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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뻔했다가 유적지로 남은 바스타키야의 한적한 주말 풍경

둘뱅 2013. 9. 8. 21:05



바스타키야 (البستكية)는 알신다가와 함께 두바이의 역사 유적지로 두바이의 가장 오래된 거주지 중 하나입니다. 부르 두바이 지역 내 두바이 크릭과 두바이 박물관이 있는 알파히디 요새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흙으로 지은 건물들 사이의 좁은 골목과 공기를 정화시키고 자연 에어컨 역할을 하는 윈드타워로 유명합니다. 바스타키야에 있는 윈드타워는 두바이를 상징하는 역사적인 유적으로 스타벅스에서 나오는 두바이 머그컵에도 상징물로 등장합니다.


(스타벅스 머그컵- 아부다비 & 두바이)



바스타키야 지구는 1690년대에 지어져 60여 가구가 들어서 있었으며, 전통적으로 유력한 페르시아 상인들이 거주하는 등 상류층들이 사는 지역이었으나 석유가 발견되고 두바이가 확장되면서 상류층들은 새로 개발되는 타 지역으로 빠져나간 빈자리를 외국인 가정들이 유입되면서 메워졌다고 합니다.




상류층들이 빠져나간 뒤 1970년대들어 두바이 통치자의 새로운 사무실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바스타키야 지역의 절반 가량이 철거되었으며, 예술과 공예품 센터인 마즐리스 갤러리를 제외한 남은 건물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숙소로 사용하는 등 사실상 방치된 상황에서 전통적인 건축양식에 매료된 영국인 건축가 레이너 오테르 (Rayner Otter)는 남아있는 집 중 한 채를 인수하여 내부를 새단장하여 거주했다고 합니다. 우리로 치면 한옥마을에 외국인이 거주하는 것 같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숙소로 슬럼화되면서 사실상 방치되었던 바스타키야 지구는 완전히 역사상에서 사라질 뻔한 위기에 직면합니다. 두바이 시 당국은 1989년 남아있던 바스타키야 지구의 전면 철거를 계획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레이너 오테르는 이 지역을 보존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하고, 그 해 두바이를 방문할 예정이었던 찰스 왕세자에게 서한을 보내면서 자신의 캠페인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두바이에서 온 서한을 통해 이 지역에 대한 그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던 찰스 왕세자는 두바이에 도착했을 때 바스타키야 지구를 방문하고 싶다고 요청했으며, 바스타키야에 살고 있던 그를 만나 전체 지역을 두루 살펴보았다고 합니다. 이를 계기로 찰스 왕세자는 자신을 초청한 두바이 당국에 바스타키야 지구는 반드시 보존되어야만 한다는 제안을 하게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 두바이 시 당국은 찰스 왕세자가 출국한지 얼마 안되어 철거 계획을 번복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당초 이 지구를 철거하려고 했던 두바이 시 당국은 2005년 이 지역을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으며, 역사상에서 사라질 뻔한 이 지역은 두바이의 흔치 않은 역사 유적지로 여행객들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바스타키야 지구 내 건물 내부도 방문하면서 즐기시려면 평일 (일~목)에 방문하셔야만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주말에 갔더니 다 문을 닫았더군요;;;;
































해질 무렵, 그리고 저녁 풍경......


















바스타키야 지구 맞은편에 위치한 우체국은 나름 전통양식의 건물이 인상적이었습니다.