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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우디 법무부의 최초 여성 수습변호사 등록증 발급으로 본 사법체계와 그 의의

둘뱅 2013. 4. 21. 14:57

(사우디 여성에게 첫 변호사 자격증이 발급되면서 여성 변호사들이 진출할 수 있는 물꼬를 트게 되었다.)


사우디 법무부는 지난 4월 8일 첫 여성 수습 변호사를 등록 완료하면서 여성들에게 변호사로써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11월초 여성 변호사들도 남성 변호사들과 동등하게 법정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변호사법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사회] 다음달 초부터 여성변호사들의 사우디 법정 출입 및 변호사 활동 허용! 참조) 첫 여성 예비 법조인이 탄생한 것입니다. 


그 주인공은 아르와 탈랄 알 후자일리 (@Arwa_Alhujaili)로 알 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개업 변호사 등록증은 아직 받지 못했지만 사우디 법무부의 수습 변호사 (Traineee Lawer)와 개업 변호사 (Practicing Lawer)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으며, 사우디인권감시기구 (MONITOR OF HUMAN RIGHTS IN SAUDI ARABIA- MHRSA)의 수장이자 인권 운동가인 왈리드 아부 알 카이르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 (@abualkhair)을 통해 사우디 법무부가 발행한 아르와의 수습 변호사 등록증 사본을 공개했습니다.


(아르와 탈랄 알 후자일리의 수습 변호사 등록증. 발행일은 4월 8일이며, 유효기간은 1년.)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수습 변호사는 5년 이상 개업 경력을 가진 변호사와 계약을 맺어야 하고, 최대 3년 이내 수습기간을 거치게 된다고 말하며, 수습 변호사도 변호사 업무는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후자일리는 수습 변호사는 사우디 사법체계에서 규정한 특정 조건을 충족시킬 때까지 수습 변호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등록증 취득이 최초의 사건이고, 모든 법대생들이 개업 변호사로 활동하기 전에 취해야 할 공식적인 단계를 밟게 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또한 수습 변호사 기간이 끝나게 될 때 변호사는 성차별 없이 어떤 사건이라도 수입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의뢰인들은 남성 변호사든, 여성 변호사든 자신들에게 맞는 변호사를 고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해 10월 법무부는 11월부터 여성 변호사들이 법정에서 사건을 수임하여 변호사 활동을 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으나, 그 약속은 등록된 변호사가 탄생하지 않은 탓에 지금껏 실현되지 못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발표는 지난 2011년 여성 법대 졸업생들이 자신들에게도 법정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며 캠페인을 시작하여 근 1년여만에 얻어낸 결실이었습니다.



사우디 사법체계 안에서 개업 변호사가 되기 위한 절차

사우디 사법 시스템에 따르면 학사 학위를 가진 졸업생들이 개업 변호사가 되기 위해 최장 3년까지의 수습 변호사 기간을 거쳐야 하는 반면, 석사 학위를 소유한 사람은 1년의 수습 변호사 기간을 거쳐야 하고, 박사 학위 소지자는 수습 변호사 기간 없이 바로 개업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사우디 법무부는 아르와의 등록증 발급을 시작으로 수습 변호사가 될 수 있는 전제 조건을 충족시키는 여성 예비 법조인들에게 요청일로부터 2일 이내에 수습 변호사 자격증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여성들에게 제한없이 법정에서 변호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우디 법무부는 법무부 내 승인 위원회에 관련 서류를 제출한 여성 변호사들에게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개업 변호사 등록증을 발급해주게 됩니다. 심사 위원회는 법무부 차관, 법무부 내 법률 행정 감독, 판사, 검증된 변호사 등 4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이 심사위원들은 신청한 수습 변호사가 개업 변호사를 하기에 적합한 수준의 경험을 쌓았는지, 개업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충분한 기술과 자격을 갖추었는지의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첫 여성 변호사 등록증 취득의 의의

이러한 법무부의 움직임은 여성들이 자신과 관련된 대부분의 법적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남성 보호자들의 동의를 요구할 정도로 여성의 지위에 있어서는 여전히 극보수적인 사우디 왕국 내에서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있는 정책의 일환입니다. 


여성의 사회진출에 각종 제약이 많았던 사우디는 지난 2년간 일반 매장 직원으로서의 근무 허용, 여성 전용 산업도시 건설계획 발표, 여성들만의 스포츠 클럽 허용, 공공장소에서의 자전거 이용 허용 등 그동안 막아왔던 여성들의 사회활동을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일련의 정책을 발표하고 있으며, 오랜 기간 여성계의 숙원이자 여성들에게 진정한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상징적인 조치가 될 여성들의 운전 허용을 요구하는 탄원서가 다시 한번 슈라 위원회에 상정되어 통과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사우디의 억만장자이자 사우디 내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중 하나인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그동안 줄곧 주장해왔으며, 노동부가 강경하게 추진하는 외국인 근로자 삭감 정책과 맞물려 원할한 정책 이행의 일환으로 여성들의 운전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이들에 대한 지지입장을 표명하고 있을 정도로 그 어느 때보다 여성들에게 개방적인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여성 운전허용은 과연 언제 풀리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