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법체류 외국인들에게 주어질지 모르는 작은 희망, 유예기간 연장???

예정된 유예기간 종료를 1주일 앞둔 상황에서 많은 외국인들에게 절망감을 심어주고 있으면서, 기업인들과 재계에서 보다 많은 외국인들이 자신들의 법적상태를 정정할 수 있도록 7월 3일로 끝나는 유예기간을 최소 3개월 이상 연장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있는 사우디 노동부가 결국 정부에 유예기간 연장을 제안했다고 아랍뉴스가 보도했습니다.

27일자 신문에서 알와탄지는 사우디 노동부가 정부 고위층에 외국인 근로자들의 법적체류 상태를 정정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을 주기 위해 유예기간의 연장을 제안한 전문을 보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수요일에 보내진 것으로 알려진 이 제안은 재계와 외국인 근로자들로부터의 압도적인 요구에 대한 노동부의 조치이며, 이러한 움직임은 인도, 예멘, 파키스탄, 필리핀, 방글라데쉬, 이집트 등 사우디에 자국민들을 많이 보내고 있는 국가 외교관으로부터의 요구를 따른 것이기도 합니다. 그들 나라로서는 사우디발 노동시장 개혁정책의 직격탄을 맞는 당사국이니 만큼 더더욱 절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경제] GCC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송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참조)

노동부의 새로운 제안에 대해 재계와 노동계 모두 환영의사를 표명했다고 합니다. 노동부의 의도와 절박함은 이해할 수 있지만, 대책없이 저질렀다가는 일거리는 있으나 인력 부족으로 고생할 재계나, 일을 하고 싶어도 쫓겨나가야만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나 양측 모두 피박쓰기 때문입니다. 물론, 노동부가 간과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는 건 함정이구요.

노동부로서도 이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3개월간의 유예기간 동안 노동부 직원들의 휴가를 금하고 비상사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기양양하게 나섰으나, 현실은 원하는 만큼의 실적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우디 공무원들의 업무속도와 타 부처와의 업무조율이 필요한 상황에서 그만큼 신속한 처리가 이뤄질거라고 기대한 사람들은 노동부 관계자들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8~9백만명으로 추정되는 외국인들의 절반 이상이 자신의 법적상태를 정정해서라도 사우디에서 일하기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느린 업무처리와 업무창구 부족으로 몰려드는 민원인을 감당하지 못해 평균 20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겨우 차례가 온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진척상황은 더딜 수 밖에 없었으니까요. 3개월이 끝나가는 지금 자신의 문제를 해결한 외국인들은 약 158만명 정도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이는 차례를 기다리는 인력의 절반도 안되는 상황입니다.

특히, 이러한 조치가 집행될 경우 가장 큰 피해와 여파를 감당해야 하는 건설, 인력업체로서는 유예기간 연장이 너무나도 절실합니다. 그렇게 떠나보낼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체할 사우디인 노동자들이 없는 상황에서 현장작업이 중단되는 건 피할 없으니까요. 건설업계가 불황이라면 어떻게 감내한다지만, 실제로는 최근 사우디의 경기 성장세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장작업 중단의 여파는 건설업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우디 경제 성장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우디 노동부가 의지처럼 마냥 강행할 수 없는 근본적인 이유죠.

보통 3~6개월 사이의 기간 연장을 요구하고 있는 와중에 건설, 인력업체는 정부측에 4개월간의 유예기간 연장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4개월 연장요청의 근거는 바로 헤지라력에 있습니다. 건국 선포일 (9월 23일)을 제외하고는 이슬람력인 헤지라력에 입각하여 휴일 및 모든 공식 일정을 따르는 사우디이기 때문에 헤지라력 1434년이 끝날때 (2013년 11월 3일)까지 유예기간을 연장하고 1435년 새해 시작 (2013년 11월 4일)과 동시에 단속에 들어가 달라는 의미입니다. 말이 좋아 4개월이지 그 사이에 끼어있는 라마단과 이들 피뜨르 연휴, 핫지와 이들 아드하 기간을 감안하면 실제적으로 정상업무가 가능한 기간은 두 달 밖에 안되긴 하지만요.

어차피 예정대로 7월 3일에 유예기간이 종료되어도 바로 일주일 뒤에 시작되는 라마단 기간과 이들 피뜨르 연휴 중엔 정상적인 단속작업이 진행되지 못할 것이란건 불을보듯 뻔한 상황이었습니다만, 유예기간 연장 발표는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에는 발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과연.... 유예기간은 얼마나 더 연장될까요?

참조: "Fresh hope for illegals" (Arab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