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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 인터내셔날 토너먼트] 알 힐랄 프리시즌 첫 패배 및 대회 준우승. 유병수 연속득점 종료

둘뱅 2011. 8. 19. 03:56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살 빈 파하드 스타디움에서는 리야드 인터내셔날 토너먼트 최종전 알 힐랄 대 알 샤밥의 시합이 시작되기 직전입니다. 오늘 시합의 승자가 이 대회의 우승팀이 되는 사실상의 결승전입니다. 당초 이 시합은 어제 열릴 예정이었으나 알 힐랄 구단 창설자의 서거로 하루 연기된 바 있습니다. 피치 위에 입장할 때도 애도하는 문구를 선수들이 다 같이 들고 등장하는 알 힐랄 선수들입니다.

 

알 힐랄은 오늘도 유병수, 유스프 엘 아라비를 최전방에 내세운 4-4-2 진영으로 경기에 나섭니다. 이적 후 5경기에 출전하여 4경기 연속골과 2경기 연속 멀티골을 넣으며 프리시즌에서 골폭풍을 몰아치고 있는 유병수의 골이 오늘도 터질지 기대해 봅니다. 사실상 홈팀이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원정저지를 입고 뛰는 알 힐랄 선수들입니다. 알 힐랄의 선축으로 전반 시작됩니다.

 

경기 시작 2분만에 알 샤밥의 선제골이 터집니다. 브라질 출신 시엘 선수가 앞으로 나온 골키퍼를 보고 가볍게 키를 넘기며 골을 성공시킵니다. 알 힐랄 벤치에서는 오프타이드가 아니냐며 항의를 해보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선제골을 너무 이른 시간에 허용하는 알 힐랄입니다.

 

전열을 가다듬고 맞붙고 있는 두 팀. 전반 중반까지는 선제골을 넣은 알 샤밥의 시엘이 돋보입니다. 그의 빠른 돌파를 따라잡기엔 알 힐랄 수비수들이 조금 느려 보이는군요. 최근 알 힐랄에 합류한 에칠레 아마나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전하고 있습니다. 양팀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지만 제대로 공략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선제골 상황에서도 그렇고 선심의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는 알 힐랄 선수단입니다. 업사이드 같은데도 안 불어준다는 것이죠.

 

전반 30분 무함마드 알 샤흘룹의 동점골이 터집니다. 센터에어리어 밖에서 유병수가 얻어낸 프리킥을 골로 연결시킵니다. 프리킥이 알 샤밥 수비벽에 맞으면서 굴절되어 골키퍼가 역동작에 걸려 꼼짝없이 당하고 마네요.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무함마드 알 샤흘룹의 동점골)

 

 

동점이 된 후 경기는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했습니다. 공수 전환이 상당히 빨라지네요. 전반 37분 유스프 엘 아랍이 위협적인 헤딩슛을 날리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골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양팀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추가시간 1분 주어집니다. 전반전은 그대로 끝납니다. 경기는 1대 1인 가운데 후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알 힐랄은 하프타임에 압둘 아지즈 알 도사리를 빼고 빌헬름손을, 무함마드 알 샤흘룹을 빼고 아흐마드 알 프라이디를 교체하면서 후반을 시작합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 상황에서 문전을 향해 쇄도하던 유병수의 슬라이딩이 골키퍼에 대한 태클이 되면서 쓰러진 골키퍼 덕에 경기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유병수는 골키퍼가 일어설 때까지 그의 주변에서 지켜봅니다.

 

후반이 15분이 지나가는 동안 양팀 모두 상대팀을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하는 공방만 이어지고 있습니다. 후반 19분 이사 오바이드가 골을 넣으며 1대 2로 앞서나가는 알 샤밥입니다. 왼쪽 측면이 완전히 털리면서 내어준 골찬스가 골로 이어집니다.

 

실점한지 2분만에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알 힐랄입니다. 아비드의 패스를 연결해주려던 유병수의 패스가 상대방 손에 걸립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유스프 엘 아라비의 페널티킥은 골키퍼의 선방에 걸리고 맙니다. 골방향을 완전히 읽혔네요. 유스프 엘 아라비는 전반에 이어 후반에도 골운이 없네요.

 

후반 중반 이후로 동점골을 넣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는 알 힐랄이지만 알 샤밥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습니다. 그전 경기들에 비해 유스프 엘 아라비에 찬스가 많이 연결되는데, 이를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네요. 그전 경기에 비하면 결정적인 반칙을 얻어낸 몇 장면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유병수는 눈에 크게 띄진 않습니다. 전반엔 알 샤밥의 시엘이 돋보였다면, 후방네는 알 힐랄의 막내 나와프 알 아비드의 활약이 돋보입니다.

 

후반 막판 알 샤밥이 전원 수비에 나서면서 알 힐랄은 알 샤밥 공략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스프 엘 아라비의 페널티킥 실축이 더욱 아깝게 느껴질 알 힐랄입니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주어집니다. 알 힐랄은 마지막 찬스에서 마저도 골운이 따르지 않으며 알 샤밥에게 1대 2로 패해 프리시즌 첫 패배를 당하고, 알 샤밥이 리야드 인터내셔날 토너먼트에서 우승합니다. 

 

유병수는 마지막 시합에서 무득점에 그쳤지만, 4골로 이번 대회 득점왕에 오릅니다. 경기 후 아이패드2를 부상으로 받네요....^^ 이번 대회에서 아이패드2만 두 대 정도 득템한 것 같더군요. 알 힐랄은 현재까지 치룬 프리시즌 6경기에서 4승 1무 1패를 거뒀는데, 공교롭게도 유병수가 골을 넣은 경기에선 모두 승리하고, 넣지 못한 경기는 비기거나 패해 유병수의 골이 승리를 부르는 모양새를 띄게 되었습니다.

 

유병수는 갑작스런 알 힐랄 이적 후 출전한 6경기에서 6골을 넣으며 사우디 리그 적응을 위한 첫 발을 잘 내딛었습니다. 알 샤밥 선수들과 인터뷰하던 리포터가 유병수와 유스프 엘 아라비 둘 중 누가 더 잘한 것 같느냐는 질문에 유병수가 조금 더 나았다는 대답을 하네요.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영입했을 유스프 엘 아라비는 오늘 시합에서 많은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페널티킥까지 실축하는 등 골운도 지독하게 따르지 않아 아직까지 1골에 그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아딜 헤르마치는 국대 차출 후 부상을 당해 재활 중이며, 새로 영입한 아칠레 에마나는 팀에 합류하여 첫 훈련을 소화한지 얼마 안되어 선보일 기회가 아직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적 동기생들 중에는 가장 돋보이는 프리시즌을 보내고 있는 유병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