르가 1대 2로 앞서고 있습니다. 전반 4분 알 잇티하드의 압둘 말리크 지아야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9분 칼리드 알 질라이, 41분 아흐메드 알 도키에게 연속으로 골을 허용하며 홈에서 리드당하고 있는 알 잇티하드입니다.

 

전반은 1대 0 알 힐랄이 앞선 가운데 끝납니다.

 

하프타임에 귀빈들이 도착한 가운데 나즈란의 선축으로 후반이 시작됩니다. 후반 시작은 나즈란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만 알 힐랄 수비진을 뚫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나즈란을 상대로 여유있는 경기를 펼치고 있는 알 힐랄과 달리 알 잇티하드는 알 나스르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후반 초반 동점골을 넣으며 2대 2로 따라 붙는데 성공하네요.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이 알 잇티하드 홈경기이긴 합니다만, 체력소모면에선 알 힐랄보다 불리한 상황에서 만나게 될 것 같네요. 상대가 알 힐랄이면 홈경기의 잇점이 그리 큰 편이 아니기도 하지만요.

 

후반 15분 첫 선수교체를 하는 알 힐랄입니다. 칼데론 감독은 오사마 하우사위를 빼고 칼리드 아지즈를 투입합니다. 이어서 후반 17분 이사 메흐야니를 빼고 나와프 알 아비드를 투입하는 두번째 선수교체를 단행합니다. 알 잇티하드 전을 대비한 전술 테스트를 겸하는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이어지는 선수교체에 잠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알 힐랄 수비진이지만 바로 회복합니다.

 

한편 알 잇티하드는 후반 25분 알 나스르를 상대로 1대 2로 뒤지던 경기를 3대 2로 뒤집는데 성공합니다. 경기 자체의 분위기는 아무래도 알 힐랄-나즈란 전보다는 알 잇티하드-알 나스르전이 뜨겁습니다. 알 힐랄은 중요한 맞대결을 앞두고 알 잇티하드의 체력을 소모시켜주는 알 나스르에게 감사해야될 것 같네요.

 

공격시 센터백 두 명만 남겨두고 모든 선수를 공격진영에 투입시키는 알 힐랄의 전술은 가끔씩 나즈란에게 위협적인 상황을 허용하는 아찔한 순간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핫산 알 오타이비 골키퍼도 보기 드물게 페널티 에어리어 밖으로까지 나오면서 수비하는 위험한 모습을 보여주네요.

 

후반 33분 알 힐랄의 무함마드 알 샤흘룹이 페널티 에어리어 바로 밖에서 날린 직접 프리킥 슛으로 쐐기골을 성공시킵니다. 가볍게 찬 슛이 수비진 머리 위를 넘겨 나즈란의 우측 골대 구석에 꽂힙니다. 이어지는 나즈란의 공격에서 나즈란의 데파 알롱가가 골키퍼 앞에서의 헤딩슛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2대 1로 따라붙습니다. 경기는 후반 35분 이후 급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알 나스르와 혈전을 치루고 있는 알 잇티하드는 후반 44분 무함마드 알 라쉬드의 쐐기골로 4대 2로 앞서갑니다. 1대 2로 리드당한채 후반을 시작했지만, 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경기를 완전히 장악하는 알 잇티하드입니다. 2위를 확실히 지키게 되었지만 그 댓가는 중요한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의 격한 체력 소모겠지요;;;; 하지만 그 기세를 이어 알 잇티하드는 추가 시간에 한 골을 더 성공시키며 5대 2로 확실하게 달아납니다.

 

2대 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즈란의 감독이 경기를 이긴 것처럼 기뻐하고 있습니다. 나즈란 벤치의 분위기는 이긴 팀의 분위기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타구장 결과에 따라 자신들이 다음 시즌 1부 리그 잔류를 확정지었기 때문이지요. 알 하즘에 이어 다음 시즌 강등팀은 알 잇티파끄에게 패한 알 까다시야로 확정되었습니다.

 

경기는 결국 2대 1 알 힐랄의 승리로 끝나며 무패우승을 확정짓습니다. 리그 무패우승은 최소한 2000년대 들어서는 알 힐랄이 처음입니다. 2003/04 시즌 알 잇티하드가 무패로 시즌을 마쳤지만 4강 플레이오프에서 우승을 알 샤밥에게 내준 바가 있어 이번 시즌 알 힐랄의 무패 우승이 진정한 의미의 첫 무패 우승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칼데론 감독은 알 잇티하드의 리그 우승을 이끈데 이어 라이벌 팀인 알 힐랄로 돌아와 리그 우승을 이끄는데 성공합니다.

 

경기 종료 후 시상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메달이 아닌 골드 미니 트로피를 주는 것이 이색적입니다. 이영표는 팀 선수 중 세번째로 메달을 받습니다. 세리모니 장소에서 언제나 그랬듯 정중앙에 자리를 잡다가 밀려나는 모습은 여전하네요. 세리모니가 끝난 후에도 알 힐랄 선수들과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통산 52번째, 리그 13번째 우승, 게다가 덤으로 따라온 무패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알 힐랄의 이번 시즌 최종 성적은 26전 19승 7무 승점 64점 (골득실 +34 / 52득점, 18실점)입니다. 다음 경기는 24일 AFC 챔피언스 리그 16강전 중 최고의 빅매치라 할 수 있는 사우디판 알 클라시크 알 잇티하드와의 맞대결입니다.

 

우리에게 관심사라면 곧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이영표의 향후 거취죠. 오늘 방송 중 캐스터의 말도 그렇고 현재까지 나온 사우디 언론의 소식으로는 현 계약종료 후 1년 재계약설이 유력해 보이는데, 구단측의 공식발표가 나온 것은 아니기에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