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끽연 중인 한 사우디인... 흡연자들의 자리는 GCC에서도 좁아져만 가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흡연률을 낮추겠다며 잊혀질만하면 가끔씩 담배값 인상안이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GCC에서도 실질적인 담배가격 인상의 요인이 되는 담배세 인상안이 나올 정도로 높은 흡연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담배세 인상은 위조담배 등의 불법유통을 증가시키고 젊은 사람들을 밀수조직에 빠뜨리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음을 전문가들이 경고했다고 다수의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담배세 100% 인상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부정적 의견
최근 GCC 재무장관들이 흡연률을 낮추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담배제품들에 대한 세금을 100% 인상시키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22일 발행된 한 레포트는 이러한 움직임이 담배의 불법유통을 증가시킬 유려가 있고, 이렇게 될 경우 그 증가율은 경찰과 세관당국이 통제하기 힘든 높은 수준일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덧붙여 레포트는 무엇보다 담배세 100% 인상이 흡연자수를 현격하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증거는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기대효과보다 이로 인해 파급될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죠.
세계보건기구 (WHO)는 고소득 국가에서 담배세를 10% 인상하면 흡연률은 4% 정도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바이 경찰 경제범죄부 위조방지과 칼리드 알 하산 과장과 한 명의 레포트 발행인은 GCC 내에서 담배세를 10% 인상할 경우 낮아지는 흡연률은 WHO가 기대하는 4%에 훨씬 못 미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칼리드 알 하산 과장은 UAE는 인구 대부분이 부유한 나라이기 때문에 그들은 담배값 인상에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고, 현재 담배가격은 세계 다른 지역들과 비교했을 때 그렇게 비싼 수준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이에 덧붙여 그는 담배값 인상은 일부 저소득 외국인들에겐 영향을 끼칠 수 있겠지만, UAE 국민들과 대부분의 외국인들에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기에 담배세 인상이 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22일 발행된 보고서에 따르면 관계 전문가들은 담배가격 폭등이 6개국에는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레포트의 공동 발행인 겸 두바이 로펌 Al Tamimi and Co.의 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오마르 오바이다트씨는 담배값 폭등이 사람들을 정식 판매제품 구입대신 유사품 불법유통에 뛰어들게 만들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해야만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간혹 수입세 증가로 발생하는 역효과인 밀수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본다면, 유사품 증가와 함께 밀수도 증가하는 이중부담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밀수는 정당한 무역에 피해를 끼치고 정부의 수입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보고서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약 6천억 개피의 담배가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이는 전세계 담배시장의 11%를 차지하는 엄청난 양이라고 강조합니다.
사우디 알파이살 대학 상경대의 부르스 버드 부교수는 두바이의 카라마 쇼핑 지역을 예로들며 UAE에서의 불법유통은 "대부분 관광지"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불법거래가 횡행하게 될 경우 다루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GCC내 담배세 인상의 역사
GCC 재무장관들이 검토하는 바대로 이번에 담배세가 100% 인상, 즉 두 배로 뛰어오를 경우 담배 한 갑의 가격은 현재 가격보다 약 50%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보건 당국과 흡연자들은 GCC 내 보건문제 전문가들과 WHO가 방문한 후 역내 담배세 문제를 놓고 리야드에서 펼쳐진 GCC 재무장관 회의 결과를 유심히 지켜보았으나, 공식적으로 내려진 결정은 없었습니다.
GCC는 1995년 처음으로 담배 수입세를 100%로 올린 바 있습니다. 같은 해 위원회는 담배 제품 속에 있는 니코틴 함유량을 줄이기 위한 투표를 벌였고 GCC 내에서는 관련 제품의 생산을 금지시켰습니다.
2001년 보건부 장관들은 GCC 위원회에 담배세를 추가로 150% 인상시켜줄 것을 요구한 바 있었으나 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위원회는 대신 흡연률을 낮추기 위한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에 합의한 바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칼리드 알 하산 과장은 담배세를 한꺼번에 100% 인상하는 것이 기대되는 성과보다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며, 그 대안으로 지난 1995년 담배세 부과에 대한 GCC 결정안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5년간 단계적인 담배세 증가를 요구했습니다.
담배세 증세에 대한 단계적인 접근은 불법 담배의 유통경로를 방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고 밀수 경향을 분석할 수 있는 가치있는 자료들을 제공하도록 만들기 위해 세관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있다고 말하면서 세금을 추가로 부과시킬 경우 이를 피하기 위한 불법유통이 활개를 펼 것이고, 정부는 불법유통과의 전쟁을 위해 엄청난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아울러 역내 무역의 중심지이다보니 자연스레 정상적인 거래가 힘든 이란 등 인근 지역, 국가로의 불법 무역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UAE는 더더욱 국경 관리를 위해 연쇄 효과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는 보다 많은 자원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이 보고서는 담배세 100% 인상으로 인해 발생하게 될 불법유통으로 인해 통제 불가능하고 자금흐름 파악이 힘든 암거래 시장을 만들어 낼 것이고, 이는 오히려 청소년들이 보다 쉽게 담배를 구입할 수 있는 한편, 더불어 담배 소매상들에게는 자신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보고서 작성자들은 관련 당국에 세금 인상대신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흡연의 피해와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교육을 강화하고 밀수품으로부터 제품 브랜드와 현지 사업들을 보고하기 위한 보다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논란의 근본적 원인, GCC 내 흡연문제
GCC 내 흡연문제는 우리나라 이상으로 심각합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흡연률이 낮아지는 추세인 우리나라와 달리 GCC는 흡연률이 낮아질 요인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흡연률 감소요인이 마땅하지 않은 GCC 내 흡연자들의 급격한 증가는 이러한 논란이 나오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 레포트에 따르면 UAE에만 4백만명의 흡연자들이 연간 500억 개피의 담배를 태우고 있으며, 이러한 현실은 많은 파급효과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사우디에서만 매일 담배구입비용으로 30억원을 지출한다는 보도가 있을 정도로 정상적인 자금흐름을 왜곡하여 다른 경제활동에 쓰여야 할 엄청난 비용이 담배 구입비로 지출되는 것은 물론, 사회경제적으로는 지속성장이 가능한 국가가 되기 위해 필수요소 중 하나인 사람들의 건강상태가 나빠지면서, 이를 치료하기 위해 지출하지 않아도 될 의료비만도 5억 달러 이상 발생하는 등 온갖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GCC 정부들은 흡연률을 낮추기 위한 대책들을 내놓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가령 UAE는 이미 모든 정부부처, 관공서 및 공공 장소에서의 금연조치를 취한 바 있으며, 아울러 사우디에서는 지난 해 7월 커피숍 등 공공 장소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유예기간을 거친 후 10월부터 단속에 들어간 적도 있습니다. ([사회] 오늘부터 젯다 내 카페와 식당에서 물담배 끽연 금지! 참조), 이러한 정부의 조치와 관련하여 이천수가 뛰기도 했던 사우디의 인기구단 알나스르는 지난 해 8월 공공 장소에서 시샤를 즐긴 선수들의 급여를 삭감하는 페널티를 부과한 적도 있습니다. ([사회] 알 나스르 구단, 공공장소에서 시샤를 흡입한 선수들의 급여 삭감키로! 참조). 또한 지난 해 사우디 법원에 속해있는 이브라힘 코다이리 판사는 남편의 흡연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이혼소송을 제기한 한 사우디 여성의 청을 받아들여 남편의 흡연이 이혼사유가 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도 있습니다.
금연구역 확대와 담배세 인상안 검토 논란 등 흡연률을 낮추기 위한 GCC정부들의 계획은 과연 결실을 거둘 수 있을까요?
출처: 1. Gulf News / 2. The National / 3. Gulf Bus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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