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경제] 사우디와 일본의 비상시 긴급 원유공급협정 체결, 그리고 일본의 원유 확보 정책

둘뱅 2013. 2. 11. 02:33

(원유 공급망 확보를 위해 사우디와 UAE를 방문 중인 모테기 토시미츠 일본 경제산업상 장관)



며칠 전 한국과 국방협력협정을 체결한 사우디는 일본과 핫라인을 통한 비상시 긴급 원유공급협정을 체결합니다. 


일본 니케이 신문은 일본이 필요할 경우 원유 추가 공급을 사우디에 직접 긴급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에 서명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계약에 따라 양국 정부는 테러공격,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정, 유가급등 등과 같은 특별상황 발생시 일본정부가 사우디정부에게 추가적인 석유 공급을 신속하게 요청할 수 있는 전화 핫라인을 설치하게 됩니다.


니케이 신문은 일본의 모테기 토시미츠 경제산업성 장관이 이 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토요일에 사우디로 출국하게 될 것이라 보도했지만, 일본이 긴급 상황시 어느 정도 분량의 원유를 사우디에게 직접 신청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일본이 사우디 원전 수주전에 뛰어들었다며 이를 우려하는 기사만을 내보냈지만, 한편으로는 안정적인 원유 공급망 확보를 위한 두가지 목적이 있는 듯 보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정부는 위기상황 발생시 사우디의 석유 수출량이 급감할 때를 대비하기 위해 안정적인 거래공급망을 모색해 왔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일일 원유 생산량이 1250만배럴로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름의 전력생산과 새로운 정유플랜트 건설로 인해 원유 국내 소비량이 현격하게 높아지고 있어 실제 수출량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계약은 세계 최고의 석유 수입국과 OPEC내 최다 생산국 간 협력관계가 중대하게 강화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사우디의 원유생산 정책은 표면적으로는 세계 원유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원유를 공급하는 것이지만, 전통적으로 석유 자원 이상으로 자신들의 석유 주권을 보호해 왔습니다. 한편 일본은 대부분의 원전을 셧다운시키게 만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고 이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전력부족사태와 같은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한편 일본은 모테기 토시미츠 경제산업상의 사우디 및 UAE 방문을 통해 원유 제1공급선인 사우디와의 핫라인 개설과 함께 제2공급선인 UAE의 국영 석유회사인 아부다비석유회사 (Abu Dhabi National Oil Co.- ADNOC)에 30억달러의 차관을 연장해주면서 안정적인 석유 공급망을 확보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국제협력은행 (Japan Bank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 JBIC)과 ADNOC 간 계약은 2007년, 2010년에 이은 3번째 차관으로 ADNOC의 원유 생산량 증가와 일본의 안정적인 원유 확보라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려진 것입니다. 이 차관 연장은 JBIC과 함께 도쿄-미츠비시 은행 (Bank of Tokyo-Mitsubishi UFJ), 스미토모 미츠이 은행주식회사 (Sumitomo Mitsui Banking Corp.), 미즈호 기업은행 (Mizuho Corporate Bank) 등이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