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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다음달 초부터 여성변호사들의 사우디 법정 출입 및 변호사 활동 허용!

둘뱅 2012. 10. 17. 20:28

(사우디 여성들이 판매사원으로 일할 수 있게된 것인 불과 몇달 전의 일이었다. 그리고 다음 달에는 법정에서 변론할 수 있게 된다. 과연 그 다음은?)

 

 

여성들의 사회진출을 가능한 억제해 온 대표적인 남녀차별 국가이지만 지난 1년간 속옷 매장을 포함한 일반 매장에서의 여성 판매사원 채용을 허용하고, 지난 5월 국왕 직속 친위대이자 독립 부대인 사우디 국가 방위군 (Saudi Arabian National Guard)의 대장인 무타입 왕자 (현 압둘라 국왕의 차남)가 조만간 국방 수비대에 여군을 받아들일 계획이 있다는 인터뷰를 하고, 여성들에 의해서만 운영되는 여성 전용 산업도시를 발표하는 등 최근들어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놀랄 정도로 본격화되고 있는 사우디에서 여성들에게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문호를 개방했습니다.    

 

사우디 영자신문 아랍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사법 당국은 이번 이드 알 아드하가 끝나는 다음 달 초부터 여성 변호사들에게 남성 변호사들처럼 법조계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합니다. 각료 위원회의 전문가 위원회는 지난 토요일 사법부에 건국 이래 남성 변호사들에게만 입장 및 변론이 허용되었던 사우디 법정에 여성 변호사들의 출입을 허용하라는 법령을 보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법령은 자격을 갖춘 여성 변호사들이 사법부에 그들의 업무 수행을 위한 필수 면허를 취득하도록 신청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사우디 신문 "알 와탄"지는 화요일자 보도를 통해 "사법부가 작성해서 전문가 위원회의 승인을 위해 제출된 새로운 법령은 이드 알 아드하 연휴 후 법정이 다시 열리게 될 때부터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정보원의 이야기를 실은 바 있습니다. 사우디 인권 위원회의 소식통에 따르면 "새로운 법령은 사우디 법정의 현 시스템과 다른 사법기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절차적 문제에서 남녀 변호사에 대해 구별을 두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새로운 변호사 법이 변호사 업무수행에 있어 남성 변호사와 여성 변호사 간의 차이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사우디 법정에 여성 변호사들의 출입 문제는 변호사 직무 수행을 위한 특별한 조건들에 대한 법안 마련을 위해 대기 중이던 상황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001년 변호사 제도가 도입된 사우디에서는 처음에는 남성 변호사들의 활동만 허용해왔으나, 2010년 개정을 통해 가정 문제에 한해 여성 변호사들의 활동을 허용하면서 제한적으로나마 여성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바 있으며, 이번 개정을 통해 그 제한마저 완전히 철폐하게 됩니다.

 

초기에 전문가 위원회에 제출된 사법부의 원안에 따르면  여성 변호사는 1) 특별하고 제한된 사무실을 가지고 있고, 2) 여성 의뢰인들만 상대하며, 3) 재판에 직접 나설 수 없도록 활동에 제한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심의한 전문가 위원회는 사법부의 원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남녀 변호사 간의 성별에 따른 어떠한 차별도 두지 않고, 모두 동등한 조건에서 변호 업무를 맡을 수 있도록 최종안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이는 여성 변호사들이 지사 유무에 상관없이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할 수 있고, 남성 변호사들과 마찬가지로 남성과 여성 의뢰인을 전부 고객으로 맞이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새 규정에 따르면 변호사는 사법부에 자신의 사무실 주소를 알려주어야하고, 여성 변호사도 변호사 관련 규정을 위반할 시에는 남성 변호사들과 마찬가지로 형사 조치를 당하게 될 것입니다.

 

남성 변호사나 여성 변호사 모두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기본 조건은 샤리아 (이슬람 법), 다른 법률 전공이나, 법률 체계에 대한 학사학위를 갖거나 대법학 대학원에서 발행한 학위 증서를 보유하고 공인된 변호사 사무실에서 3년 간의 견습 기간을 거쳐야 합니다.

 

이러한 기본 조건 외에 여러 대학에서 법학과 이슬람 법의 원칙에 대한 수업을 하고, 사우디 내 다른 교육기관에서 대학원을 거치거나 국제적인 법률회사 또는 사우디 내에서 법률 컨설팅 경험을 쌓을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검사 사무실이나 조사 기관, 공증 사무소 등지에서 고객을 변호한 경험은 변호사 면허취득에 유리한 추가적인 자격 요건으로 간주될 것입니다.

 

얼마전 젯다에서 시행에 들어간 공공 식당, 카페에서의 시샤 금지법 ([사회] 오늘부터 젯다 내 카페와 식당에서 물담배 끽연 금지! 참고)의 실행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여성 단속요원을 투입하는 등 최근들어 외부 사람들을 상대하는 업무에까지 여성들의 사회 진출을 단계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사우디 정부가 다음에는 어떤 개방조치를 내놓게 될까요? 그 어떤 문호개방보다 중요한 건 운전 허용이긴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