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사회] 사우디 입국시 주류 반입은 하지 말아야...

둘뱅 2012. 1. 10. 17:18

 

(옆나라 UAE의 공항 면세점만 가도 널린게 술이건만.....)

 

 

이슬람에서는 술을 못 먹게 되어 있음에도 대부분의 국가들이 (국가별 상황에 따라) 정식으로 주류 유통을 허용하는 것과 달리 (물론 사고를 안 낸다는 전제 하에서죠... 술먹고 사고를 냈을 경우 가중 처벌을 받겠지만...), 이슬람의 종주국임을 자청하고 있는 사우디에서는 여전히 정식 유통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뭐... 금지한다고 해서 마실 사람이 안 마실 것도 아니고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유통되고 있긴 하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국할 때 몰래 반입시도를 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가끔 들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 얼렁뚱땅 넘어가 반입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고, 압수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안 가지고 들어오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만, 혹시나하고... 만약 무모한 도전을 시도하다 결국 압수당할 때는 가지고 온 술이 아까워도 세관원들에게 몰랐다, 미안하다고 얘기하면서 순순히 압수에 응하는 것이 그나마 고생을 덜하는 길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새삼스레 올리는 이유는 다른 일로 어제 영사관에 들렀다가 주류 반입을 시도하려다 문제를 일으켜 재판에 회부되었던 어떤 한국분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입국할 때 동료 직원들로부터 반입해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는지 모 하청업체 직원분이 팩소주 1박스를 반입하려다 세관에 걸렸다고 합니다. 그냥 순순히 압류에 응하고 몰라서 그랬다, 미안하다고 사정했다면 정말 융통성 없는 직원에게 걸리지 않는 이상 큰 문제 없이 무마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을텐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그들앞에서 호기를 부리다가 문제가 된 겁니다. "이건 술이 아니고 한국 음료수다!"라고 주장하면서 그들 앞에서 들이켰다는군요;;;; 아무리 사우디애들이 멍청해 보여도 그런일하는 직원들은 그런 연극을 모른척하고 넘어갈 사람들이 아닙니다. 상대를 잘못 선택한 것이죠.

 

결국 회사가 손을 써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회부되었다가 회초리 태형 70대 당한 후 2개월 감옥생활을 한 뒤에 강제출국형을 구형받아 최종 조율 중이라고 하네요. 이슬람을 믿으면 20대를 줄여줘서 50대로 형량을 낮춰주겠다고 했다는데 받아들였는지는 모르겠고, 강제출국을 당하면 블랙 리스트에 올라 사우디 재입국이 어렵게 되죠.

 

그 외에도 물병을 들고 산보하다 이를 술로 오해한 경찰들에게 잡혀 경찰서에 갔다 나오기도 하고, 술을 운반하다 경찰들에게 적발된 후에 사는 곳을 얘기했다가 경찰이 그 곳으로 바로 수색에 들어가는 경우도 생기는 등 민감하게 대응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다행히 빨리 연락이되서 더 큰 불상사는 막았다고 하지만요. 

 

최근 얀부, 라빅 등의 개발 프로젝트들이 생기면서 새로 유입되어 들어오는 한국, 중국인들이 많아 젯다에서 얀부, 라빅으로 가는 고속도로의 검문소에서는 요즘들어 한국인, 중국인 등 동양인이 탑승한 차량의 검문검색이 강화되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예전 같으면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좋은데다 다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기에 얼굴만 보고도 별다른 검문검색없이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주류 반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문검색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하네요. 

 

사우디 곳곳에서 생기고 있는 각종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새로 들어오는 한국업체들이 많아지고 있고 술, 돼지고기 반입 등 업종의 특성상 그만큼 문제가 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멀리까지와서 지킬 건 지켜주는게 서로에게 편하지 않을까 싶네요...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사우디에서는 사우디법을 따라줘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