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국왕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GCC내 미니국가 카타르는 지난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싸니 전 국왕 (1952년생)이 스스로 퇴임하고 아들 타밈 빈 하마드 알 싸니 (1980년생)에게 왕위를 물려주면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하마드 전 국왕이 GCC 국가 지도자들 중 가장 어린 편에 속했음에도 이웃 국가들의 통치자들이 보기엔 천둥벌거숭이처럼 보일 새파란 아들에게 이양했으니까요. 그것도 쿠데타가 아닌 평화적인 방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이웃 GCC국가들로부터는 카타르와 같은 파격적인 권력 이양은 여러가지 이유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왕실 구조가 상당히 단촐한 카타르니까 그나마 가능한 일이었겠지만요.
그렇다면 언젠가 타밈 국왕과 함께 일선에 나서게 될 GCC국가들의 차기 왕위계승자는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요? 카타르처럼 전면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수도, 그렇지 않을수도 있습니다만...
1. 사우디 아라비아
(사우디 왕세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GCC국가들 중 가장 복잡미묘한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압둘아지즈 국왕의 유지에 따라 부자 상속이 아닌 형제 상속이 이뤄지고 있다보니 여전히 압둘아지즈 국왕의 아들대에서 왕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우디 건국과정에서 지방 호족들의 충성을 유도하고 반란을 억제시키기 위해 워낙 많은 정략결혼을 했고, 이를 통해 얻은 아들들에게 왕위를 물려주라는 유지에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젋은 세대, 다시 말하자면 압둘아지즈의 손자세대에 요직이 주어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보니 고령화된 왕실에서 세대교체가 절실함에도 손자세대에게 이제서야 요직을 맡기기 시작할 정도로 가장 세대교체가 이뤄지기 힘든 복잡한 상황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압둘라 국왕 (1924년생)은 워낙 고령인데다 종종 사망설이 나돌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다 최근 2년간 두 명의 왕세제가 왕이 되어보지도 못하고 유명을 달리할 정도로 역시나 고령인 그 형제들의 건강조차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현 왕세제인 살만 왕세제 역시 왼팔을 자유롭게 쓰지못하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구요.
얼마전 고 나이프 왕세제의 아들이자 압둘아지즈 국왕의 손자인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자를 왕위로 향하는 요직 중 하나인 내무장관에 임명하면서 일단 세대교체의 물꼬를 텄다고 전해진 사우디 왕실에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는 시간만이 해결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후보군들은 [정치] 무타입 왕자의 장관 승격으로 본 유력 차기 승계후보들... 참조!
2. 오만
(가장 유력한 계승후보로 간주되는 아사드 빈 타리크 알 사이드 술탄 대리인 (좌))
왕자들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예측이 쉽지 않은 사우디와 달리 오만은 없어서 예측이 쉽지 않아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만의 통치자 술탄 까부스 빈 사이드 알 사이드 (1940년생)에게는 3명의 누이만 있을 뿐 형제가 없는데다 자신의 자녀가 없고, 후계자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 언급한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오만은 약 50명 정도의 남성 왕실인사가 중심이 된 왕정국가로 후보군 예측이 쉬울 것 같지만 의외로 겉으로 드러나는 왕실 내 그룹이라던가 예비 후보자가 드러나지 않아 더욱 애매모호한 상황입니다. 왕자들이 너무나도 흔해터져 복잡한 사우디의 경우에는 그래도 어느정도 예상 후보군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준이 있습니다. 바로 왕실 내 요직을 누가 차지하고 있느냐를 통해 후보군을 그나마 압축해볼 수 있는 것이죠. 하지만, 오만은 그나마도 어려운 것이 술탄 까부스가 사우디와 달리 총리, 외무부 장관, 국방부 장관과 같은 요직을 혼자서 겸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들어 물망에 오르고 있는 사람들은 술탄 까부스의 전임자로 오만 최초 총리를 역임했던 사촌 타리크 빈 타이무르 알 사이드의 세 아들들입니다. 술탄의 개인 대리인을 맡고 있으며, 가장 유력한 승계자로 간주되는 아사드 빈 타리크 알 사이드 (62세), 군에서 이미 퇴역한 쉬하브 빈 타리크 알 사이드 (57세), 과거 외무부에서 근무한 적 있는 현 문화부 장관 하이쌈 빈 타리크 알 사이드 (55세)가 그 주인공들이며 일각에서는 술탄 까부스와 타리크의 먼 사촌인 파하드 빈 마흐무드 알 사이드 (66세) 현 부총리를 꼽는 이들도 있습니다.
승계대상을 젊은 세대로 확장시키면 가장 유력한 계승후보인 아사드 빈 타리크 알 사이드 술탄 대리인의 아들 타이무르 빈 아사드 알 사이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곧 입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그는 현재 33세입니다.
3. UAE
(아부다비 왕세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의 통치자 UAE 대통령 및 군통수권자를 역임하고 있는 셰이크 칼리파 빈 자이드 알 나흐얀 (1948년생)에게는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잠재적인 후보군들이 있습니다. 그의 동생이자 왕세제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51세)이 차기 왕위 계승자이고, 그 밑으로 5명의 형제들이 있습니다.
UAE는 역사적으로 아부다비의 통치자가 대통령과 국가수반을 겸하고, 두바이의 통치자가 총리와 정부수반을 겸하고 있습니다.
(두바이 왕세자 셰이크 함단 빈 라쉬드 알 마크툼)
두바이의 경우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 마크툼의 차남 셰이크 함단 빈 라쉬드 알 마크툼 (1982년생) 왕세자 겸 두바이 집행위원회 (Dubai executive council) 회장이 차기 왕위 계승자입니다. 현시점에서 80년생인 타밈 카타르 국왕보다도 어린 가장 후계자입니다.
4. 바레인
바레인의 국왕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1950년생)은 2002년 바레인 왕국을 선포하기 전까지는 한때 하킴 (통치자)과 에미르로 불린 바 있습니다. 그는 그의 사촌이자 1971년부터 총리직을 역임하고 있는 세계 최장수 총리인 셰이크 칼리파 빈 살만 알 칼리파와 바레인을 통치하고 있습니다.
(바레인 왕세자 살만 빈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왕자)
하마드 국왕에게는 7명의 아들이 있어 잠재적 후계자들이 충분히 있습니다. 현재 그는 장남 살만 빈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왕자 (1969년생)를 왕세자 겸 제1부총리로 선택한 바 있습니다.
5. 쿠웨이트
쿠웨이트의 통치자 셰이크 사바흐 알아흐마드 알자비르 알 사바흐 (1929년생)에게는 두 명의 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차기 왕위 계승자는 셰이크 사바흐의 아들이 아닌 그의 이복동생 나와프 알아흐마드 알자비르 알 사바흐 (1937년생)가 왕세제입니다.
(쿠웨이트 왕세제 셰이크 나와프 알아흐마드 알자비르 알 사바흐)
셰이크 나와프의 왕세제 지명은 통치자와 왕세자 자리를 알 나흐얀 씨족의 알아흐마드 집안과 알살렘 집안을 교차하여 차지하는 알 사바흐 가문의 전통을 깨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파격적인 왕세제 지명은 결국 왕실 내 권력다툼을 유발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내무부 장관, 국방부 장관, 제1부총리를 겸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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