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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리웠지만, 너무나 낯설어진, 연결도시 (Transit Cities)

둘뱅 2013. 6. 9. 23:58

영화명: 연결도시 (Mudon al-Tranzit / Transit Cities, 2010)

제작: 무한나드 바크리, 조지 다비드, 룰라 나세르

감독: 무함마드 후스키

스토리/극본: 아흐메드 아민, 무함마드 후스키, 룰라 나세르

출연: 사바 무바라크 (라일라 역), 무함마드 알 깝바니 (라일라의 아버지 역) 외...

언어: 아랍어, 영어


제6회 아랍문화축전- 아랍영화제 상영작

로얄 러브 (Royal Love, UAE, 2013)

신의 전사들 (Horses of God, Morocco, 2012)

아실 (Aseel, Oman, 2012)

투사들 (Militants, Tunisia, 2012)

이집트혁명리포트 (Report...A Revolution, Egypt, 2012)

카얀 (Kayan, Lebanon, 2012)

연결도시 (Transit Cities, Jordan, 2010)

킥오프 (Kick Off, Iraq, 2009)

알제리 전투 (La Battaglia Di Algeri/The Battle of Algiers, Algeria, 1966)


1. 줄거리

박사학위를 따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던 라일라가 남편과 이혼한 후 14년만에 고향 암만으로 돌아온다. 미국에서 학위도, 결혼생활도 모두 실패로 끝나고 도망치듯 돌아온 그녀. 왜 돌아오게 되었는지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그녀를 새로 이사간 집에서 맞이한 어머니와 언니는 환영해주지만 떠나기전 위풍당당했던 아버지는 집 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면서 자신에게 말조차 걸지않고, 암만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꿈꿔보지만 모든 것이 낯설어졌고 답답해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가족과 고향의 따뜻한 온기를 찾아 돌아왔지만, 너무나 낯설게 변해버린 고향, 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2. 여러가지

1) 이 영화는 제7회 두바이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입니다.

2) 요르단은 열악한 경제사정으로 최고의 대학교라는 요르단 대학교를 나와도 실업률이 높아 일자리를 찾기 힘들어 많은 이들이 고국을 떠나 해외에 나가 돈을 벌어오거나 이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르단에는 순수 요르단 사람보다 더 많은 팔레스타인 이주민들이 살고 있고, 이런 경제적, 인구적구조 탓에 지난 제1차 걸프전쟁 당시엔 이라크편에 섰다가 많은 요르단인들이 일자리를 빼앗기고 인근 국가들로부터 지원이 끊겼던 아픔이 있습니다.


3. 느낌

1) 제 아랍생활의 첫 시작이었던 무대가 요르단 암만이었기에 요르단 대학교나 다운타운 등 영화 속에 나오는 주요 장소들이나 도시의 이미지가 너무나 친숙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을 사우디에서 보냈기에 더 많은 추억을 만들진 못했지만요.

2) 자신이 태어난 고향이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낯선 도시들 중 하나가 되어버린 현실. 고향에서도, 이주지에서도 자리잡지 못한 서글픈 이주민들의 현실을 이 영화는 담고 있습니다.

3) 14년만에 돌아온 그녀는 암만이 너무나 보수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하지만, 암만이 종교적 가치관이 변한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보낸 14년의 세월이 그녀를 변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전엔 걷지않았던 세금을 떼어가기 시작하는 등 경제적 생활은 더욱 악화되면서 그 고통은 나머지 식구들이 떠앉고 있었고, 그녀는 자신이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요. 요르단인이 아닌 요르단계 미국인이 되어버린 그녀. 그녀는 고향이 아닌 훨씬 자유로운 이주지에서의 생활이 자연스레 몸에 베어버린 셈입니다. 14년간 암만에 남아있던 사람들에겐 자연스러운 일상이, 완전히 미국화된 그녀에게는 답답해 미칠것 같은 감옥 같은 공간이 되어버린 것이죠. 남아있던 그들에게 그녀는 아랍어를 구사하고 자라났지만, 지금은 사고방식이나 행동은 이방인으로 여겨질 뿐이죠. 영화의 시간상 그녀가 떠난지 얼마 안되었을 98년도에 암만에 있었던 저로서는 라일라가 불편해하는 모든 점들이 많이 익숙했거든요.

4) 개인적으로는 신의 전사들 다음으로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