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룹알할리] 언차티드3의 배경이 된 세계 최대의 사막 루브으 알 칼리와 잃어버린 도시 (1) 에서 이어집니다...
(언차티드3 게임 속 한 장면. 루브으 알 칼리에서 헤매던 드레이크가 작은 마을을 발견하지만...)
7. 기둥의 이람, 그리고 잃어버린 도시
언차티드3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무대가 바로 기둥의 이람입니다. 최후의 성전에서는 페트라의 알 키즈네가 최후의 성전 입구로 차용되었지만, 언차티드3에서는 역사적인 의미 그대로 이를 차용합니다.
기둥의 이람 (아랍어로는 기둥을 가진 이람이란 뜻의 이람 다트 알 이마드 إرَم ذات العماد , 이 표현은 파즈르장 7절에서 따왔다.)는 아람, 이람, 이럼, 이렘, 에룸, 와바르, 우바르 또는 천 개 기둥이 있는 도시라 불리우는 아라비안 반도의 잃어버린 도시 (또는 잃어버린 도시 인근 지역)를 일컫는 이름입니다. 워낙 여러가지 이름을 지녔기에 게임 내에서도 이런 이름들이 나오게 되는 것이죠.
1) 소개
어떤 지역, 또는 사람들의 이름이기도 한 우바르는 고대 기록에 언급되어 있으며, 또한 아라비안 반도 남부에 있는 루브으 알 칼리 사막의 무역 중심지로 전설 속에서 얘기되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기원전 3000년부터 기원후 1세기까지 지속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해안지역과 아라비안 반도와 유럽의 인구 중심지 사이에서의 무역을 통해 엄청나게 부유한 도시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지역은 현대사에서 사라지게 되었으며, 결국 신화 속 이야기의 허구로만 간주되었습니다.
"우바르"란 단어 속에는 약간의 혼동되는 점이 있는데, 이는 고전 텍스트 및 아랍의 역사 소스에서 우바르는 특정한 마을 이름이 아닌 어떤 지역 또는 사람들의 그룹을 가리키는데서 비롯됩니다. 이 지역에 대한 프톨레마이오스의 2세기 지도에는 "로바리태"라고 나와있었으니까요. 이는 우바르라 미화되면서 본래의 의미인 어떤 지역 또는 사람들의 그룹이 아닌 어떤 도시로 한정된 것은 14세기 또는 15세기에 나온 "천일 야화"의 중세후기 버전 뿐이었습니다.
(1400여년전) 꾸란에서는 고대사에서 분명하게 알려져있지 않고 역사가들이 알고있는 선에선 존재하지 않았던 "이람" (기둥의 도시)이란 이름을 가진 어떤 도시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높은 빌딩을 소유한 이람의 백성에 관한 얘기를 아느뇨" (제 89장 파즈르 7절)
그러나 내셔날 지오그래피 1978년 12월호는 에블라의 도시가 1973년 시리아에서 발굴되었다는 사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도시는 4300여년 전의 것으로 발견되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에블라의 도서관에서 에블라와 거래를 했던 모든 도시들의 기록을 찾아냈는데, 그 기록에는 "이람" (그리고 우바르 지역의 일반적인 이름이 아닌!!!)이라는 도시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에블라 사람들은 "이람"의 사람들과 확실하게 거래를 했던 것입니다.
꾸란에서는 제89장 파즈르 6절에서 13절을 통해 "이람"을 "아드" (아라비안해에서 도파르 산에 걸친 루브으 알 칼리의 끝지역인 오늘날 동 예멘과 서 오만에 기원전 10세기에서 기원후 3세기까지 왕국을 건설하고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고대 아랍부족. 꾸란에 따르면 그들이 높은 건물을 짓고 부귀영화를 누렸으나 이에 도취하여 타락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알라가 그들에게 보낸 경고를 무시하고 자신에 대해 숭배할 것을 거절하자 이에 격분한 알라가 거대한 모래바람을 잃으켜 부족전체를 몰살시켰다고 전해진다.)와 "사무드" (역시 아라비아 반도 남부에서 태생한 부족으로 북부 마다인 살레 근처 아쓸랍산 주위로 이주하여 기원전 1000년경부터 무함마드 생존시대까지 살았던 것으로 전해지는 고대 아랍부족. 이들 역시 아드 부족과 마찬가지로 알라의 경고를 무시하다 지진에 의해 응징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에 대한 응징의 기록이 마다인 살레를 저주받은 땅이라는 인식을 갖게 만들어 사우디 최초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마다인 살레 개발 계획을 수십년간 늦추게 만들어 여전히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지금은 관광객들의 접근을 쉽게 하기 위해 인근 알 울라에 짓고 있는 공항 건설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마다인 살레에 대해서는 제 블로그에 소개된 [알 울라] 사우디 최초의 세계 유산 마다인 살레는 어떤 곳일까?! 와 여행기를 참조하세요!)와 함께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제 89장 파즈르
6. 주님께서 아드 백성에 행한 이야기와 (제 7장 아으라프 65절~72절/사무드 백성에 행한 이야기는 73절~84절에 언급)
7. 높은 빌딩을 소유한 이람의 백성 (오만과 하드라 마우트 사이에서 거주했던 백성)에 관한 이야기를 아느뇨
8. 그와 같은 힘센 백성이 대지 위에서 창조된 적이 없었노라
(메카 불신자들에 대한 경고로써 그들 백성처럼 강했던 그들도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함으로써 멸망케 되었는데, 하물며 허약한 메카 불신자들을 멸망케 하기란 말할 필요도 없이 쉽다는 것이다. 아드 백성들에게 선지자 후드를 보냈으나 이들 백성들이 그를 거역하고 오만하게 행동하였기에 하나님께서 이들을 멸망케 하여 후세대를 위한 교훈으로 삼았다.)
9. 산의 바위로 계곡에 집을 세운 사무드 백성의 이야기와
(최초로 돌을 빚어 집을 지은 부족이 사무드 부족으로 이들은 돌을 다듬어 그들의 집을 지었는데 1700개의 도읍을 모두 돌로서 그 고을 계곡에 지었다고 전하여지고 있다. 마다인 살레를 의미하는 듯)
10. 강한 군대를 가진 오만한 파라오의 이야기를 아느뇨
(많은 군대와 필요한 군수품이 풍성하여 힘이 강한 것을 아우타드 (기둥들)로 표현하고 있다고 아부 싸우드는 말하고 있다.)
11. 실로 이들 모두 (아드, 사무드 및 파라오와 그의 백성들)는 도읍에서 죄악을 낳고
12.. 그곳에서 해악을 더해만 갔으니
13. 주님께서 그들 위에 여러가지 응벌을 내렸노라 (아드 백성은 강한 모래폭풍으로, 사무드 백성은 광음과 지진으로, 파라오 백성은 그의 군대를 익사케하여 멸망시켰다.)
** 이 본문에서 언급한 모든 꾸란의 한국어 번역은 파하드 국왕 꾸란 출판청에서 발행한 "성 꾸란 의미의 한국어 번역"에서 인용한 것임을 밝힙니다.
이슬람 신앙에 따르면 아드 백성의 왕인 샷다드는 알라가 그들에게 보낸 예언자 후드의 경고를 무시하고 이에 반항하였기에 알라는 그들의 도시를 응징하고 두번 다시 볼 수 없도록 모래폭풍으로 그들을 통째로 날려버렸습니다. 알라에 의해 멸망한 이 도시의 흔적은 루브으 알 칼리의 모래사막 어딘가에 매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람이란 이름은 앞서 언급했듯이 "천일야화"의 번역과 함께 서양 문학의 것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아랍의 민담에서는 아드 부족이 노아의 위대한 손자들이었다고 이야기하지만, 꾸란에서는 아드 부족을 아래와 같이 노아 사람들의 "계승자"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너희 백성 가운데서 한 사람을 통하여 너희에게 메세지를 보내 너희를 경고함이 놀라운 일이란 말이뇨. 노아의 백성을 멸망케한 후 너희가 이를 계승토록 하고 너희에게 힘을 더한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라. 너희에게 베풀어진 하나님의 은혜를 숙고할 때 너희는 번성하리라. (제 7장 아으라프 65절)
기원후 2세기 프롤레이마오스는 우바리테 사람들이 살아있었다는 의미에서 이 지역을 "로바리태"라는 이름으로 명명한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훗날 전설은 잃어버린 도시의 엄청난 부에 대해 언급하며 이 지역의 이릅으로 "우바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유명한 T.E.로렌스는 이 잃어버린 도시를 "황금사막의 아틀란티스"라 부르며, 이람에 대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가 명명한 "황금사막의 아틀란티스"는 언차티드3 한국어판의 부제로 사용되었습니다.) "황금사막의 아틀란티스"에 대해서는 언젠가 추가 포스팅을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2) 이람이 실존했다는 증거
최근의 발굴은 이람을 신화 속에서나 존재하는 왕국이 아닌 실존하는 역사로 불러왔습니다. 1980년대 초반 한 고고학 연구자 집단이 이람의 역사에 관심을 갖고 NASA 원격 감지 위성, 지상 관통 레이다, 우주왕복선 챌린저호로부터 가져온 자원탐사위성 프로그램 데이터와 이미지 뿐만 아니라 현장 데이터를 활용하여 옛 낙타 대상 이동로와 그들이 모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요한 지점들을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 이 이동로가 약 기원전 2800년경부터 기원전 100년경까지 유향 무역 노선으로 사용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만 도파르 주의 한 지역은 잃어버린 문명의 전초기지로 가능성이 있는 지역임이 확인되어 1992년 모험가 라눌프 피엔스 (Ranulph Fiennes)이 이끌고 고고학자 주리스 자린스 (Juris Zarins), 영화 제작자 니콜라스 캡 (Nicholas Clapp), 변호사 조지 헷지스 (George Hedges) 등을 포함한 한 탐사이 여러번의 여행을 통해 이 지역을 탐사하였으며, 그들이 잃어버린 문명이 있었을 것으로 예측한 애쉬 쉬사르라 불리우는 우물에서 발굴에 들어갔습니다. 이 오아시스 부근에는 과거 16세기 경의 쉬스르 요새로 확인된 사이트가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지역을 발굴하여 더 오래된 정착지와 넓은 지역에서 무역이 행해졌음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이 오래된 요새는 요새를 위한 물 공급지이자 이 지역을 이람의 무역 대상로에서 중요한 오아시스로 만들었던 석회암 동굴 꼭대기에 세워진 것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요새의 거주자들이 지하에서 물을 끌어와 사용했을 때, 석회암 지붕에 있던 물이 소진되고 이로 인해 동굴의 벽을 건조하게 만들면서 지하수면은 점차 낮아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만약 사람들에게 물을 공급하지 않았다면 이 동굴은 붕괴의 위험에 있지 않았겠지만, 결국 오아시스와 물 공급지가 파괴되었던 기원후 300~400년 경 붕괴되었던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때는 루브으 알 칼리가 본격적인 사막화에 들어갔던 시기와 일치합니다.
그 후 이람을 만든 조상들로 추정되는 아드 백성들의 역사적인 존재를 추적하는 주리스 자린스 박사에 의한 발굴작업이 네 차례나 더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3) 픽션
모래사막 속에 잠든 것으로 추정되는 잃어버린 도시에 대한 환타지는 본격적으로 19세기부터 서양의 다양한 소설, 연극, 음악 등 예술 작품 속에 배경이나 플롯으로 사용되었으며, 최근에는 이 글을 포스팅하게 된 이유이기도 한 플레이스테이션3용 게임 "언차티드3: 황금사막의 아틀란티스"의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주무대가 되었습니다.
(인디애나 존스나 언차티드나 3편의 여러 공통점 중 하나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말타고 간다는거....)
사실 이 글을 포스팅하게 된 것도 사실은..... 이곳 연휴기간 중 달렸던 언차티드3의 엔딩을 보게 된 기념으로 포스팅 주제를 잡게 되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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