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이야기/여러 생각들...

[비평] 울산 원정 중인 알 힐랄 관련 기사 오류들....

둘뱅 2012. 9. 17. 15:19

 

(스포츠 조선 기사에 인용되었던 ACL 16강전 선발 스쿼드)

 

 

약 두 달전 제 블로그를 통해 사우디 리그 소식을 어쩌다 한번 기사화하는 기자들의 무식함에 대해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칼럼] 사우디 리그에 관심없는거 아는데 그래도 기사쓸 땐 제대로 알고 쓰자!) 남태희가 카타르 리그에서 결승골을 기록하면 바로 기사화되지만, 유병수가 사우디 리그에서 결승골을 기록해도 기사화하지 않을 정도로 관심없는 건 사실이니까요...

 

15일 밤늦게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하여 아챔 8강 1차전 울산 원정을 준비하고 있는 알 힐랄 구단의 동정에 대한 소식이 17일이 되어서야 몇몇 스포츠 신문에 기사화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해보지 않고 기사를 썼더군요. 어차피 기자들이 자신들의 기사?를 정정하지 않을테니 제 블로그에서 어떤 점들이 문제인지를 지적해보고자 합니다. 

 

처음으로 소개해드릴 기사는 오늘 오전 스포츠 조선에 실린 기사입니다. "오일 머니 파워" 과시한 알 힐랄, 태풍 속 사진 삼매경"

그야말로 이름을 잘못 적어 족보를 꼬아버린건 기본이고 시간과 국적을 초월한 오류 투성이로 가득한 소설입니다.

 

1. 선수단 캡처 사진 (윗 사진 참조)

  이 사진 속 저지와 스쿼드는 지난 시즌의 것이긴 합니다만, ACL 16강전까지 볼 수 있었던 모습이기에 오류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2.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까지 30여명이 넘게 한국을 찾았다."

=> 알 힐랄은 24명으로 원정 선수단을 꾸렸습니다. (15일 입국 당시에는 따로 합류한 아딜 헤르마치를 제외한 23명. 울산 원정에 참가한 포지션 별 선수명단은 [알 힐랄] 해프닝 속에 울산 숙소에 무사히 도착 참조!) 코칭 스태프에 구단주를 포함하여 행정직원들도 포함되었을테니 35명 남짓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은 본격적인 오류들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3. 4000만달러(약 445억원)를 지원해 티아고 네베스, 크리스티안 윌렘손, 미렐 라도이 등 외국인 선수들과 오사마 하우사위, 유셰프 엘-아라비 등 사우디 대표 출신 선수들의 연봉 인상을 맞춰준다.

=> 여기에 소개된 선수들 중 현재 알 힐랄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하나도 없으며, 심지어 국적을 기자 마음대로 바꿔버린 선수까지 있습니다...
   1) 이 기사에 언급된 선수들의 소속은 현재 티아고 네베스(브라질 플루미넨스), 크리스티안 윌헬름손 (미국 LA갤럭시), 미렐 라도이 (UAE 알 아인), 오사마 하우사위 (벨기에 RSC 안더레흐트), 유스프 엘 아라비 (스페인 그라나다CF)

   2) 유스프 엘 아라비는 사우디가 아닌 모로코 국적을 가진 모로코 국대 출신으로 사우디는 카타르와 달리 외국인 선수들의 귀화를 추진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울산 현대에 관한 기사를 쓴다면 루시오, 호세 오르티고사, 알미르 등 외국인 선수들과 곽태휘, 에스티벤 등 한국 대표 출신 선수들의 연봉 인상을 맞춰준다...고 쓰는 식이죠. 차라리 쓰려면 웨슬리 로페스, 까데르 망간, 아딜 헤르마치 등 외국인 선수들과 야세르 알 까흐따니, 무함마드 알 샤흘룹 등 사우디 대표 출신 선수들의 연봉을 맞춰준다...고 쓰던가;;;;;

   3) 기본적인 선수명단 정도는 위키피디아의 알 힐랄 페이지만 봐도 충분히 확인가능합니다;;;;;

 

4. 아지즈 왕자의 파워는 사우디 대사관도 움직였다. 사우디 대사관에선 선수단의 이동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차량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한다.
   1) 구단주 이름을 "압둘라흐만 빈 무사드 빈 압둘 아지즈"라 잘 써놓고 아지즈 왕자라고 쓰는 건 무슨 경우인가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구단주의 이름은 압둘라흐만이고, 아버지 이름이 무사드 (압둘 아지즈 국왕의 7번째 부인 자우하라 왕비가 나은 차남이자 11번째 아들), 할아버지 이름이 압둘 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왕국 창건자로 1대 국왕)입니다. 할아버지 이름인 압둘 아지즈를 그것도 반 쪼개서 아지즈라 쓰면 어떡하나요. 기사를 쓰려면 "압둘라흐만 왕자의 파워는..."이라 써야겠지요.

   2) 기사대로라면 압둘라흐만 왕자가 땡깡 부려서 대사관을 움직인 것으로 보이기 쉽지만 전후 관계가 다 빠져있습니다. 알 힐랄은 13일 팩스로 사우디 대사관에 자신들의 원정 체류기간 중 지원을 요청하는 협조공문을 띄웠지만 착오가 있었는지 15일 김해공항 입국당시에 대사관 측에서 아무도 지원인력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유병수가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통역사 역할을 맡았다고 하죠.... 이에 알 힐랄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대사관의 비협조를 성토하는 글을 올려 파장이 확산되는 바람에 주한 사우디 대사가 울산까지 내려와서 구단주를 직접 만나 사과하고 적극 협조하기로 한 것이니까요. ([알 힐랄] 해프닝 속에 울산 숙소에 무사히 도착, [알 힐랄] 주한 사우디 대사, 알 힐랄 구단주와 만나 어제 해프닝에 대해 사과 참조)   

 

 

그 다음 기사는 일간 스포츠에 나온 "입국 ‘알 힐랄’ 선수단, 태풍 산바 위력에 ‘난리법석’"

1. 입국하자마자 제대로 훈련을 할 겨를도 없었다.

어제 자정 넘어 호텔에 여장을 풀었던 알 힐랄 선수단은 휴식을 취한 후 아침과 저녁에 예정된 훈련일정을 소화했고, 이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태풍이 올라오는 밤 비바람 속에 하는 훈련은 흔치않은 경험이었겠지만요. 

 

(16일 아침 훈련)

 

 

(산바가 다가오는 16일 저녁에도 훈련을 소화한 알 힐랄 선수단의 훈련모습) 

 

 

(16일 저녁 훈련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