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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 잊지 않겠다! 에티하드! 비행기타려다 그레이트 빅엿 먹을뻔한 사연;;;

둘뱅 2012. 1. 4. 15:46

예정대로 왔다면, [EY] 아부다비발 인천행 EY876 (에어버스 A330-300) 비즈니스석 사용기를 포스팅했었겠지만, 아부다비에서 발생한 황당한 사건으로 인해 비즈니스석 사용기는 인천발 아부다비행 EY873 에서나 소개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비행기를 타고 다니면서 가장 황당한 일을 인천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부다비에서 겪었거든요....

 

 

(인천행 비행기 일정이 컨펌된 데스크...)

 

기분좋게 호텔에서 하루밤을 자고 아침을 먹은 후 오전 10시 호텔 체크아웃 전 웹체크인을 하러가기 전까지는 너무나도 평온해서 뭐하다 시간을 때울까 고민할 정도로 무탈했습니다. 원하는 좌석을 확정하기 위해 공항가기 전 웹체크인을 즐겨하거든요. 호텔 비즈니스 센터를 찾아 메뉴에서 시키는 대로 아무 생각없이 체크인을 하고 있었습니다. 평온하게 체크인을 하다 깜짝 놀랜건 보딩패스 출력을 위해 미리보기를 하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날 밤 10시 5분 비행기였기에 보딩 타임이 9시쯤이어야 했는데.... 미리보기로 보이는 보딩패스의 보딩 타임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일정이 바뀌어 다음날 아침 7시 40분, 이륙 시간은 8시 40분으로 되어있던 겁니다!!!! 내가 일정을 바꾼 적도 없었는데 말이죠...

 

앞서 얘기했듯 한국에 정오에 도착하기 위해 일부러 에티하드 스케줄을 잡았던 것만큼 밤 10시반에 인천 공항에 도착하는 그 다음날 스케줄은 도저히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티켓을 예약한 여행사에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기 위해 사우디로 전화를 했습니다.

 

여행사 사장말은 에티하드가 손님이 많지 않을 때 갑자기 급캔슬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다른 중동쪽 항공사와 달리 아침 비행기와 밤 비행기를 격일로 운행하는 에티하드의 경우 밤비행기를 캔슬하면 다음날 아침 비행기 출발시간까지 10시간 밖에 딜레이되지 않기 때문에 밤비행기 손님이 적을 경우 운행을 취소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침 비행기를 캔슬하면 다음날 저녁 비행기까지 40시간 이상 딜레이되기에 그럴 일은 잘 없다는군요.

 

그런 이유로 에티하드에서 제가 타려고 했던 비행기의 운행을 취소시키면서 다음 비행기인 아침 비행기로 아무런 통보없이 일정을 바꿔놨던 것입니다. 여행사에서 확인해 본 바 제가 타려던 비행기의 운행취소는 제가 웹체크인을 하기 2시간 전인 무려 당일 오전 8시. 출발 14시간 전에서야 결정되었다는군요.

 

항공사 사정에 의한 일정 변경에 대해서는 항공사에서 조치받는게 나을 거라는 여행사 사장의 조언에 따라 일단 공항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아부다비에 아는 여행사든, 항공사 사무실이 없었으니까요. 일단 짐을 싸서 최소한의 소지품만 쌕에 담은채 나머지 짐을 호텔에 맡기고 아부다비 공항 제3터미날에 있는 티켓 판매소로 가 상황을 설명하고 대체 항공편을 알아봐달라는 부탁을 했습니다.

 

직원A : 카타르 항공이 가능할 것 같은데 괜찮으시겠어요?

둘라   : 괜찮습니다. 서울에 빨리 도착하기만 하면 됩니다. (실제 도착시간은 에티하드 도착후 4시간 뒤 인천 도착)

직원A : 그러면... 아부다비->도하는 퍼스트클래스, 도하->인천은 비즈니스클래스로 하면 되겠군요. (카타르 항공에서 운행하는 걸프 인근 국가 노선에는 비즈니스 클래스가 없다.)

직원B : (깜짝 놀라며) 이 손님 비즈니슨데 무슨 퍼스트야? 안 되는거 아냐??? (이러면서 매니저를 불러 상황을 설명해준다)

매니저: 어...? 안되는 거 같은데....

직원A : 이건 된다니까요.... 확인해 보세요!

매니저: (어디론과 전화해 보더니 직원A의 말이 맞다는 걸 확인하고는...) 티켓 처리해드리겠습니다. 절 따라오세요...

 

이러면서 티켓 창구로 가 새로 바뀐 확정된 일정과 카타르 항공으로 부분변경된 티켓을 재발행해주었습니다.

 

재미있던 건 아부다비->도하의 운항시간이 1시간 밖에 안되고, 도하로 가면 시차가 1시간 늦어지기에 출발시간과 도착시간이 같은 특이한 일정이 나오더군요.

아부다비 출발 23:59 / 도하 도착 23:59

 

일단 다행이라 생각하고 앞서 포스팅했듯이 페라리 월드와 에미레이츠 팔레스 호텔을 거쳐 후배를 만나 저녁을 먹고 보딩패스를 받기 위해 아부다비 공항 1터미날 카타르 항공 카운터에 도착한 순간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직원 : 손님, 죄송하지만 손님 이름으로 예약된 것이 없으며, 저희도 이미 오버부킹이 걸린 상황이라 자리가 날지는 창구 닫을때까지 기다려봐야 될것 같습니다.

둘라 : (순간 벙찌며....) 네??? 제 이름으로 된 예약이 없다구요? 에티하드에서 아침에 처리해주었는데요....???

직원Q: 그건 저희가 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저희한테 묻지 마시고 에티하드 쪽에 가보시죠....

 

생각지도 못한 일이 연달아 터지자 벙찐 둘라는 에티하드 데스크로 갔습니다....

 

둘라 : @#$@#%@#%@%@#$%@#$@#$ 나보고 어쩌라구요???

직원C: 글쎄요... 자리가 날지 모르니 좀더 기다려보시죠.. 인샤알라..... 만약 안되면 다시 와 주세요...

 

30여분을 기다리고, 그 직원도 나름 알아봐줬지만, 밤 11시 결국 카타르 항공 비행기는 만석인 채로 보딩을 마감해버렸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에미레이츠 비행기가 새벽 3시반에 뜬다는 거.... 다시 에티하드 데스크를 찾았습니다. 에미레이트라도 타야겠다고 말하면서 말이죠...

 

그 데스크 직원은 저를 3터미널에 있는 전용 데스크로 보냈고, 그곳에서 저는 또 제 상황을 설명하고 에미레이트라도 좋으니 좌석을 구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사실 그게 유일한 대안이기도 했구요...) 전산으로 확인해 보던 직원은 이런 얘기를 해줬습니다.

 

직원D: 손님께서 다음 비행기 체크인이 되어 있으셨네요...? 캔슬해 드리고 에미레이트를 알아봐 드려야 하죠?

둘라: (체크인해서 보딩패스 뽑으려던... 설명을 아침에도 했었는데 얘네들은 왜 이런 얘기가 없었지???) 네... 체크인하는 과정에서 캔슬을 못하게 되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는데 처리 부탁드립니다.    

둘라: 그런데... 아침에 에티하드에서 변경된 일정과 티켓을 재발행받았는데, 어떻게 카타르 항공에선 예약이 않되어있다고 얘기할 수 있죠?

직원D: (전산을 두들겨보더니) 아.. 왠지는 모르겠는데 카타르 항공에서 저녁에 손님의 일정을 캔슬시켜 버렸습니다. (응??) 아무튼 여권하고 주시면 스케줄 정리해서 에미레이츠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일단 개인적인 추측은... 어차피 오버부킹 걸린 상황에서 자기네 항공사에서 티켓을 산 사람도 자리 확보가 안되는 마당에 타항공사에서 떠넘긴 승객이 우선 순위에서 밀어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여권과 각종 여행정보를 가져간지 한 시간이 조금 더 넘어서야 그 직원이 다 되었다면서 티켓을 건네줍니다.

 

직원D: 여기 티켓하고 있으니 확인해보세요.

둘라: 설마... 두바이 공항 갔더니 카타르 항공처럼 딴소리 하는거 아니겠죠?

직원D: 에미레이트 항공의 담당 매니저에게 손님의 상황을 설명해 드리고 좌석 확보해 주겠다는 컨펌 받았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두바이 공항까지는 저희 차량으로 모시겠습니다. 약 1시간 15분 정도 소요될 예정입니다.

둘라: 아무튼 감사합니다...

 

자기가 많은 사람들을 보내봤지만 이런 대박 난감한 케이스는 처음 본다며 이 황당한 상황의 끝을 보겠다고 끝까지 기다려준 후배와 헤어진 뒤 새벽 3시반에 떠나는 EK322를 타기 위해 자정을 갓넘긴 00시 30분 두바이 공항에서의 환승을 위해 아부다비 공항에서 육로로 환승을 시작했습니다. 당초 바뀐 예정대로였다면 비행기 타고 1시간 만에 도하에 갔을 것을, 육로로 1시간 15분 동안 두바이로 가게 된 것이었죠.

 

예멘인 운전사는 방금 전에 다른 손님을 태우고 두바이에 갔다가 아부다비로 돌아왔는데, 또다시 두바이에 가게 되었다며 가는 동안 그의 짧은 영어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자신은 아부다비에서 태어나서 평생을 살고 있지만, 영주권이 주어지지 않는 외국인일 뿐이라며 자신이 아부다비 공항에서 기사로 일하고 있지만, 심지어 예멘에 갈 때도 에티하드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급발전한 항공사다 보니 여러 곳에 헛점이 많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에티하드는 SKYTRAX 올해의 항공사 6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참고로 1위는 카타르 항공, 3위 아시아나 항공, 10위 에미레이트 항공... 둘라를 엿먹인 핑퐁 게임의 두 주인공은 무려 2011 올해의 항공사 6위와 1위;;;;;)

 

아부다비도 처음 가보는 곳이었고, 육로로 아부다비에서 두바이로 넘어와 비행기를 타리라고는 생각도 않했습니다만, 그게 현실이 되어 어느덧 둘라를 태운 차량은 두바이 시내로 진입하여 두바이 공항을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몇 년만에 지나가는 셰이크 자이드 로드던가...)

 

 

(바람처럼 지나가는 메트로 역)

 

 

두바이 공항에 도착해서 무사히 보딩패스를 받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그 날의 빅엿 해프닝은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티켓을 구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출국 심사대에 도착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여기서 걸립니다;;;;; 해외를 다니면서 입출국 심사에 걸려 문제가 된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말이죠;;;;

 

아부다비로 들어와서 두바이로 나가는게 문제가 되었는지 여권과 담당직원이 출국도장을 찍기 위한 전산 처리를 못하는 겁니다;;;;;;  지나가던 매니저를 불러서 전산처리가 안된다며 처리법을 부탁합니다... 그 둘의 얘기를 대충 들어보니 제가 도착하기 전 저와 비슷한 경로로 심사를 받은 손님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걸 처리 못하더군요;;;; 부탁받은 매니저는 자신의 방에 저를 데리고 가 또다른 곳에 전화를 걸어 어떻게 전산처리를 해야하는지 확인한 후 다시 출국 심사대 그 자리로 되돌아가게 하고 직원에게 전산처리하는 법을 알려줘서 겨우 출국 도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을 패닉에 빠뜨려 무박 2일로 애먹이며 쌩쑈를 한 끝에 겨우 도착한 게이트. 당초 예상했던 정도 도착은 물건너갔지만, 다섯시 이전에 도착하는 것만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더니.... 이게 왠걸.... 제 기억엔 정시 출발을 하던 EK322마저도 그 날따라 한 시간 늦게 출발하더군요;;;; 게다가 인천에 도착한 후 퇴근시간 올림픽대로 정체에 걸려 공항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한 건 예상보다 6시간 늦게 도착한 저녁 8시였습니다.... 만약 에티하드 다음 비행기를 탔을 때에 비해서는 4시간 빨리 도착한 것이죠.

 

그렇게 힘들게 들어온 한국에서의 휴가도 어느덧 끝나가고 내일모레 자정이면 다시 에티하드로 젯다에 되돌아갑니다. 젯다로 가는 길은 과연 순탄할까요??? 살짝 걱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