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젯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살 스타디움에서는 AFC챔피언스 리그 16강전 중 최고의 빅매치라 할 수 있는 알 잇티하드대 알 힐랄의 경기가 열릴 예정입니다. 두 팀은 중동 축구리그 중 가장 큰 사우디 리그의 대표적인 라이벌팀으로 양 팀의 대결을 바르샤와 레알의 엘 클라시코에 빗대어 알 클라시쿠 (사우디의 엘 클라시코)로 불리는 빅매치입니다.
사우디의 양대 도시 리야드와 젯다를 연고로 하는 두 팀은 몇 시즌째 리그 우승 타이틀을 다투고 있으며, 관중 동원력에서도 월등히 앞선 팀들이기도 합니다. (전체적인 인기는 아무래도 알 힐랄 승!!!) 거친 경기를 펼치다 보니 10/11 시즌 양 팀의 첫 맞대결에서는 이영표의 왼쪽 손등뼈가 부러지기도 했었죠.
양 팀의 라이벌 관계 만큼이나 질긴 인연은 현 알 힐랄의 칼데론 감독에게까지 이어집니다. 칼데론 감독은 알 잇티하드를 08/09 시즌 우승으로 이끌었으나 09년 AFC챔스리그 결승에서 포항에 패한 후 성적부진을 이유로 경질되어 사우디를 떠났다가 몇 달만에 라이벌 팀인 알 힐랄 감독으로 부임해서 10/11시즌 알 힐랄의 기록적인 무패우승을 이끌었죠. 알 잇티하드는 공교롭게도 칼데론 감독을 떠나보낸 후 두 시즌 연속 2위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이런 인연을 가진 두 팀이 단판으로 승부를 가르는 16강전에서 만나게 된 것입니다.
현재 구단의 공식발표가 나오진 않았지만 1년 재계약설이 유력한 이영표는 당연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젯다의 프린스 압둘라 알 파이살 스타디움은 일찌감치 자리잡은 양 팀의 팬들로 거의 가득찼습니다. 경기가 경기니만큼 시간이 맞으면 한번 직관해볼까...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경기장 모습을 보니 안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새삼 드네요. TV 중계를 보니 그 무더운 낮시간부터 매표소에서 표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더군요. (평소 이러는 넘들은 아닌데...) 아무래도 젯다이니 만큼 관중석은 알 잇티하드를 상징하는 노란색으로 가득차있습니다. 물론 알 힐랄 서포터즈석도 푸른색 옷을 입은 팬들로 가득차 있네요. 이번 시즌 양팀은 두 번 모두 승부를 가리지 못한 터라 오늘의 대결에 더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오늘은 승부를 내야하니까요. 오늘 경기의 주심은 한국 심판입니다. 영어로는 김 동이라고만 적혀있어서 이름은 잘 모르겠네요.
알 잇티하드의 선축으로 전반 시작됩니다. 경기 시작 1분만에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는 알 잇티하드입니다....만... 허공으로 프리킥을 날리는군요. 그러나 경기 초반 알 잇티하드의 공세가 거셉니다. 알 잇티하드의 공세에 알 힐랄의 수비진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종종 보이고 있네요. 하지만 알 힐랄은 전반 5분이 지나면서 공수 밸런스를 맞춰나가며 팽팽한 경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영표는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경기 초반 2개의 코너킥을 얻어내는데 기여합니다. 지난 리그 최종전에서 알 나스르와의 경기에서 큰 체력을 소모했을 알 잇티하드 선수지만 경기 초반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널널한 경기를 펼친 알 힐랄보다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네요.
전반 14분 알 잇티하드의 선제골이 터집니다.!!! 알 힐랄의 수비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수비수 4명을 가로지르는 숏패스에 뚫리면서 알 잇티하드의 공격수 로페스 누노 아시스가 가볍게 알 힐랄의 골문을 가릅니다. 그리고 2분 만에 추가골을 얻어내는 알 잇티하드입니다!!!!!! 이번에는 우측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막지 못하면서 압둘말리크 지아이야에게 헤딩슛을 허용합니다. 경기 초반부터 알 잇티하드의 공세가 거세다 싶었는데 예상 외의 경기 진행을 보여주고 있네요. 이런 기세가 계속된다면 2009년 12월 10일 리야드에서 5대 0으로 패했던 악몽을 되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싶네요. 알 잇티하드 선수들을 잘 알고 있을 칼데론 감독이지만, 이런 경기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한편 올드트래포드에서는 게리 네빌의 은퇴기념경기 맨유 대 유벤투스의 경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두 딸을 양팔에 안고 경기장에 입장합니다.
평소 즐겨쓰던 투톱 대신 야세르 알 까흐따니 원톱을 앞세우며 4-2-3-1을 앞세운 알 힐랄이지만, 알 잇티하드를 상대로 고전하고 있습니다. 경기 초반 두 골은 상대가 알 잇티하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나 커 보입니다. 전반에 만회골을 만들어야 할텐데 쉬워보이진 않네요. 전방에 투입된 야세르 알 까흐따니에게 볼이 잘 투입되지 않으면서 고립된듯한 느낌이고 의외로 몸이 무거워보이는 알 힐랄 선수들이군요.
알 잇티하드의 공격을 막던 핫산 오타이비 골키퍼가 알 잇티하드 공격수의 발에 머리를 맞아 쓰러지면서 경기가 잠시 지연됩니다. 알 힐랄은 여전히 알 잇티하드의 수비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칼데론 감독도 경기가 잘 안 풀린다는 표정입니다.
추가시간 2분 주어집니다. 알 힐랄은 뚜렷한 공략방법을 찾지 못한 채 알 잇티하드에게 초반 말리면서 잃은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전반을 마칩니다.
2대 0으로 뒤지고 있는 알 힐랄은 하프타임 교체를 단행하며 수미에 있던 칼리드 아지즈를 빼고 공격수 아흐마드 알리를 투입하며 공격적인 진형으로 변화를 꾀합니다. 지금의 알 힐랄에겐 필요한건 바로 골이니까요. 후반 초반 경기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는 알 힐랄입니다.
이영표와 빌헬름손이 있는 우측 라인으로 알 잇티하드의 좌측 측면 공략이 전반에 비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측면을 뚫기는 하는데 중앙으로의 제대로된 연결이 아쉽네요.
경기 초반 점유율 강화 및 적극적인 공세에도 골을 만들지 못하던 알 힐랄은 결국 알 잇티하드의 로페스 누노 아시스가 세번째 골을 성공시킵니다. 이번에도 알 힐랄의 수비수들이 더 많았지만 뒤에서 들어오던 누노 아시스를 놓치면서 골을 허용합니다. 이번 시즌 리그에서 막강한 수비진을 구축했던 알 힐랄의 수비진이 적어도 오늘 시합만큼은 너무나도 허무하게 무너지고 마네요.
AFC 챔피언스리그와 사우디 챔피언스컵에서 만큼은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알 힐랄의 모습이 지금도 그대로 보여지고 있네요. 오늘의 알 잇티하드를 상대로 3골은 불가능해보이는군요. 알 잇티하드 팬들은 환호작약하고 있는 반면 알 힐랄의 팬들은 시무룩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알 도사리와 나와프, 두 명의 선수를 교체하는 칼데론 감독입니다. 야세르 알 까흐따니와 이영표가 교체되면서 교체선수 3명을 다 써버립니다. 이영표가 교체당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입니다. 전반 두 골을 허용했을 때 위치선정이 아쉽기는 했습니다. 남은 25분 동안 세 골은 너무나 커보이네요. 리그는 무패로 우승했지만, 알 잇티하드에게 압도적으로 당한 패배는 알 힐랄 팬들에게도 씁쓸하기만 할 것 같습니다.
평소 리그에서 보여주던 경기력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알 힐랄은 볼점유율을 높여가면서도 효율적인 공략을 하지 못하고 애만 쓰고 있습니다. 그나마 위협적이었던 나와프의 슛은 골대를 맞고 튕겨나가며 골운도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후반 36분 교체된 도사리가 알 힐랄의 첫 골을 성공시킵니다만, 너무 늦게 터진 감이 있습니다. 조금만 빨리 추격골이 터졌어도 경기의 양상은 또 달라졌을텐데요. 하지만 3대 0이라는 점수가 큰 탓인지 알 잇티하드 수비진들의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시합에서 두 골을 넣은 누노 아시스가 마지막으로 교체됩니다. 두번째 선수교체부터 알 잇티하드 선수들이 시간을 끌자 빨리 나갈 것을 독려하는 주심입니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주어집니다. 알 잇티하드를 상대로 인저리 타임에 두 골차는 따라잡기 힘들어 보입니다. 알 잇티하드 선수들은 시간을 끌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알 힐랄은 무의미한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경기 종료됩니다. 알 잇티하드와 알 힐랄의 16강전 경기는 알 잇티하드의 3대 1로 끝나며 알 잇티하드는 AFC챔피언스리그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두 시즌 동안의 부진을 씻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2000년 우승 이후로 AFC챔피언스리그와 인연이 없는 알 힐랄은 올해도 16강전 진출에 만족하고 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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