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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 내무장관에 무함마드 왕자 임명, 차세대 왕위 계승 선두주자로 나서!

둘뱅 2012. 11. 7. 23:01

 

(사우디의 새 내무장관이 된 무함마드 왕자가 화요일 젯다에 있는 국왕의 궁전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사우디의 압둘라 국왕은 지난 6월 사망한 고 나이프 왕세제가 맡고 있던 내무장관직을 승계받았던 내무장관 아흐메드 빈 압둘아지즈 왕자가 취임 5개월만인 지난 5일 사직을 요청함에 따라 무함마드 빈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 왕자를 새로운 내무장관에 임명했습니다.

 

왕실 법령에 따르면 "아흐메드 왕자는 자신의 요청에 따라 내무장관직에서 물러나게 되었으며 내무부 부장관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자를 내무장관에 임명했다"고 밝혔습니다.

 

 

1. 새 내무장관 무함마드 왕자는?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자는 고 나이프 왕세제의 차남이자 고 술탄 왕세제의 사위로 젯다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인 알 자우하라 빈트 압둘아지즈 빈 무사이드 알 질루위는 강력한 지역부족인 질루위 부족의 딸로 알 사우드 부족의 인척이 되었습니다. 2003년부터 주 스페인 사우디 대사였다가 지난 해부터 왕세제실 실장이자 왕세제의 특별 고문역을 맡고 있는 사우드 빈 나이프 왕자가 친형입니다. 그는 미국에서 공부하였으며 1981년 정치학 학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는 사업가로 활동하다 1999년 내무장관 보좌역에 지명되면서 정치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는 사우디 정부의 대 테러 프로그램의 선봉에서 이를 수립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하는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또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확고한 지지자로 대 테러 정보 교환을 위해 미국과 "안보 채널"을 구축했습니다.

 

(압둘라 핫산 알 아시리가 자살폭탄 공격을 시도한 후의 풍경)

 

이러한 그의 활동은 당연히 알 카에다 등의 반발을 사게 되어 2009년 8월 27일에는 젯다의 집에서 그 조직원으로 간주된 압둘라 핫산 알 아시리에 의해 자살폭탄 공격을 받았으나 다행히 손가락에 경상만 입고 맙니다. 이 사건은 알 카에다 무장세력들의 반정부 공격이 시작된 2003년 이후 최초의 암살 시도였었습니다.

 

(자살폭탄 공격을 받은 후 압둘라 국왕과 환담 중인 무함마드 왕자. 손가락에 감은 붕대가 보인다.)

 

그 후 2011년 11월 압둘라 국왕은 그를 영향력 있는 사우디 최고 경제 위원회의 회원으로 임명합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당시 왕세제였던 나이프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압둘라 국왕의 승인으로 간주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무함마드 왕자가 정부의 경제 정책에도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자는 다른 대부분의 로열 패밀리와 달리 적극적으로 언론에 응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으며, 테러와의 전쟁에 관한 한 그의 아버지인 고 나이프 왕세제와 마찬가지로 강력하게 응징하는 철권 정책을 추구하여 테러는 범죄로 간주하고 무자비한 방법으로 맞서야 한다고 믿는 정책 결정권자로 아버지와 유사한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레바논 진보사회당 (PSP) 당수인 왈리드 줌블라트는 그를 레바논 내부보안부대의 대장인 아슈라프 리피 장군과 동격이라고 묘사한 바 있습니다. 아슈라프 리피 장군은 실제로 사우디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그를 압둘아지즈 국왕의 손자들에게 왕위가 이양될 때 왕위 승계 후보 중 한 명으로 설명하며 활동적이나 억제력을 갖춘 인물로 묘사하였습니다. 또한, 다수의 언론에서는 그를 2012년 6월 고 나이프 왕세제의 죽음 이후 잠재적인 왕권 경쟁자로 간주하였으며, 작년에는 그를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강력한 방어자로 보도하기도 하였습니다.

  

 

2. 내무장관 지명의 의의

이번 무함마드 내무장관 취임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사우디 왕실 승계와 직결된 핵심 요직에 국부 압둘 아지즈 국왕의 손자로서는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고, 개인적으로도 왕권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는 현 압둘라 국왕을 비롯한 중요 요직을 차지한 왕자들은 압둘아지즈 국왕의 아들들이었습니다. 아직도 아들 세대가 요직에 있다보니 고령화로 인해 사우디 정권의 앞날을 점치기 힘들다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최근 1년 사이에 벌써 살만과 나이프, 두 명의 왕세제가 왕위에 오르지도 못하고 사망했을 정도로 원활한 왕위 승계를 위해 손자 세대의 왕자들을 요직에 앉혀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 바 있었습니다.

 

최근 왕세제 승계과정에서 드러난 사우디 정부의 핵심요직은 국방장관, 내무장관, 그리고 리야드 주지사로 최근에는 왕세제가 되면서 자신이 맡았던 자리를 겸임하는 방식입니다. 고 술탄 왕세제는 국방장관을 겸임, 고 나이프 왕세제는 내무장관을 겸임, 현 살만 왕세제의 경우 리야드 주지사로 경험을 쌓았다가 국방장관을 맡으면서 리야드 주지사 자리를 내놨고, 왕세제가 된 후에는 국방장관을 겸임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사우디 외교정책의 경우 외무장관보다는 국왕의 영향이 전적으로 작용하고 있기에 외무장관은 국왕을 보조하는 얼굴 마담일 뿐 생각 외로 실세로 간주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무함마드 내무장관 취임에 따른 왕실 핵심 요직은 아래와 같습니다.

 

1. 국왕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1924년 8월 1일생/ 88세)

2. 왕세제 겸 국방장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1935년 12월 31일생/ 76세)

3. 내무장관 무함마드 빈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1959년 8월 30일생/ 53세)

4. 리야드 주지사 삿탐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1941년 1월 21일생/ 71세)

5. 사우드 빈 파이살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1940년 1월 2일생/ 72세)

 

여기서 주목할만한 사실은 무함마드 내무장관이 왕위 계승 후보군에 오른 왕자들 중 가장 어린 왕자라는 사실입니다. 나름 경험있는 대부분의 손자세대 왕자들 조차도 60~70대인데 반해, 그는 50대 초반이니 말이죠. (왕의 승계 절차 및 주요 후보군에 대해서는 [정치] 술탄 왕세제 서거로 본 사우디 왕권 승계 절차 및 주요 후보군들 참조!) 다른 쟁쟁한 왕자들 사이에서 그를 내무장관에 지명한 것은 세대교체를 위한 신호탄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